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참 쉽지요] 총각무 넣고 보글보글 ‘청국장찌개’

보글보글 뚝배기 끓는 소리가 난다. 청국장 특유의 고린내가 진동하면서도 구수하기 짝이 없다. 어떤 이는 고향생각이 난다고 한다. 또 어떤 이는 옷에 냄새가 배서 걱정이라 한다. 특히 외국인은 기겁을 하고 사라진다. 그런 청국장이 건강식품으로 각광 받은 지 오래다. 항암효과는 물론이고 성인병 예방과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 애호가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청국장은 푹 삶은 콩을 뜨거운 곳에서 발효시킨 후 누룩곰팡이가 생기도록 만든다. 된장은 발효부터 완성되기까지 몇 달이 걸리지만 청국장은 담근 후 2~3일이면 먹을 수 있기에 콩 발효식품으로서는 영양가면에서나 시간적인 면에서나 효율적이면서 으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민속문헌을 보면, 옛날에는 청국장을 정성이 들어가지 않은 식품으로 취급했다고 한다. 된장이나 고추장 같은 장류는 우리네 어머니들이 장독대 신께 기도를 올리면서까지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이고 맛있게 익을 수 있도록 염원할 정도였는데 청국장은 고작 3일 밖에 걸리지 않는데다가 냄새까지 고약하니 “청국장이 장이냐 거적문이 문이냐”라고 비유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청국장이 문헌에 처음 보인 것은 1760년 <증보산림경제>에서다. “햇콩 한 말을 가려서 삶은 뒤에 가마니 등에 쟁이고, 온돌에서 3일간 띄워 실(絲)이 생기면 따로 콩 다섯 되를 볶아 껍질을 벗겨 가루 내고 이를 소금물에 혼합하여 절구에 찧는다. 때때로 맛을 보며 소금을 가감한다. 너무 짜면 다시 꺼내어 오이·동아·무 등을 사이사이에 넣고 입구를 봉하여 독을 묻어 일주일이 지나면 먹어도 된다”라고 했다.

또한 청국장의 유래에 대한 설이 분분한데, 7세기 신라의 신문왕이 왕비를 맞을 때 폐백 품목으로 ‘시’라는 이름의 청국장이 나온 것과 고구려 유민이 세운 발해에 책성시라는 청국장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제대로 만든 청국장으로 뚝배기에 구수하게 만들어, 오늘은 냄새 따위 잊어버리고 맛과 향수에 취해보는 것은 어떨는지.

재료: 청국장 듬뿍 3스푼, 잘 익은 총각김치 90g, 두부 1/4모, 들기름, 국 멸치, 대파, 쌀뜨물 1컵 반.

만드는 법
1. 두부는 네모지게 썰고 총각김치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2. 뚝배기에 들기름을 두르고 총각김치를 볶는다.
3. 쌀뜨물 1컵 반, 국 멸치, 청국장을 넣고 푹 끓인다.
4. 두부와 대파를 넣고 한소끔 더 끓여낸 후 불을 끄면 완성.

잘 익은 총각김치에요. 투박하게 송송 썰면 돼요.
예열이 조금 덜 된 뚝배기에 들기름을 두르고 총각김치를 넣어 볶아주세요. (Tip. 뜨거운 뚝배기에 들기름을 두르면 들기름의 깊은 향이 날아가서 맛이 안 나요.)
쌀뜨물, 멸치, 청국장을 넣고 푹 끓여주세요. 끓기 시작하면 작은 불로 줄여 청국장이 푹 퍼질 수 있도록 10분 더 끓입니다.
두부와 대파를 넣고 3분간 더 끓여냅니다.
올라온 거품은 걷어냅니다.

참고
1. 들기름을 국물 같은 찌개류에 첨가할 때는 산화가 되지 않은 싱싱한 기름인지 먼저 확인해야 해요. 오래된 들기름을 쓰면 국물 맛이 써진답니다.
2. 청국장 자체에 깊은 맛이 있기에 갖은 채소들을 넣는 것보다 들기름에 볶은 잘 익은 총각무와 두부만 넣어도 쉽고 맛있는 청국장이 완성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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