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설의 자연 속으로] 자연의 사람

‘자연의 인간’으로 사는 길만이 지상 낙원

누구와도 닮지 않고, 누구를 흉내 내지 않는 나는 ‘사람의 사람’이 아니라 ‘자연의 사람’입니다. 인간 공장과 Red line을 긋고 자연 속을 산책하는 육신의 여행과 눈물 흘리며 태연히 고통을 참는 순간마저 지워 버리는 ‘자연의 사람’입니다.

자연은 당당하고 도도합니다.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 없고 DNA가 시키는 대로 순진하기만 하지요. 요사스러운 인간과는 달리 제 스스로 그러하듯 아픔마저 전혀 깨닫지 못하는 DNA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오직 ‘자연의 인간’으로 사는 길만이 지상의 낙원 ‘샹젤리제’ 이지요. 모두 현실의 삶을 이야기 하지만, 근원적으로는 스스로 인류문명에 이용당하고 도구화돼 속고 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가는 길만이 진리가 아닙니다.

‘진리’는 사변적이고 (또 언어철학이며, 윤리적이고, 논리적이며, 구조적인) 연극무대의 대사에 나오는 간교한 감성의 허위로 사람들을 압도합니다. 나는 인류사에서 이야기하는 ‘진리’를 안 믿고 ‘사실’ 만을 믿으며 행할 따름입니다. 그런 이유로 ‘자연의 사람’ 쪽입니다.

어느 정치인이 ‘나는 여자의 사람’이라는 책을 써서 여성들의 스타가 된 일을 상기하며 씁쓸해지는 것은 왜일까요. 여성들의 자질부족인가? 소아병의 극치인가? 인간은 왜 고통 받고 사는가?

남을 흉내 내고 눈치보고 상식에 따르고 유행에 따르다보니 ‘자신’이 증발한 것입니다. 고통의 근원은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와 남과 늘 비교하는 자기갈등을 메우려는 위선과 허한 마음입니다. 죽어가는 늙음에서도 남의 흉내를 낼 것인가? 우리는 늘 죽음과 같이 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입니다.

‘사람의 사람’들은 죽음은 억울한 일이며 남의 이야기로만 돌려막고 있지만 자신이 이 세상의 ‘진리’라는 관념의 노리개라는 사실마저 모르고 무덤까지 갑니다.

배운 사람일수록 말의 성찬만 가득… 행동만이 ‘답’

며칠 전에 희한한 일이 생겼습니다. 내가 사는 마을 부근에 ‘돼지마을’이란 아주 작고 영세한 식당이 있어 몇 번 드나들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내가 늙은 나이에도 산에 가고 강좌를 한다는 것을 알고, 5월 12일 11시부터 두 시간 정도의 강좌를 해달라는 것입니다. 물론 무료 봉사로 사람들은 자기네가 모은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주 적극적으로요.

그런데 벽에 걸린 대형광고에 기타를 든 젊은 남자 가수사진을 가리키며 그를 ‘돼지마을’ 콘서트에 초청하여 문화를 즐기는 차원에서 동호인을 모아 1인당 1만원을 받고 식당은 당일에는 휴업하고 5월 25일(토)에 한다고 합니다. 이득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배우려고···.

식당보다도 훨씬 환경이 나은 웬만한 중소기업에서도 외면하고 있는 ‘음악콘서트’나 ‘초청강사 특강’을 밥벌이도 어려운 적자에 허덕이는 서민이 문화를 목말라하며 그리운 눈빛으로 꿈을 그리는 모습에 나는 눈시울을 적시며 5월 12일에 또 다른 희망을 걸고 강좌를 승낙했습니다. 두 살 난 아기 엄마인 젊은 주인의 부인은 강좌는 처음이라서 몇 명이 올지는 모르지만 자기는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부를 하고 싶다며 최대한으로 노력해서 사람을 모아보겠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힘주어 말해주었습니다. 열성적인 두 분은 100명보다, 아니 통과 의식에 불과한 강좌의 만 명보다 두 분이 주옥(珠玉)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 아기 엄마는 강좌를 들은 후 피라미드식으로 연달아 끼 있는 사람을 엮어 나가고 하나의 공동체모임으로 늘려가며 한에 맺힌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끼리 배움을 동냥하며, 행복을 찾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10여 년간을 ‘나침반(뉴스레터)’을 띄워보니 소귀에 경을 읽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행동이 따르지 않는 일은 공불지사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코드 맞는 사람끼리의 세상이 따로 있는 게 틀림이 없다는 사실을 근간에 절실하게 느낍니다. 배운 사람일수록 부르주아 근성과 일신상의 편안함을 추구하고 어려운 사람에 대하여 말의 성찬만을 앞세우는 것 같습니다.

손님이 끊어질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식당을 휴업하며 무엇인가 배우며 남과 공유하려는 그 마음에 내 가슴은 불꽃으로 타올랐습니다.

혹시나 시간이 허락하시면 그늘에 있는 사람을 위하고 또한 제가 새롭게 개발해 어려운 사람과 공유하려는 ‘사람의 사람’ 아니라 ‘자연의 사람’으로 거듭나자는 미니강좌에 초빙하오니 참고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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