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醫 김명근의 마음산책] 긍정의 힘② ‘야단맞으며 공부 잘할 수 있나’

성공이 우리의 삶에서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성공은 행복의 조건이라고 흔히 생각을 합니다. 우리의 삶의 가장 큰 의미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목표를 이루었을 때 우리는 행복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성공하려면 행복해야 한다’

긍정심리학에 관한 책 중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소냐 류버머스키의 <How to be Happy>입니다. 국내에는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라는 제목으로 번역이 되었지요. 이 책은 스웨덴 아동들에 대한 추적 조사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비슷한 환경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행복지수를 조사합니다. 그리고 행복지수가 높은 아이와 낮은 아이의 두 그룹으로 나누어 추적조사를 한 것이지요. 10년 후에 행복지수가 높은 그룹에 속한 아이들의 성적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더라는 결론을 얻습니다. 20년 후에 보니 연봉이 유의미하게 높더랍니다. 성공과 행복간의 함수 관계를 우리는 어떻게 알고 있었나요? “행복하려면 성공해야 한다”로 알고 있지 않았던가요? 그런데 이 연구 결과는 말합니다. “성공하려면 행복해야 한다”가 정답이라고.

산에서 늑대에게 쫓기게 되면 평소보다는 훨씬 더 빠르게 뛰게 되겠지요. 다행이 안 잡아? 먹히고 집에 돌아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와, 내가 늑대에게 쫓기니까 엄청나게 빠르게 뛰는구나. 달리기 실력을 더 늘릴 수 있게 다음에는 호랑이한테 한 번 쫓겨봐야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무리 목표 지향성이 강하더라도 이렇게 생각하기는 힘들겠지요. “에고 큰 일 날 뻔 했다. 다시는 산 근처에 얼씬거리지 말아야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긍정적인 ‘자세’가 ‘행복지수’도 높여

긍정적 결과는 동기를 강화시킵니다. 부정적 결과는 동기를 약화시킵니다. 그런데 결과가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는 객관적으로 딱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긍정/부정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느낌이라는 것이지요. 행복지수가 높은 아이들은 결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입니다. 당연히 이제까지 해 왔던 노력을 더 해서, 더 좋은 결과를 얻으려고 생각하겠지요. 상황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아이들도 무언가는 시도를 하겠지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어쩌면 일시적으로는 부정적인 아이들이 더 노력을 할 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부정적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은 그 노력하는 행위와 부정적인 기분이 연관이 된다는 것입니다. 늑대에게 쫓긴 아이는 늑대만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산을 멀리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행복을 느끼는 능력은 선천적인 부분도 있지만, 후천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공부와 관련하여 칭찬을 받은 아이는 공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공부와 관련하여 야단을 맞은 아이는 공부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물론 야단을 피하기 위해 일시적으로는 더 공부를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순간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공부 없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야 정상적인 아이입니다. 야단맞으며 공부하는 아이가 계속 공부를 열심히 한다면 정신과 상담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건 강박증이라고 불리는 병입니다.

닭 농장에서 사는 닭은 자신의 알을 품어 병아리로 부화를 시킵니다. 공장식 양계장에서 나온 무정란은 병아리가 되지 못합니다. 부정적 동기로 거둔 성공은 행복을 주지 못합니다. 늑대의 추격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만 조금 줄 뿐입니다. 부정적 동기의 궁극적인 목적은 성공이 아니라 탈출입니다. 때려치우기 위해서 거둔 일시적인 성공이 더 큰 성공을 향한 디딤돌이 된다는 것은 무정란이 부화를 하는 것만큼이나 불가능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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