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설의 자연 속으로] 자연이 아이들 키운다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한 시민으로 자녀를 키우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녀를 야외에서 뒹굴게 하여야 한다.

취미 없는 인생은 실패작

세계로 진출하는 한국의 위상이 날로 높아가는 가운데, 가히 문화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주 5일 근무제가 현실로 나타났다. 우리는 압축적 산업화를 통해 불과 50여 년 만에 이 과정을 따라잡았다.? 그러나 노동시간 단축은 열심히 따라잡을 수 있었지만 200~300년에 걸쳐 형성된 안정된 서구사회의 여가 문화의 야외활동까지 따라잡기는 쉽지 않은 일로, 문화는 압축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역사는 월반이 없다는 사실이다. 21세기 국가경쟁력은 레저(여가 야외 활동) 문화에서 결정된다. 레저 활동은 문화 생산과 문화 소비가 이루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말이 되면 모두들 천지가 뒤집어지는 기세로 들뜬다. 사는 것이 힘겨운 핑계로 신변잡기로 위로하며 자학한다든가 때로는 저속문화에 빠져 이 사회를 흐려 놓기 일쑤이다. 레저 활동은 단지 일, 공부, 노동에서 지친 몸을 회복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아무런 성찰 없이 반복되는 일상(저속문화, 하부구조 문화, 변화 없는 무료한 일상)에 대한 자기반성과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준비 시간이다. 우리는 노는(레저 활동) 방법에 익숙하지 못할 뿐 아니라 노는 법도 별도의 지식과 기술과 훈련이 필요 없다고 착각하고 있다.

레저 활등의 각 분야별 종목은 각각의 분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문취미활동을 심화하기 위해 반복적인 훈련이 필수적이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내면세계와의 일체감을 느끼게 하는 각별한 처방과 지도가 필요하다.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취미활동과 레저 활동을 인성 교육에 자연스럽게 접목하여 놀면서 몸에 익히게 하는 열린 다중놀이(Open Multi-play)로 유도하는 새로운 해법의 인성 교육이 필요하다.

‘자연’이 설교 없이 나를 바꾼다

우리 가정에서 자녀들에 대한 교육은 순종(順從) 교육으로 일관해 왔다. 부모가 자녀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지 말아라, 공부해라, 외출하지 말아라 등 억압적 지시만을 일삼아 왔다. 그러니 자립교육이 될 리 없고 “내가 할래요!”가 아니라 “나는 몰라요!”로 될 수밖에 없다. 부모는 자녀에 대하여 꾸준한 인내심을 갖고 자녀 스스로 자진하여 행하게 하는 홀로서기기법의 지도가 필요하다.

부모는 자기 자신에 대한 욕구를 즉석에서 충족하기 위하여 끊임없는 설교와 잔소리로 자녀가 “네”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 것으로 착각하여 자기만족에 안주한다(위한보상심리 慰安補償心理). 자녀는 이때마다 방어기제심리(防禦機制 defense mechanism)를 본능적으로 작동시켜 우선 급한 불을 끈다. 이렇게 부모자식 간에 끊임없는 불편한 갈등이 반복되어 면역 적 방어벽이 생겨 소귀에 경 읽는 꼴이 되고 만다.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한 시민으로 자녀를 키우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녀를 야외에서 뒹굴게 하여야 한다. 자연은 설교 없이 인간을 치유한다. 발달 심리학에 의하면 인간의 성격은 5, 6세 이전에 형성이 된다. 그러므로 청소년들에게 성격을 고치라고 강요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성격을 고치게 할 게 아니라 문화체험을 통해 습성을 변화 시켜야 한다.

레저 활동에서 제일 중요한 목표는 서바이벌 정신을 체득케 하는 것이다. 악조건의 자연에서 생존해 내는 기술과 정신을 길러 삶의 현장에서 활기차게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인간의 극한상왕에서 마주친 인간 실존의 경지를 넘어 겸손하고 정의로운 젊은이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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