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설의 자연 속으로] 휴가철만 즐기기엔 아쉬운 ‘캠핑’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레저농원 이야기…ⓛ<장소선정>
나는 늘 야전(combat field)에 있다. 이러기를 60년이 됐다. 새파랗게 젊은 나이로 6·25참전 때 육군 야전공병단의 중장비 중대장을 지냈다. 늘 이동해야 하는 중대장 지휘본부텐트는 민첩하게 기동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미군용 야전 CP용 텐트였다. 젊은 날의 추억이 서린 그 텐트는 늘 다가오는 지난날의 낭만이다.
텐트의 실루엣으로 일찍 깨어났다. 꿈 많던 머나먼 과거 젊은 날의 야지생활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한다. 유목민과 다름없는 야전생활을 10년이나 하면서 자연에서 잘 노는 방법을 익혀왔다. 젊은 날의 고민을 불사르며 굴레로부터 자유의 길로 도피해왔다.
지방 군부대에 근무할 때도 여름이 되면 개천가 미루나무에 원두막을 만들어 매미와 친구로 지냈다. 그러다보니 어린 자녀들도 자연스레 자연에 물들어 버렸다.
가장이 자연을 버리면 가족을 버리는 것이다. 자녀를 초원에 뒹구는 아이로 기르면 아주 어렸을 때의 각인이 평생을 간다. 군에서 제대하고 바로 건설부에 근무하면서 가평에 주말레저농원을 마련했다. 벌써 50년이 지났다.
그 후 강원도 인제 진동리를 거쳐 지금의 홍천 오대산 뒤 샘골인 북한강 발원지 고랭지로 자리를 잡아 주말과 휴일에는 도시를 탈출하여 야생의 전쟁터에 있다.
이렇게 주말과 휴일에는 어김없이 산을 걷고, 자연에 캠프를 펼치는 재미로 산다. 그렇다고 아예 귀농해 산촌노인(山村老人)으로 살기는 싫다. 도시와 농촌의 삶을 뒤섞어가며 문화의 영역을 IT를 넘어 엔트로피(entropy)의 우주적 삶으로 달려가는 재미를 버릴 수 없는 이유이다.
이번 글부터 3번에 걸쳐 캠핑, 주말레저농장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주말농장’이 아니고 ‘주말레저농원’ 이야기이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산촌 중 해발고도 높은 곳 추천
가능한 한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산촌에 캠프를 잡는 것이 좋다. 서울에서 3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하면 수도권보다 토지값이 훨씬 싸고, 먼 장래를 위해 여러 가지 이점을 겸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 100평의 땅을 살 수 있는 돈이면 산촌의 땅은 500~1000평을 구입할 수 있다. 주말 농장 임대료도 서울 근교 5평의 연임대료를 15만원으로 친다면 산촌에서는 70~100평의 주말농장을 임대할 수 있다.
도시주변 3~5평의 손바닥 만한 주말농장에서 소꿉장난식 농사일을 하면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작은 것에 연연하여 넓게 볼 수 없고 가족들도 보다 큰 꿈을 저버릴 개연성이 높다. 큰 데서 놀아야 시야가 넓어진다.
오지산골 자연의 수려함을 어찌 돈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산촌이 깊고 한적한 곳이라야?치유와 자연친화적인 레저를 즐길 수 있다.
입지조건을 평면개념으로 보지 말고 해발고도가 높은 곳을 선정한다.?기후환경과 생태계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는 최적의 토후(土侯) 환경은 해발 500~800m의 고랭지이다. 이런 고랭지의 온도는 서울에 비해 평균 5~8도 낮아 여름에는 피서지로, 겨울에는 알프스 같은 풍경을 감상하며 노르딕스키를 즐길 수 있다. 여름 내내 온도가 낮아 모기와 날파리가 없는 청결한 환경이다.
왕복에 소요되는 거리와 시간은 또 다른 여행이다. 농원을 갖게 되면 차량통행이 드문 새벽길을 이용하기 위해 3~4시에도 마다않고 벌떡 일어날 것이다. 삶을 넓히는 방법은 집구석이 아니라 먼 거리를 마다않고 드나드는 부지런함과 오지산골의 자연을 갈구하는 상위구조문화 사고에 있다. 출근은 자연으로··· 여행은 지구로···.
‘주말레저농원’을 소유한 사람은 동호인끼리 필요할 때 서로 바꿔가며 이용하면 색다른 분위기의 캠프를 경험하게 될 수 있어 고려할 만하다. 노인이나 요양을 필요로 하는 재활휴양자 등이 도시를 떠나 ‘주말레저농원’을 베이스캠프로?여행하며, 치유하는 좋은 풍토가 자리잡기를 바란다. 여백과 감성어린 느린 시간여행을 바라는 사람들을 위해 여행경비를 줄여 주는 쉼터의 역할을 할 것이다.
Camp nabe ‘주말레저농원’의 특징
1. 레저와 영농을 통한 몸의 건강과 조화로운 삶을 위한 패러다임 선도.
2. 상부구조문화를 실천적 과제로?글로벌화를 위한 총체적 체험활동.
3. 소박한 삶의 풍요로움을 위한 행동습관을 바꾸는 행위문화 워크숍.
4. 현장체험, 토론, 의견교환 등의 다양한 ‘워크숍’ 상설 운영.
5. 찾아가는 ‘이동워크숍’으로 현지에 못 오는 사람과 과제 공유.
6. 주말과 휴일에 캠핑·여행하며 땀 흘려 일하는 강도 높은 체험훈련.
7. 산행은 필수이고, 자연과 연관된 다양한 레저와 레포츠를 즐김.
8. 오토캠핑·텐트생활을 원칙으로 하여 유목민 같은 자연 생활.
9. 사정에 따라 비닐하우스, 작은 농막, 농원풍 주택을 지어 이용.
10. 농약은 일체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생태계환경을 지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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