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과 소통을 잘해야 한다는 것은 모두의 요구요 기대다. 대화도, 설득도, 건의도 하나의 기술이다. 반드시 상대를 이해하고 예의를 충분히 갖추어야 한다. 대통령께 그럴 리는 없겠지만 제 주장만 고집하는 것은 올바르고 지혜로운 건의 방법이 아니다.
박대통령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일 뿐더러, 아마 앞으로도 다시 없을 독신 처녀(獨身 處女) 대통령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영웅 호걸의 면모가 강한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보다도 충청도의 조신한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DNA를 더 받은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은 장녀다. 장녀는 장남처럼 책임감이 남다르다. 교육은 가톨릭 계통의 성심여고와 서강대를 나왔으며 이과를 전공하였다. 이 정도만 해도 대충 그려지는 상(像)이 떠오른다. 박근혜 대통령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상이 정치적 족적보다 중요하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통치행위를 하지 않는다. 여왕은 존재 자체로서 국가의 정통성과 합법성을 담보한다. 그러나 왕실은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얻기 위해 매사에 대단히 신중하고 계산된 행동을 하는데 이것은 일종의 정치다. 영국민에게 절세의 사랑을 받았으나 찰스 황태자와 이혼하고 마침내 비운에 간 다이애나 공주를 둘러싼 논의에서 왕실은 국민으로부터 위태로울 만큼 고립되었는데 ‘제3의 길’로 유명한 토니 블레어 수상이 여왕의 닫힌 마음을 풀어 왕실과 국민의 화해를 추진하였다. 블레어는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밝은 성품을 가지고 있어 지금까지도 영국민의 인기와 사랑을 받고 있다. ‘철의 여인’ 대처가 12년 집권 끝에 물러나게 된 것은 부군(夫君) 데니스 대처의 설득에 따랐기 때문이다.
“Affection never blunted between us. His advice was that I should withdraw. “Don’t go on, love”, he said.”
독신인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에는 상황이 더욱 어렵다. 이 시점에서 토니 블레어나 데니스 대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리는 청와대의 3실장-비서실장, 경호실장, 안보실장이다. 듬직한 참모총장, 국방부장관을 지낸 육군대장들을 선발한 것은 어렸을 때부터 믿음직한 군인 아저씨에 대한 의존심리가 작용하였으리라 본다. 일과시간에는 하루 종일 같이 있게 되는 이들의 존재는 박 대통령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는 총리나 장관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김용준 헌법재판소장을 인수위 위원장으로 기용한 것이나, 정홍원 총리를 선택한 것도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법조인에게서 안정감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 3실장은 그럴수록 자기 위상과 역할을 명기하여 오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락 비서실장, 차지철 경호실장 같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들은 김정렴 비서실장같이 처신해야 한다. 총리와 장관은 2선이다. 당 대표와 중진들은 3선이다. 이들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을 어떻게 모실 것이냐를 두고 깊이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선의 보좌를 받고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이들 모두의 충심어린 애정과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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