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 첫 참가 중국이 벌인 일은?
WSJ 보도 “미군 통신정보·전자신호음 도감청 등 스파이 행위 우려”
미국 주도의 2014년 환태평양(림팩) 연합군사훈련에 처음으로 참가한 중국이 ‘등록되지 않은’ 감시선을 몰래 보내 훈련 과정을 감시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 국가들간 영토분쟁을 놓고 입장이 갈리는 등 두 나라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상황에서 중국의 첫 림팩 참가는 양국 관계를 개선시킬 계기로 평가됐다.
그러나 중국이 초대받지 않은 감시선을 몰래 보냄으로써 두 나라의 관계가 다시 경색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감시선이 미군의 통신내용, 각종 무기의 전자파 신호 등을 도·감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 태평양함대 수석 대변인인 대린 제임스 대령은 “미국 영토인 하와이 주변 지역에서 중국 해군의 감시선이 기동 중이라는 사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문제의 감시선이 미국 영해로 들어오지는 않았다”면서 “이 감시선으로 림팩 훈련이 방해받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국 국방부는 해당 감시선이 국제법에 따라 다른 나라의 영해 바깥 공해상에서 기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림팩 훈련 가운데 일부가 공해상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 감시선의 ‘스파이 행위’에 대한 미국의 의심이 커지고 있다.
앞서 중국은 림팩 훈련 과정에서 일본군이 지휘하는 일부 훈련에 불참했다. 당초 중국은 림팩 훈련의 일환인 인도적 지원·재난구조 훈련에 참가하려다 일본장교가 지휘한다는 것을 알고 입장을 바꿨다.
올해 림팩 훈련은 지난달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미국 하와이 인근 해역에서 진행된다.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필리핀, 호주 등 23개국이 파견한 군함 48척과 잠수함 6대, 해군 2만5천명이 참가했다.
림팩 훈련은 1971년 미국과 동맹국들이 옛 소련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돼 현재 2년에 한 번씩 열린다. 러시아도 지난 2012년 훈련에 참가했으나 올해에는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