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군통수권자 박근혜
준비된 여성대통령? 긍정되는 부분이 많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대통령으로서 가장 중요한 책임인 국군통수권자로서는? 머리를 갸우뚱한 사람이 많으리라 본다. 박근혜는 사실 병영에서 자랐다. 청와대는 국민들의 눈에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국군 최정예 병력이 철통같이 호위 경비하고 있는 요새와 다름없다. 박근혜는 테니스도 경복궁내 30경비단에서 쳤다. 육영수 여사가 서거한 후 5년여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면서 육해공군 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하여 졸업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고 국군의 날에는 아버지 곁에서 국군의 열병 분열을 지켜보았다. 국회 국방위에서는 대부분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국방의 주요 아젠다가 무엇이며 실태가 어떠한지를 눈여겨 보았다. 따라서 박근혜가 대통령에 취임 후엔?국방부 차관으로 지명된 사람이 ‘전차와 장갑차가 어떻게 다른지’를 분간 못하는 것 같은 그런 난센스는 없을 것이다.
통수권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보에 대한 본능적인 직관와 책임감이다. 박근혜가 이를 명확히 갖추고 있음은 박대통령의 시신 앞에서 “휴전선은요?”라고 했다는 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대전은요?”가 박근혜의 정치적 센스를 드러낸 것이라고 한다면 “휴전선은요?” 는 박근혜의 안보에 대한?기본자세를 보여준 것이다.
천안함사건 때 대통령과 안보장관들이 모여 두 시간 씩이나 ‘이 궁리 저 궁리’하였다는 웃지 못할 사태가 다시는 있어서는 안된다. 이것은 병역 미필자가 통수권자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일깨워준 너무도 아픈 기억이다. 박근혜는 18년 동안 통수권자의 지근거리에서 안보현장을 지켜보았다. 통수권자로서 그녀만큼 자력(資歷)을 갖춘 사람도 찾기 힘들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누구보다도 국방부장관을 잘 골라야 한다. 국방부장관은 그 자체가 적에 대한 강력한 억제력이요 국민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유력한 자산이다. 연평도 포격 당시 급박한 상황에서 취임한 김관진 장관의 단호한 자세가 북한이 더 이상의 도발을 하는데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억제력으로 작용하였음은 분명하다. 국방부장관의 국회에서의 명확한 발언과 엄연한 자세에서 풍겨 나오는 카리스마는 적에게는 공포를, 국민에게는 신뢰를, 장병에게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국방부장관은 정확하게 사태를 파악하고 단호한 각오를 갖추어 사태를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음을 국회와 전선에서 적과 우방, 국민에 보여주어야 한다. 국방부장관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국방부장관은 통수권자가 교체되는 과도기에 핵심이 되는 린치 핀이다. 국방부장관이 두 정부에 이어서 봉직한 전례가 없다는데 이제 그 전례를 만들어보자. 미국에서 게이츠 국방부장관은 부시 행정부에 이어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장관직을 수행하였는데 오바마는 게이츠 장관을 최고의 공직자로서 칭송하였고 국민의 신뢰도 대단하였던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우리도 월남파병 하던 시절 김성은 장관이 4년 반을 이어?국방부장관을 지낸 바 있다. 더구나 북한은 내년 봄 핵실험이나 NLL에서?틀림없이 도발을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통수권 행사에 한 치의 허점이 있어서는 안된다.
박근혜 당선인이 진정 대한민국을 지키고 역사에 남는 사랑받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각하, 국군은 저의 뒤에 있습니다”라고?언제든지 자신 있게 통수권을 받쳐줄 수 있는 대리자 즉 그런 국방부장관을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