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참 쉽지요] 추억의 웰빙 두부
“향희야, 간수 좀 갖고 오너라.”
외할머니의 먼 외침이 나를 신나게 한다. 간수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할머니의 손가락이 향하는 곳으로 총총 뛰어가 할머니께서 따로 정성스레 담아놓은 그릇을 들고 가마솥으로 향한다.
“지금 넣을 때란다”
간수를 넣으니 몽글몽글하니 유통기한 다 지난 우유 같다.
“할머니 이거 상한 거 아니예요?”
지금은 웃음이 나는 기억이지만 어릴 적 할머니께서 두부를 만드시는 모습을 접한 후 두부와 콩에 대해서 신기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아득히 먼 기억은 뒤로 하고 오늘은 콩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나라에서 쌀만큼 중요한 농산물인 콩.
한문이 쓰이기 훨씬 전인 기원전 20세기부터 신농(神農)씨의 <본초경(本草經)>에 오곡의 파종양식에서 콩의 재배가 처음으로 언급되었다. 콩이 재배된 지역은 중국 중부지역으로 선사시대에 이미 만주지방으로 전래돼 그 역사가 5000년 가량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는 콩을 대두(大豆), 숙(菽), 태(太)와 더불어 융숙(戎菽)이라고도 한다.
현재는 콩으로 만든 음료, 친환경 콩음식 등이 많이 생겨났지만 아주 오래 전엔 그저 콩은 사료나 한약재로 쓰이는 게 전부였다. 그런데 이렇게 콩의 쓰임과 종류가 많이 늘어난 이유를 역사에서 차근차근 짚어 보면 재미있다.
최근엔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제분소가 늘어나면서 유기용매를 추출했다. 그러면서 콩의 유기용매를 선물하기 시작했다. 또 2차 세계대전 후 물류산업이 발전하면서 콩기름과 대두박을 본격적으로 선물거래하면서 콩 생산이 급증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친환경 제품이 상용화되기에 이른다.
친환경, 웰빙 열풍이 불면서 콩은 다이어트에 알맞은 최적의 식품으로 꼽힌다. 콩 속에 있는 사포닌 성분이 비만 체질을 개선하기 때문이다. 또한 콩의 풍부한 식이섬유가 장 기능을 개선하여 배변을 원활하게 한다. 동물실험에서도 콩단백질을 열흘간 먹은 쥐가 우유단백질(카제인)을 섭취한 쥐보다 체지방이 20%나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인 장수국가인 일본에서는 콩을 발효시킨 낫또를 즐긴다. 우리나라의 된장, 간장, 청국장도 콩을 발효시켜 만든 음식으로 그 효능은 익히 알려진 바다.
오늘은 외할머니와의 옛 추억을 떠올리며 웰빙 두부를 만들어 보자.
검은콩 두부
재료
검은콩(서리태) 500g, 생수 3L, 베보자기, 베주머니, 두부 틀, 천연소금간수 3T
만드는 법
1. 검은콩은 씻어서 8시간 이상 불린다.
2. 불린 콩과 물의 비율을 1대1로 해서 믹서에 곱게 간다.
3. 베주머니에 곱게 간 콩물을 넣고 힘껏 짜서 고운 물만 건진다.
4. 건진 콩물을 냄비에 30분 가량 끓인 후 간수를 넣고 두어 번 젓는다.
5. 두부가 몽글몽글해지면 베보자기를 씌운 두부틀에 넣어 무거운 것으로 눌러준다.
6. 두부가 굳으면 완성.
*검은콩의 효능
검은콩 껍질에는 노란콩에는 없는 글리시테인이라는 항암물질이 들어있다. 또한 여성호르몬을 돕는 역할을 하는 이소플라본 성분이 있는데 뼈의 파괴를 막고 골다공증 등을 예방한다. 아미노산 중 아르기닌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린다. 그리고 발모를 촉진하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