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참 쉽지요] 궁중음식 초교탕


한국 궁중음식은 조선시대까지 왕조가 이어지면서 요리법이 만들어지고 전수돼 왔다. 궁중 음식은 각 고을에서 들어오는 최상품들을 가지고 조리 기술이 뛰어난 주방상궁과 대령숙수들의 손으로?만들어졌는데, 조리법이나 식재료 배합의 적절성, 상차림 등에서 으뜸이었다고 할 수 있다.

<경국대전>, <진찬·진연의궤>, <궁중의 음식발기> 등의 문헌을 통해 궁중음식의 역사와 상세한 의례, 식재료의 쓰임, 조리기구 등 궁중음식의 전반적인 것을 알 수 있도록 전해져 왔다. 현재의 조리법은 마지막 주방상궁인 한희순 상궁에게 전수받은 것으로 전승되고 있다.

주방상궁은 13살에 입궁해 대개 15년이 지난 뒤 쪽을 찌고 비녀를 꽂아 관례를 올린 후 품계를 가진다. 일종의 성년식이자 결혼식이나 다름없었다. 그 후 다시 15년 동안 직책에 따라 음식을 담당한 후, 40세가 지나서야 주방상궁 첩지를 받아 평생동안 소주방에서 음식 만드는 일을 한다. 왕족의 음식을 위해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떨어져 궁궐 교육과 음식 교육을 받으며 평생 살아가야 한다니?현대인으로서 보자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또 평생 음식을 연구하며 사는 주방상궁들이 왜 뛰어난 조리법들을 갖고 있었는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대령숙수는 남자 전문조리사를 뜻한다. 주로 궁중의 크고 작은 연회 때 음식 차리는 일을 맡았다. 솜씨가 좋은 숙수들은 왕의 총애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를 이어가며 궁에 머무를 수 있었다. 오늘날에도 외식업 현장실무에 남자 조리인들이 많은 것을 보면, 옛날 궁의 힘든 잔칫거리를 남자조리인이 도맡아 하고 왕의 사랑도 많이 받았다는 점과 조금은 비슷한 듯싶다.

이번에 소개할 초교탕은 닭고기 국물에 도라지, 미나리, 버섯 등을 넣어서 끓인 음식으로 궁중에서 먹던 탕이다. 일반적인 탕과 달리 밀가루를 풀어 넣어 약간 걸쭉하기는 하지만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워 주안상에 어울리는 탕이다. 선대의 자랑스러운?궁중조리인들을 생각하고 감사하면서, 기를 보하는 닭고기와 혈기를 보하고 오장을 이롭게 하는 도라지가 들어가는 궁중 보양식으로 다가올 여름을 대비해보자.

재료
닭 반 마리, 생강 1톨, 물 6컵, 생도라지 50g, 미나리 30g, 쇠고기 50g, 마른 표고버섯 1장, 밀가루 2T, 달걀 1개
닭살양념(소금 1/2t, 다진파·마늘·참기름 1t씩, 생강즙 약간, 후추 약간)
고기양념(국간장 1t, 다진파·마늘, 참기름, 후추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손질한 닭은 껍질을 깐 생강과 함께 넣고 무르게 삶은 후, 살은 찢어놓고 국물은 깨끗하게 받친다.
2. 생도라지는 소금으로 주물러 씻어 쓴 맛을 빼 가늘게 찢고, 미나리는 다듬어 3cm 길이로 잘라 끓는 물에 데친다.
3. 닭살과 도라지, 미나리를 넣고 닭살 양념을 한다.
4. 쇠고기는 다지고 표고버섯은 물에 불려 채썬 후 합하여 고기양념에 무친다.
5. 양념한 것을 모두 합해 밀가루와 달걀을 넣고 고루 섞은 후, 끓는 닭국물에 반죽한 건지를 한 수저씩 떠 넣어 떠오르면 불을 끈다.??

*닭고기의 효능
닭고기는 단백질이 많은 육류로 두뇌성장을 돕는 역할은 물론, 풍부하게 들어 있는 필수아미노산이 뇌신경 전달물질의 활동을 촉진시키며 스트레스 억제에 도움을 준다. 또 불포화 지방산과 리놀레산이 함유되어 있어, 암발생을 억제해주는 것은 물론 동맥경화와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소화흡수도 잘되기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에게?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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