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당시인 1999년 4월9일 열린 국가안보회의에서는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재확인하였다.
1) 주한미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주둔하는 것으로, 이는 전적으로 한미 간의 문제이며, 남북간에나 북미 간에 논의할 사안이 아님
-한반도에 침략의 위협이 있는 한, 주한미군의 존재는 필수적임
2) 평화체제 구축 문제에 있어 실질적 진전이 이루어질 때, 한반도의 모든 군사력의 구조나 배치문제는 논의 가능
-이러한 경우, 남북한의 군사력과 주한미군을 함께 논의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는 4자회담에 임하는 한미 간 공동입장임
3)평화체제가 구축되고 통일이 이루어진 후에도 미군이 동북아 지역의 안정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한반도에 주둔하는 것이 바람직
북한이 평화협정을 맺자고 하는 것은 이제 평화가 와서 위협이 없어졌으니 주한미군이 있을 필요가 없다고 하여 미군을 철수시키고자 하는 속셈이다. 이에 대해 대량살상무기의 감축 및 검증문제 등 군사적 신뢰구축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져야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 명확히 제시되어 있다. 북한은 주한미군의 주둔은 용인하되, 지위(위상)를 변경하면 된다고 거론하여 왔다. 이러한 북한의 제의 가능성에 대해 NSC에서는 아예 주한미군은 통일이 된 다음에도 지역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못 박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결과적으로는, 북한핵 개발을 도운 DJ 정부의 NSC에서 이루어진 결정이 맞는가?
주한미군에 대한 이러한 입장은 중국에 대해서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평양~원산 등을 주한미군의 북방진출선(northern boundary line)으로 지정하는 것도 협의할 수 있다는 큰 그림을 두고 한중 간에 전략대화가 오고 가야 한다. 서독은 통일 독일의 영토관계를 규정한 1990년 9월12일 2+4 외상회의에서 오데르~나이제 이동(以東)의 영토를 독일이 더 이상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우리도 세종대왕 이래의 압록강~두만강을 한중국경으로 확정한다는 것을 만나는 중국인마다 강조해야 한다. 공연히 만주에 가서 광개토대왕비를 보고 고토 수복(故土 收復)을 다짐하는 퍼포먼스로 중국인들을 놀라게 하는 객기를 부릴 때가 아니다. 통일 한국이 중국과도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 중국인들이 북한핵을 해결하는데 한줌이라도 거들 수 있도록 계몽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핵을 가진 북한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진부한 논의들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냉전시대 천년의 라이벌 프랑스가 핵무장을 하는데 독일이라고 핵을 갖고 싶지 않았겠는가? 한미미사일회담에서 300km 500kg을 고집하며 비확산에 동맹인 한국이 앞장서달라고 하는 미국이다. 핵폐기물 재처리를 위해 꼭 필요한 2014년 한미원자력협정 연장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미국을 거스르고 핵무장을 한다? 중국은 어떻고? 이것은 용정에서 ‘선구자’ 노래를 부르는 호기에 불과하다.
통일은 전 국민의 신묘(神妙)한 지혜에 바탕을 둔 대전략에 의해서만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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