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난중일기] 임진왜란 ‘용인전투’, “오만한 정치인과 군인은 반드시 실패한다”
임진왜란 초기, 조선은 왜군의 압도적인 기세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진다. 특히 1592년 7월 13일 벌어진 용인전투는 조선군의 허약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다. 10만 대군이 1,600여 명의 왜군에게 패한 이 전투는 조선의 방어선을 붕괴시키고 왜군의 남하를 가속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용인전투 승리의 주역이 바로 시즈가타케의 칠본창 중 한 명인 와키자카 야스하루이다. 뛰어난 무예와 용맹함으로 조선 정벌의 선봉에 섰던 그는 용인에서 조선군을 압도하며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한산도 앞바다에서 이순신 장군에게 완패하며 오만의 대가를 톡톡히 치른다.
용인에서의 어부지리 대승이 가져온 오만이 한산도 패전의 주요 원인이 된 것이다. 와키자카 야스하루는 이순신과의 첫 해전에서 자존심을 크게 구기고, 결국 무인도로 도망친다. 이후 한산도 앞바다에서의 전투를 가감 없이 기록하며 오만이 부른 실패를 철저히 반성한다.
이후 와키자카 야스하루는 정유재란과 세키가하라 전투 등에 참전했지만, 용인에서 경험을 잊지 않고 늘 오만을 경계한다. 와키자카 야스하루의 부침은 오만이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의 몰락까지 가져올 수 있다는 생생한 역사적 교훈을 보여준다.
오만은 역사 속에서 반복되는 실패의 원인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오만은 개인의 성장을 저해하고, 조직의 발전을 방해하며, 심지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의회 독주, 계엄, 그리고 탄핵 사태 등은 권력을 지닌 소수 집단의 오만이 가져온 결과다. 이는 과거 역사 속에서 반복된 권력의 오만이 현재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용인전투와 한산대첩에서의 와키자카 야스하루는 한낮 과거의 역사적 인물이 아니다. 오만이 가져오는 위험에 대한 경고이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우고, 과거의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소망한다.
“오만한 군대는 반드시 패한다.” <漢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