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이전 독서는 오히려 뇌에 나쁜 영향…보호자 ‘반응’과 ‘일관성’이 중요
어떤 웹툰에서 본 내용입니다. 첫 장면에 강아지 주인이 친구에게 “우리 강아지에게 ‘손’이라고 하면 앞발을 주도록 훈련을 시켰다”라고 말합니다. 다음 장면에서는 강아지가 다른 강아지에게 말하더군요. “드디어 내가 앞발을 건네면 과자를 주도록 우리 주인을 훈련시켰다”라고요. 이게 은근히 의미심장한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의 교육과 꽤 관련이 있거든요. 특히 3세 이하의 아이에게는 아주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동물의 기관 발달 순서는 진화 과정과 같다고 합니다. 수정란에서 사람이 되는 과정은 단세포 동물에서 점점 복잡한 동물로 진화해 가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것이지요. 아직 약간은 논란이 있으나 받아들이는 학자가 더 많은 유력한 학설입니다. 뇌의 발달도 마찬가지입니다. 생명 유지와 관련이 되는 간뇌 같은 부분이 먼저 발달을 하고, 후뇌, 중뇌, 소뇌가 다 발달된 뒤에야 대뇌가 발달 합니다.
몸의 다른 부분은 어떤 순서로 발달을 하든 태어날 때는 대부분 다 갖추어서 나오니까 학자가 아니면 크게 관심 둘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뇌는 좀 다릅니다. 태어나서도 한참을 지나야 어른들과 비슷한 뇌 구조를 가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논리를 따질 때 사용하는 전두엽은 만 3세가 지나야 발달하기 시작합니다. 상징 체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측두엽은 만 6세를 지나 발달합니다. 그래서 어린 아이들에게 열심히 책 읽히고, 글자 가르쳐봐야 뇌만 망가지지 절대 영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3세 이하에는 뭘 배워야 할까요? 강아지 훈련시키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배워야 한다는 것이지요. 즉 내 행동에 따라 보호자의 행동이 바뀐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모든 학습의 가장 기본이라는 것입니다. 아이가 “멈멈멈”할 때 “드디어 우리 아가가 엄마 했어. 그래 엄마야. 엄마 한 번 더 해봐”라며 호들갑을 떠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 어떻습니까? 괜한 호들갑처럼 보이나요? 아닙니다. 그것이 아이가 말을 배우는 아주 중요한 학습 과정입니다. 아이를 학습시키는 가장 중요한 것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반응하라’라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일관성입니다. 아이가 무언가 행동을 했을 때 어른이 보이는 반응이 일관성이 있어야 아이가 무엇이든 배우겠지요. 그 행동이 강화가 되든지, 억제가 되든지 어느 쪽이든 아이의 변화가 생기는 것입니다. 아동발달을 다루는 책에는 만 3세 이전에는 최악의 보호자가 키우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이 주보호자가 자주 바뀌는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즉 보호자의 태도가 일관성이 없으면 아이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요즘은 맞벌이 부모가 많아서 주보호자 혼자 아이를 주로 키우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만 지키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하나는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끼리 어느 정도 태도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어른의 감정에 따라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지요. 그래서 아이는 전생의 빚쟁이가 빚 받으러 오는 것이라고 말하나 봅니다.
3세 이전의 아이의 영재 교육은 간단합니다. 반응하라, 일관성을 지켜라. 이 두 가지면 충분합니다. 그러면 아이는 내가 주인을 훈련시켰다고 느끼는 강아지와 같은 상태가 됩니다. 그 다음에는 궁금해지겠지요? 앞발 대신 뒷발을 들면 주인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그 상태를 만들어 놓는 것이 즐거운 학습의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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