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참 쉽지요] 비오는 날의 메밀 칼국수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우우~ 둘이 걸어요~’

요즘 유행하는 가사가 머릿속에 맴돈다. 연분홍과 흰색의 벚꽃잎이 이미 마음 속엔 꽉 차 있다. 색색의 아름다운 꽃잎은 내 눈에만 예뻐 보이는 건지, 어느 누군가에게도 아름답게 보이는 건지 모르겠지만, 생각나는 이 노래가 요즘 상위권을 달리는 걸 보면 그 아무개나, 그 어느 누군가도 이 노래의 어느 부분을 또는 모든 부분을 인정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게 무엇일까? 벚꽃의 아름다움일까, 아니면 떨림 속에 손잡고 걷는 그 마음이 와닿아서일까, 단지 노래의 음률이 좋아서일까.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등 모든 게 만족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최고의 음식이겠지만, 어느 부분이 특별해서 나를 만족시킨다면 그것은 나한테 ‘맛있는 음식’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빨간색 떡볶이를 보고 ‘맛있겠구나’라고 느끼는 한편, 왜 파란색을 입힌 떡볶이를 보고는 맛없을 것이라고 판단되는 것인지 의아하다. 만약 벚꽃잎이 검은색이었으면 ‘아 ~그 때 그 벚꽃 잎이 참으로 아름다웠었지’ 라고 생각했을까?

여기서 인간의 뇌의 판단에 대한 오류가 있다. 우리가 보고 있는 이 모든 색깔은 단지 뇌의 인식 속에서 나오는 색깔일 뿐이다. 각각의 고유 파장이 갖는 색을 우리 뇌가 인식하여 오랫동안 빨간색 떡볶이만을 먹어온 사람들은 그것이 맛이 있을 거라고 판단이 먼저 되는 것이다.

나는 비가 오는 날이면 후루룩 먹을 수 있는 칼국수가 생각난다. 그것은 고기육수여야 하며 꼭 얇은 면발이어야만 한다. 그것은 내가 잊을 수 없는 비오는 때의 칼국수의 맛을, 뇌에 또는 내 맘속에 인식해 놓았기 때문이다. 비오는 어느 때에, 어느 멸치국수 장인이 내게 와서 멸치국수를 해준들 나는 집 앞 조그맣고 허름한 식당에서 먹은 칼국수가 더 생각날 것이다.

이렇듯 음식의 평가기준은 개개인의 것이며 각자의 환경 속에서 입맛이 발달되었기 때문에 모두의 의견이 소중하다. 오늘은 나만의 특별 칼국수를 선사해야겠다.

메밀칼국수

재료
메밀가루 1/3컵, 밀가루 2/3컵, 사골 1/2개분, 쇠고기 80g, 애호박 1/4개, 달걀 1개
쇠고기양념: 간장 1T, 다진파 2t, 다진 마늘 1t, 참기름 1t, 후추가루 약간

만드는 법
1. 사골을 토막 내어 뽀얗게 물이 나오도록 곤다.
2. 메밀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반죽을 만들어 얇게 편 후 칼로 잘라 면을 만들어 놓는다.
3. 달걀은 풀어 지단을 부쳐놓고, 애호박은 채 썰어 소금에 살짝 볶고 소고기는 다져서 양념 후 볶는다.
4. 뽀얗게 우러난 육수에 면을 삶은 후 고명을 올린다.

*메밀의 효능
메밀은 단백질과 탄수화물, 칼륨, 엽산, 마그네슘, 섬유질을 비롯한 8종의 필수아미노산이 들어있고 마그네슘이 풍부하며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준다. 메밀에 들어있는 코린 성분이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고 특히 루틴 성분은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기 때문에 고혈압 예방에 탁월하다. 메밀은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지만 속이 찬 사람은 주의해서 먹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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