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醫 김명근의 마음산책] 성격 이야기④ “성공을 부르는…’자율성'”
“영웅과 바보는 같은 기질”
지난 칼럼에서 말했듯이 자극추구 성향은 높고, 위험회피 성향과 사회적 민감성은 낮으면 반사회적이 되기 쉽습니다. 그런 사람의 기질 특성은 충동적이고 공격적이며, 주변 사람들에게 무심하고 냉정하지요. 자신의 행동이 초래할 파장이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리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서 실수를 범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침착성이 부족하고 비계획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기도 하고, 분노 표현이 잦으며, 냉소적입니다.
그런데 똑같은 기질 특성을 가진 사람이 흥미와 관심의 범위가 넓고 활동적이며, 모험적이고 대담하며, 자기 주장이 강한 독립적인 사람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고 불확실하거나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해나가는 멋진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즉 ‘반사회적’이라는 기질 특성과 ‘모험적’이라는 기질 특성은 동전의 앞뒷면처럼 같은 기질을 의미한다는 것이지요.
이 외에도 많은 기질 특성이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립니다. ‘참을성 있는/경직된’, ‘양심적인/권위주의적인’, ‘자유주의적인/기회주의적인’, ‘영웅적인/잘 속는’, ‘열정적인/히스테리컬한’, ‘꼼꼼한/강박적인’, ‘독립적인/분열성의’, ‘조심성 많은/수동의존적인’ 이런 것들이 같은 기질 특성이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예들입니다. 바보라는 별명을 가졌던 어느 정치인을 기억하시나요? 영웅과 바보는 기질이 같다는 겁니다.
후천적 성격 3가지 ‘자율성, 연대감, 자기초월’
그렇다면 무엇이 같은 기질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을 영웅과 바보로 가르는 것일까요? 어떤 차이 때문에 같은 기질의 사람들이 어떤 사람은 반사회적 인물로 교도소에 갇히게 되고, 어떤 사람은 훌륭한 모험가로 사람들의 추앙을 받게 되는 걸까요?
클로닝거 박사는 선천적 기질과는 무관한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성격 특성에 대해 연구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세 가지 성격 특성을 찾아냅니다. 자율성, 연대감, 자기초월이라고 하는 세 가지입니다. 그 중에서도 사회적 성공과 가장 관련이 깊은 것은 자율성이라고 합니다. 사회적 성공에는 자율성이 70% 정도, 연대감이 30% 정도 작용한다고 하지요.
우선 자율성부터 이야기해 봅시다. 자율성은 다섯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책임감’, ‘목적의식’, ‘유능감’, ‘자기 수용’, ‘자기 일치’ 이런 부분들이 강하면 기질의 장점이 주로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지요. 제목에서 어느 정도 느낌이 오십니까?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고, 자기 자신을 믿으며,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타고난 기질의 단점은 줄어들고 장점이 강화된다는 것이지요.
가장 위험한 태도? “이왕 버린 건데…”
비단옷을 입고 진흙탕 길을 간다면 흙이 튀지 않게 조심스럽게 가겠지요. 하지만 한 번, 두 번 흙탕이 튀기고 나면 그 다음에는 첨벙첨벙 소리를 내며 가게 되겠지요. 맹자에 보면 “무릇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를 업신여긴 뒤에 남이 그를 업신여긴다(夫人 必自侮然後 人侮之)”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함정이 ‘이왕 버린 몸’이라는 것이지요. 그 함정에 빠지는 순간 기질의 장점은 숨어들기 시작하고, 기질의 단점은 몽글몽글 피어오르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이야기가 조금씩 복잡해지니 이 정도에서 한 번 정리를 해 봅시다. 흔히 사람의 성격이라고 불리는 부분은 선천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기질이라는 면과 후천적인 영향을 받는 성격의 두 차원으로 갈라집니다. 물론 기질과 다른 삶을 사는 것도 가능은 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기질과 어긋나는 삶을 억지로 살게 되면 사는 것이 힘들고 여러 가지 정신질환이 오기 쉽지요. 결국 타고난 기질은 벗어날 수 없으며 결국은 그 기질에 맞춰 살게 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기질마다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습니다. 그 장점이 주로 드러나느냐, 단점이 주로 드러나느냐 라는 것은 후천적인 성격에서 갈라진다는 것입니다. 그 성격 중에서도 가장 영향이 큰 것은 자율성이라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자율성을 올릴 수 있을까요? 또 아이를 키울 때 어떻게 키워야 자율성이 강한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요? 다음 주 칼럼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