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반응’이 핵심
비타민은 무조건 많이 섭취하면 좋을까요? 천만에요. 비타민 과다는 비타민 부족 못지 않게 많은 질병을 부릅니다. 비타민 A의 과다 섭취는 간독성을 부를 수 있습니다. 골다공증도 부를 수 있지요. 철분제 과다 섭취는 심장질환을 부를 수 있습니다. 세상에 지나쳐서 좋은 것은 없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이 한 때 많은 사람의 주목을 끌었던 적이 있습니다. 칭찬의 효과는 확실히 야단의 효과보다는 뛰어납니다. 야단의 효과는 일시적이며, 야단의 대상이 되는 행동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공부를 못해서 야단을 맞게 되면 공부를 잘 하고 싶어지게 만들기보다는 공부와 관계없는 삶을 살고 싶어지게 만들지요. 반면에 칭찬의 효과는 그 대상을 긍정적으로 보게 만들어 효과가 지속적으로 작용하게 합니다. 또 스스로 목표를 올리게 만드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런데 칭찬 역시 비타민과 마찬가지입니다. 지나치면 독이 됩니다. 또 칭찬에도 적절한 방법과 요령이 있습니다. 칭찬의 핵심은 적절한 반응입니다. 지나친 반응이 아니라 적절한 반응이라는 것이지요. 더욱 중요한 것은 칭찬은 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상은 대부분의 경우 독이 됩니다.
‘상’ 줬더니 흥미 잃은 아이들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실험이 있습니다. 자유놀이 시간에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 즉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모았습니다. 그 다음에는 이를 두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한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잘 그리면 상을 주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다른 그룹에게는 아무 보상 없이 그냥 그리게 했습니다. 2주 후에 다시 그리기 활동에 참여를 시켰습니다. 어떤 현상이 일어났을까요? 상을 준 아이들은 그림에 대한 흥미가 많이 줄어 있었습니다. 또 상을 주지 않기로 하자 이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냥 자유롭게 그리게 한 아이들은 여전히 그림을 좋아했지요.
칭찬이 독이 되는 이유를 심리학의 전문적인 용어로는 ‘동기의 외재화’라고 말을 합니다. 말은 좀 어려워 보이지만, 우리 조상님들은 다 알던 내용입니다. ‘하던 짓도 멍석 깔아놓으면 안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게 바로 그 핵심입니다. 사람의 행동동기를 나누는 것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긍정적 동기와 부정적 동기입니다. 그 동안 이 칼럼에서 주로 다루었던 내용이 긍정적 동기를 강화하고, 부정적 동기를 줄이라는 내용이었지요. 이 부분은 이제 전문적인 심리학자 아닌 사람들도 많이 하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이나, 교육 방송의 ‘우리 아이가 변했어요’에서 많이 다룬 내용들이 주로 이 부분이었지요.
내가 주도해야 즐거워
그런데 또 다른 분류가 있습니다.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과 외재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라는 분류이지요. 핵심은 사람은 자기 주도적이라고 느끼는 행동에서 훨씬 더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애인에게 키스를 해 줄 때마다 애인이 만원씩 준다고 해 봅시다. 계속 키스를 하고 싶어질까요? 애정도 점점 식지 않을까요?
긍정적 동기와 부정적 동기의 효과에 대해서는 연구도 많이 되어 있고, 대중적인 책으로도 많이 나온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의 문제는 아직도 계속 연구 중인 분야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크게 주목받는 분야는 아닙니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내재적 동기에 의한 행동인가, 외재적 동기에 의한 행동인가가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 동기냐 긍정적 동기냐 보다 더 클 수가 있다고 합니다. 내재적 동기는 부정적 동기조차 긍정적 동기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지요. 즉 외재적 동기에 익숙한 사람이 위기라고 느끼는 것을 내재적 동기에 익숙한 사람은 도전의 기회라고 느낀다는 것이지요. 그럼 문제는 어떻게 내재적 동기를 올릴 수 있느냐로 이어지겠지요? 다음 번 칼럼에서 이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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