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인재 안 키우면 나라의 미래 없다

러시아 로켓을 사용하여 나로호 발사에 성공하였다는 것은 우리가 진정한 우주강국이 되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 이처럼 결정적인 부분을 러시아에 의존하는 바보짓을 했는가? 기본적으로, 러시아가 기술이전에 소극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미사일 기술이전은 미사일 기술이전통제체제(MTCR:Missile Technology Control Regime)에 걸리는 것으로서 러시아가 기술이전을 해주려 해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이것도 모르고 러시아 로켓으로 일단 추진단을 사용하는 계획을 추진하였다는 말인가? 500kg 이상의 탑재체를 300km 이상 운반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우주발사체 및 관측로켓 등 로켓 시스템에 사용 가능한 추진체, 항법장치, 발사지원 장비, 시험장비 및 관련 기술의 이전을 통제하는 MTCR은, 핵을 통제하는 NPT만큼이나 국방부와 외교통상부의 군비통제 관련부서에서는 상식이다. 교과부나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서는 이런 초보적 배경 지식도 갖추지 못한 가운데 우주개발을 추진하였다는 이야기다.

하기야 외교부에서도 이와 비슷한 엄청난 실수를 한 적이 있다. 냉전시대 대탄도탄 방공망은 소련에서는 모스크바와 바쿠 유전, 미국에서는 워싱턴과 전략공군사령부 두 곳에만 설치하게 되어 있는 ABM 조약을 한국이 지지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장차 MD를 추진하고자 하는 미국의 정책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으로 미국 정부의 강력한 항의를 받은 적이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어떻게 이런 판단의 허점이 있었는가라고 외교부를 질책하였고 외교부장관은 책임을 지고 사임하였다. 분야별 전문가를 키우지 않고 워싱턴과 서울만을 회전문 돌듯이 오가는 ‘외교부 하나회’들은 군비통제는 별로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빚어진 망신이었다.

외국에서 최신예 장비를 들여오면서 기술을 이전받아 국산화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하지만 실적을 보면 대부분 초라하다. 러시아에서 최신예 T-80탱크를 들여왔으나 기갑학교에서 적전차를 익히는 교육 목적으로 쓰이고 있을 뿐이다. 외국에서도 으레 그러려니 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영국에서 ‘예수 탄생 이래의 최고 병기’라는 토네이도 전폭기를 60억달러나 들여 도입할 때 영국은 상당한 기술이전(trade-off)를 약속하였으나 실제로 이루어진 것은 별로 없었다는 것이, 다름 아닌 영국의 <The Economist> 지에 보도된 바가 있다.

이와는 달리 우리가 독일에서 잠수함을 도입한 것은 드물게 성공적이었다. 세계적인 조선강국의 방위산업 잠재력에 힘입어 잠수함 국산화를 이룩하였고 수출에도 성공하였다. 해군은 짧은 시간 안에 잠수함 운영 전술도 마스터하였다. 림팩 훈련에서 퇴역 순양함을 한발에 격침시키고 미국 항공모함 바로 밑에 떠올라(훈련규칙상 그 항모는 격침으로 판정된다) 참가국 해군들을 경악시켰다. 이처럼 잠수함 운영에서 높은 수준에 도달한 우리해군이 천안함 폭침을 당한 것은 서해에서는 잠수함 작전이 어렵다는 고정관념에서 경계와 대비를 소홀히 한 때문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안보와 통일의 대전략에 대한 명확한 논리도 중요하나 이를 실천하는 전술적 차원의 영악함도 필요하다. 각 분야, 여러 차원에서의 인재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장관을 쓰는데 있어 일을 해본 사람을 중시한다는 방향은 맞다. 문제는 그런 인재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우리 사회가 인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