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군은 포병을 ‘전쟁의 신(神)’이라 부른다. 일본 관동군이 1939년 ‘노몬한 사건’(할힌골 전투)을 일으켰을 때 돌격전법에 익숙해있던 일본군은 소련군의 화력전투에 녹았다.
스탈린그라드에서 소련군이 공세로 전환할 때 전 전선에서 카튜사 포를 쏘아댔는데, 독일군은 이를 ‘스탈린의 오르간’이라고 부르면서 그 위력에 경악하였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막대한 집중 화력을 퍼붓는 방사포의 위력은 대단하다.
1969년 중공군이 우스리 강안의 진보도를 침공해 들어갔을 때 소련군은 몰려오는 중공군을 좁은 공간으로 끌어들여 집중 화력으로 박살냈는데 여기에서 중공군은 소련군이 자기들과 차원이 다른 강군임을 절감하여 모택동이 미국과 수교를 서두른 이유의 하나가 되었다.
국방부에서는 최근 북한이 동해안에서 사격한 발사체를 300mm 방사포로 판정해서 발표했다. 이 방사포는 180~240km의 사정거리를 갖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렇다면 계룡대와 오산, 평택 등 주한미군 기지가 사정거리 안에 든다. 이는 심지어 핵보다 더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작전계획을 바꿔야 된다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북한의 방사포에 해당하는 우리 포병화력으로는 다연장 로켓(MLRS)가 있다. 다연장 로켓의 위력은 대단하다. 적 밀집부대나 기갑부대에 특히 효과적인데 향후 이를 더욱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북한의 방사포에 대해서는 정밀한 순항미사일을 동원하여 대처해야 할 것이다.
방사포는 동굴진지에 엄폐되어 있다가 사격 직전에 전개하고 사격 후 바로 동굴진지로 들어가 버리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표적을 정확히 획득하여 타격하기 위한 표적획득 장비와 훈련이 필요하다.
다행히 주한미군의 임무 가운데 우리 군(제3야전군)이 가장 먼저 인수한 임무가 대포병사격이었다는 점에서 북한군의 방사포에 겁먹고 있을 필요는 없다.
대체적으로 소련권의 무기체계는 단순하여 조작이 간편하면서도 생산비가 저렴하게 먹히는 명품들이 많다. 소총으로는 AK-47, 전차로는 T-34, 전투기로는 MIG-15는 출현 당시에는 물론 아직까지도 유용한 무기체계이다. 방사포도 이와 같은 명품에 속한다. 사정거리가 180~240km 라고 하면 우리 군도 발전시켜야 할 유력한 화력체계이다.
남북군사력 비교에서는 북한의 경제적인 전력증강 패턴에 유의하여 적절한 방법을 발전시켜야 한다. 무조건 최고성능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특히 지상전에서는 병력과 화력의 숫자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특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
스파르타의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적보다 창이 한 발 짧으면 한 걸음 앞으로 나가라”고 가르쳤다. 이것이 전투의 본질이다. 적을 압도하는 정신전력으로 적을 수세로 밀어 붙여라.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정치가의 몫이다. 군인은 오로지 전쟁에서 승리만을 생각하며 칼을 갈아라. 적이 신무기를 발전시키는 것에 겁먹지 말고 아군의 강점이 적을 어떻게 궁지에 몰아넣고 행동의 자유를 제한하는가를 연구하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방과학연구소를 시찰하고 국산 헬기 수리온의 전력화를 격려하는 것을 보면서 통수권자의 든든한 자세를 확인하게 되어 든든하다. 1975년 4월 월남이 패망할 때 박정희 대통령이 자신은 국민과 운명을 같이 할 것이라고 다짐하던 결의를 되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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