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醫 김명근의 마음산책] 긍정의 힘⑧ ‘돈과 행복의 관계’
그 동안 몇 번에 걸쳐 긍정심리학의 내용을 다뤘습니다만, 정리를 하고 새로운 주제로 넘어갈 때가 된 것 같네요. 긍정심리학은 새로운 내용이라기보다는 관점의 전환입니다. 기존의 주제들을 행복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검토해보자는 것이지요. 그래서 긍정심리학을 깊이 있게 다루다보면 심리학의 거의 모든 주제들이 연관이 되고, 지나치게 방대한 내용이 됩니다. 필자의 역량으로는 이 정도에서 정리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더 깊이 있게 알고 싶으신 분을 위해 ‘긍정심리학 입문(박학사)’,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지식노마드)’ 등?두 권의 책을 추천드립니다.
그 동안 긍정성을 높이고, 행복감을 늘리는 요인들과 방법들에 대해서 이야기했으니, 마지막으로 행복과 관련이 없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돈’ 이야기입니다. 행복은 돈과 밀접하다는 신화를 검토해보자는 것이지요.
‘절대빈곤’ 넘으면 돈과 행복감은 관계 없어
돈과 행복감은 확실히 관련이 있습니다. 통계 처리를 해봐도 관련이 있다고 나옵니다. 그런데 이게 좀 애매합니다. 우선 부자 나라 사람들이 더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즉 같은 나라에서는 부자가 가난한 사람보다 조금 더 행복하지만 나라가 달라지면 아니라는 것이지요. 또 같은 나라에서도 돈과 행복의 연관성은 빈곤층 때문에 나온다는 연구도 많습니다. 당장의 생존을 위협받느냐, 아니냐는 확실히 행복감과 관련이 됩니다. 하지만 절대 빈곤을 넘어가면 돈과 행복감은 상관관계가 거의 없어집니다. 심지어는 부유층이 중산층보다 행복감이 좀 덜하더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복권 당첨’은 일시적인 행복감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기 때문이지요. 복권 당첨의 행복감은 짧으면 한 달, 길어도 일 년 정도 지나면 없어진다고 합니다. 복권 당첨 후 2년이 지나면 대부분 과거의 수준으로 돌아가고 일부는 적응 실패로 과거보다 불행감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즉 행복감은 부유해질 때 일시적으로 느끼는 것이지, 부유한 상태가 유지된다고 계속 느끼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사람은 비교하는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부유해지면 자신과 비슷한 정도의 사람들의 생활과 비교를 하게 됩니다. 과거의 삶과 비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결국 핵심은 얼마나 인생을 즐길 줄 아느냐에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비슷한 정도의 사람들보다 내가 인생을 즐길 줄 알면 상대적으로 비교해서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것이지요. 인생을 즐기는 능력이 부족하면 아무리 돈이 많아져도 여전히 불행하다고 느끼며 살게 됩니다. 자기보다 가난한 사람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비교를 하니까요.
제가 어릴 때는 생각해 보면 별로 잘 사는 집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밥걱정은 안 하는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성장 과정에서 우리 집이 꽤 여유 있다고 생각하며 자랐습니다. 그런 생각이 제 성격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쳤지요. 이유는 아버지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형편보다 낮은 동네에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셨습니다. 부자 동네에 가서 아이들 기죽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늘 경제 형편보다는 좀 못한 동네에서 살았고, 저는 늘 동네에서는 잘 사는 편에 속했던 것이지요. 어린 아이가 세상을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까? 동네에서 여유 있으면 잘 사는지 알고 사는 것이지요.
행복은 ‘조건을 받아들이는 자세’
돈 이외에도 사랑, 젊음, 지시, 사회적 위치 등 많은 것들에 대한 연구 역시 비슷합니다. 긍정심리학은 조건보다는 그 조건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행복을 가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윤리적, 종교적 접근이 아니라, 과학적인 통계를 바탕으로 하는 연구 결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행복을 느끼는 능력은 노력에 의해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결론이 믿을만 하신가요? 안 믿기면 직접 해 보세요. 지난 칼럼에서 이야기했던 ‘미소 훈련’, ‘그럴 수도 있지 훈련’, ‘행복 노트 작성’ 등을 해 보시면 “아! 되는 거구나”를 느끼게 되실 겁니다.
자 이 정도로 긍정심리학 이야기를 정리하겠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사람의 성격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이야기해 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