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어설픈 독도 전문가들

언론인이나 학자들이 문제를 잘못 알고 논의를 잘못하는 것 가운데 독도문제는 그 대표라 할만하다. 지난해 <중앙일보> 8월15일자 논설을 보면, ‘정치권 독도 포퓰리즘 우려된다’는 제하에 다음 구절이 있다. “독도는 국제법적 역사적 지리적으로 대한민국의 영토로 분쟁지역이 아니라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그렇다면 군인이 아니라 경찰이 질서 유지와 치안을 담당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다. 갑자기 독도에 해병대를 보내어 지키게 하는 것은 독도가 분쟁 지역으로 바뀌었음을 자인하는 셈이다.” 독도에 관련된 정부 입장을 인용한 것은 맞다.?

그러나 ’해병대를 보내어 지키게 하는 것은 독도가 분쟁 지역으로 바뀌었음을 자인하는 셈이다‘ 라는 것은 이 무슨 괴변인가? 소규모의 경찰 수비대 밖에 주둔하고 있지 않는 독도에 경찰을 보내 치안을 담당케 할 수요가 어디 있는가? 이 논리라면 남북간 분쟁지역인 백령도, 연평도에 해병대가 주둔하고 있는 것도 잘못인가? 이어도를 두고 중국이 분쟁을 일으키려는 제주도에 제주방어사령부가 주둔하고 전략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분쟁지역화’를 노리는 (중국이 바라는) 악수인가? 이 무슨 해괴한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인가? (강정지구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현지 경찰의 대응도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는다.)

더구나 가관인 것은,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의 한 교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방위 대상지역(3조)은 군사점령지역이 아니라 행정관리상 영토(administrative control)로 규정되어 있는 만큼 독도에는 행정요원이 주둔하는 게 유리하다”고 했다. 이 무슨 소리인가?

우선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대한?인용 자체가 틀렸다. 정확하게는 이렇다. “각 당사국은 타 당사국의 행정지배하에 있는 영토와 타 당사국의 행정지배하에 합법적으로 들어갔다고 인정하는 금후의 영토에 있어서… 각자의 헌법상의 수속에 따라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라고 되어 있다. 여기서 ‘행정관리상의 영토’라 함은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영토조항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정부가 실제 통치하고 있는 영토라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학교에서 배운 상식 중의 상식이다. 독도문제에 원용하는 논거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이 조항을 운위하는 것은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렸다.

독도문제에 대한 입장과 정책은 김성한 외교부장관이 인용한, 1954년 이승만정부의 변영태 외무부장관이 수립한 대일공한에서 한마디도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 “독도는 한국 독립의 상징이다. 일본이 독도의 탈취를 꾀한 것은 한국에 대한 일본의 재침략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국은 독도에 대한 영유권이 있으며 한국이 국제사법재판소에서 그의 권리를 증명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혹시 박정희 김종필이 일본의 청구권 자금이 급하던 60년대에, 또는 전두환이 일본에게 급전을 구하던 80년대에, 일본의 체면을 손상시킬 수 있는 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조용히, 전략적으로 대응하기로)?약속이라도 했는지도 모른다. 후배 외교관, 또는 일본에서 공부한 학자들은 (알든 모르든) 이를 묵종하고 있고!

그러나 대일외교에서 우리의 입지는 이전과 다르다. 이제 후배 외교관과 학자, 언론인들은 신장된 국력과 새롭게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군에도 일류의 국제정치와 국제법 전문가들이 있다. 정부는 이들을 활용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