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헌의 직필] ‘지방의원 보좌관제’ 될 말인가?

영국의 지방정부는 재정의 3/4 정도를 중앙정부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많은 지방정부에서는 주민에 선심을 쓰는 식으로 예산을 낭비하여 중앙정부에 부담이 되고 있었다. 최근 별세한 마가렛 대처는 이러한 지방정부의 무책임성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 스스로 내는 세금이 지방재정의 많은 몫을 차지하여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때까지 지방정부 재정은 재산에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domestic rate시스템이었는데 이 시스템은 주로 경제적으로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부담이 돌아갔고 주민의 절반 이상은 rate를 납부하지 않아도 되었다.

우리나라의 244개 지방자치단체 재정자립도는 겨우 50%가 넘는다. 이 가운데 41곳(16.8%)은 자체 수입으로 공무원의 인건비조차 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rate는 사람 수에 따라 부과되는 것이 아니고 재산규모에 따라 부과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일생을 노력하여 자기 집 하나를 장만하고 사는 노부부들은 rate를 내야 하는 반면 한 가정에 여러 명의 장정이 있으나 자기 집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내지 않아도 되는 형편이었다.

대처는 이 rate 시스템을 지역주민 성인 남녀 모두가 지방정부의 비용을 분담하는 제도인 community charge로 바꿀 것을 제안하였다. 주민의 세금부담액은 지방정부의 지출과 직결되므로 지방정부가 보다 더 책임성 있게 재정을 운영하게 될 것이며 주민이 지방정부로부터 받는 서비스만큼 평등하게 세금을 납부하게 된다는 것이 이 제안의 골자였다.

일견 매우 합리적으로 보이는 이 새로운 제도는, 그러나 지금까지 rate를 내지 않던 도시 저소득층의 격렬한 반발을 받았으며 노동당은 community charge는 중세의 인두세(人頭稅)라고 선동하였고 보수당 내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대처는 community charge가 지방정부의 책임성을 제고하고 낭비를 줄이는데 불가피하며, 각종 보완장치로 극빈자들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약속으로 비등하는 여론을 달래려고 하였으나 런던 시내 한가운데서 대규모 소요가 발생하는 사태로까지 번지게 되었고 대처가 재임 중 시행한 정책 가운데 가장 논란이 많은 정책이 되었다. (결국 뒤를 이은 Major 정부에서 폐기되었다.)

대처는 교육부문에서도 시장경제의 원리가 도입되어야 하며 교육청보다는 교사와 학부형이 더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즉 일정 수준의 달성이 요망되는 커리큘럼은 중앙집권적인 통제를 통하여 교육의 질을 보장하되, 그 밖의 사항-학교행정 교육방법-에 있어서는 분권화 조치를 취하여 교육의 현장에 보다 가깝게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의 전반적 운영은 지방에 위임하되, 지방 교육청의 통제로부터 오는 평준화를 피하기 위해 재정지원 등으로 학교 간의 경쟁을 유도하여 수월성도 달성한다는 방법을 선호하였다.

대처의 영국병 진단과 해법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우리의 지방자치는 노태우 정부 이래 민주화의 열풍 속에서 성급하게 추진되었다. 지방의회 의원에 유급 보좌관을 둔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나 될 법한 소리인가 등을 이제 하나하나 따져볼 때다.

정부가 쓰는 돈은 정부가 벌어들이는 것이 아니요 국민의 세금, ‘너와 나의 주머니 돈’이라는 것은 정치가 즉 공복(公僕, public servant)의 제1의 준칙이요 규준(規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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