[김국헌의 직필] 국민이 바라는 장군이란?

1967년 월남 파병 당시 해병대사령관이었던 공정식 장군의 회고담을 종편 TV조선에서 보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군 수뇌부를 모아놓고 월남에 1개 사단을 파병하는데는 얼마나 걸리겠냐고 묻자 경기고 출신의 수재 김용배 육군참모총장은 병사들의 파월지원을 받아 선발하고 월남 지형과 적 전술을 익히는 등 준비에 6개월은 소요되겠다고 답한다. 박 대통령이 이번에는 “해병대는 얼마나 걸리겠냐”고 공정식 해병대사령관에게 물었다.

공정식 장군은 “1개 해병대대 전투단은 24시간, 연대연투단은 48시간 내에 출진할 수 있습니다. 국가전략기동부대로서 해병대는 언제든지 준비되어 있습니다”고 답하였다. 이에 만족한 박 전 대통령은 ‘3군에 앞장서서’ 월남에 파견되는 것은 해병대 1개 여단 청룡부대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이 얼마나 믿음직한가? 군인은, 장군은, 당연히 이런 기개를 갖고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항재전장(恒在戰場)의 정신이다. 통수권자는 이런 장군들을 바란다. 이러한 장군이 지휘하는 군이 군대가 말만으로 ‘천하무적’ ‘백전백승’이 아니라 실제 전투에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군대다.

국민은 이런 국군, 이런 장군을 원한다.

해병대는 출진명령이 떨어지면 바로 함정에? 승선하여 이동하면서 필요한 추가적 준비와 훈련은 항해 중에 한다. 우리 해병대는 이런 편제 및 장비 훈련으로?평소부터 준비되어 있는데 이는 다른 어느 군보다도 미국 해병대의 편제 장비 정신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는데 기인한 바 크다. 미군은 항상 3개 상륙군(MAF:Marine Amphibious Force)을 유지한다. 1개 상륙군은 1개 해병사단, 1개 해병항공단 및 소요의 해군지원부대로 구성되는데 해병 항공단만으로도 웬만한 나라의 전체 공군력에 상당하리만큼 막강하다. 아랍-이스라엘 분쟁으로 정세가 불안정한 지중해를 담당한 5함대는 현재도 1개 대대전투단을 실고 순항 중에 있다.

해병대의 기개와 전투준비태세는 우리에게 결정적인 국가급 전략자산이다. 이를 계속 유지하고 선양하는 것은 군만이 아니라 국가의 주요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 “한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이다”는 모토가 보여주듯이 해병대정신은 현역과 예비역의 구분이 없다. 해병부대는 평소에는 편제의 80%만 유지하여도 동원령이 내려지면 예비역들이 즉각 원 부대에 복귀 완편부대로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것이 해병대다.

공정식 장군에게서 해병혼의 전형을 보면서 동시에 “한번 장군이면 영원한 장군이다”라는 장군도를 재삼 확인하여 고개가 수그러진다. 장군에게 중요한 것은 준장 소장 중장 대장이라는 계급이 아니라 장군(將軍)이라는 신분이고 타이틀이다. 장군 가운데도 대장은 또 다르다. 200만이 넘는 중국의 인민해방군에는 대장(大將)이 없고 상장(上將)이 최상위 계급이다. 군사칭호를 부활할 당시 중앙군사위 주석인 등소평에게 대장을 올리자 “자네들이나 달게”라고 하면서 관심을 보이지 않자 이후로는 대장은 비워 놓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대장(大將)이다.

최초의 독신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은 유독 大將들을 옆에 두고서 안도감을 느끼는 듯 하다. 반갑고 고마운 일이지만 그럴수록 大將들의 처신은 천금과 같이 무거워 통수권자와 국민들의 기대에 흐트러짐이 없도록 다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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