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역대총리 성적? JP 김황식 강영훈 이한동 이해찬 이회창 노신영···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무총리의 위상과 역할, 자질과 능력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 총리는 행정부의 제2인자라기 보다 군의 참모장과 같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YS 때는 대통령 임기 5년 동안에 여섯 명의 국무총리가 있었다. 임기 말 김영삼 정부는 IMF에 구제금융을 구걸해야 했다.

국회에서 국무총리들이 답변하는 것을 보면 관록과 능력이 여실히 들어난다. DJP연합에서의 김종필은 공동정부를 관리하는 대주주였다. JP는 5·16후 박정희와 더불어 나라를 만들어 보았고 ‘서울의 봄’ 이후에는 자민련이라는 독자적인 정치의 한 축도 형성하였다. 거기에 3당 합당을 통하여 노태우, 김영삼과 더불어 삼두정치(?)도 해보았고 다시 김대중과 더불어 공동정부를 구성한 걸물이다. 따라서 다른 총리와는 위상이 근본적으로 달랐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참모장’의 위상을 정확하게 지키면서 행정을 능숙하게 통할하였다. JP의 국회 답변은 가히 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막히는 것’이 없었고 ‘피하는 것’이 없었다.

외교관 출신 노신영과 검사출신 이한동은 업무 장악력이 있었다. 정원식 이영덕 등은 학자 출신이나 행정능력이 있었다. 강영훈 총리는 이북 출신 특유의 강인한 기질에 군의 대선배로서 위엄을 지니고 다양한 외교안보 경험을 바탕으로 북방외교를 추진하면서 노태우 정부를 조용히 끌고 나갔다. 한명숙 이해찬 등은 노무현 키즈 특유의 엉뚱한 점은 있었으나 추진력을 발휘했다.

행정각부를 통할하는 것은 국가의 일상업무를 움직여 나간다는 것이다. 경험적으로 보건대, 조직을 움직여본 외교관과 군인, 검찰 출신의 총리가 비교적 참모장 역할을 잘 수행하였다. 검찰은 검사장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이나, 판사는 법원장의 지휘 하에 이처럼 움직이지는 않는다. 합의부 판사라도 정부 국실장의 실무협의와 조율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처럼 독립하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체질화된 판사 출신이 행정을 맡을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최악은 이회창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대쪽판사’라는 자신이 쌓아 올린 자산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서 대통령에 의해서 ‘임명된(appointed)’ 자리라는 분수에 맞지 않게 대통령의 역린(逆鱗)을 건드리는 짓도 하였다. 현재의 김황식 총리는 이회창과 ‘대법관->감사원장->국무총리’ 코스는 똑같은데 잘 해내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참모장의 기본 자질과 자세는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항상 지휘관과 시각을 같이 하여야 한다. 그래야 문제도 같이 볼 수 있고 해법도 같은 맥락에서 발견할 수 있다. 참모들의 건의를 지휘관이 다시 확인하지 않아도 될만큼 철저히 확인하고 지휘관이 가장 중요한 일에 신경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국무총리는 재상이다. 황희, 맹사성, 채제공이 있어 세종과 정조가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에는 유능한 동반자-국무총리가 특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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