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참 쉽지요] 홍콩 훠거
식도락가의 필수코스인 홍콩. 동서양 음식의 교차점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홍콩은 일찍이 서양소스나 조미료를 받아들이고 본토화시키면서 음식이 매우 다양하고 풍부해졌다.
홍콩은 19세기 중반 아편전쟁으로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다가 1997년 중국에 반환되면서 그 100년간 중국문화에 서구문화가 유입되어 독특한 문화를 이뤘다.
홍콩 인구의 95%는 중국 한족이다. 소수 원주민을 제외하고 이주해 정착한 사람들이 중국 남부 광동인이었기에 광동음식 중심으로 발달했다. 광동음식의 특징은 재료가 가진 맛을 그대로 살려 양념을 강하게 쓰지 않고 담백하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재료로 쓸 수 있다는 말이 있을 만큼 식재료?또한 풍부하다. 홍콩은 외식문화가 발달해 하루 세끼를 밖에서 해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처럼 홍콩은 정통 중국음식이 서양재료와 만나 음식문화에서 높은 포용력과 다양한 수용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풍부한 요리 천국, 홍콩으로 떠나다
저녁 시간, 홍콩에 도착하니 눈부시게 반짝이는 큰 간판과 건물들이 눈에 띈다. 그 중 홍콩인들이 대중적으로 좋아한다는 훠거(火鍋)집으로 들어섰다. 훠거는 중국식 샤브샤브로 불리는 음식인데 진하게 끓인 육수에 채소와 고기류를 넣어먹는 음식이다. 훠거의 ‘火’는 따뜻함을 말하고 ‘鍋’는 둥근 모양의 그릇이다. 사랑하는 이들과 둥그렇게 한자리에 모여 먹음으로써 중국의 ‘情’을 상징하고 있다. 또한 훠거는 식재료를 가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동서남북의 맛과 재료도 구분하지 않는다. 인정과 평화가 공존하는 음식인 셈이다. 그래서 훠거를 같이 먹는다는 것은 상대방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메뉴를 이리저리 살핀 후, ‘원양훠거’를 선택했다. 태극모양으로 나눠진 그릇에서 각종 한약재와 닭 육수를 첨가한 ‘백탕’, 맵고 얼얼한 ‘홍탕’을 기호에 따라 먹을 수 있다. 원양훠거는 요즘 한창 유행이라고 한다. 훠거에 담아 익혀 먹을 대표적인 양고기와 소고기, 양념한 돼지고기가 나오고 큰 그릇 가득 채소와 얼린 두부, 꼬치가 나온다.
홍탕에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향신료나 한약재 등이 있어서 한국인이 다가가기엔 다소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고수, 제피, 산초 같은 향이 강하다. 반면 백탕은 무척 담백하다. 맘에 드는 탕에 고기를 담고 채소를 살짝 익혀 먹는다.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갈수록 맛은 달라지고 다양해진다.
오늘은 홍콩의 대중적인 음식, 훠거를 만들어 보자.
재료
닭 육수(닭 한 마리, 황기 40g, 구기자 20g, 마늘 10톨, 대파 30g),대추 3톨, 양고기 200g, 배추 50g, 청경채 40g, 쑥 40g, 목이 50g, 두부 100g, 만두 150g, 삶은 소면 80g, 어묵 80g, 옥수수1/2개
소스(땅콩가루 2T, 참깨가루 1T, 간장 2T, 땅콩버터 1t, 설탕 2T, 레몬 1T, 겨자가루 1t)
만드는 방법
1. 닭, 황기, 구기자, 마늘, 대파를 넣고 한 시간 가량 삶은 후 육수만 따로 건져내 훠거에 담고 대추를 조금 넣는다.
2. 배추, 청경채, 쑥, 목이는 깨끗이 씻어 큼직하게 썰어 놓는다.
3. 소면은 삶고 어묵, 만두, 두부, 옥수수는 준비해 놓는다.
4. 양고기는 얇게 저민 후 그릇에 준비해 놓는다.
5. 찍어먹을 소스를 만들어 놓는다.
6. 불을 피운 훠거에 양고기와 준비한 재료들을 기호대로 넣고 알맞게 익혀 먹는다.
*양고기의 효능
<본초강목>과 <동의보감>에 따르면 양고기는 기운을 북돋우고 비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오장을 보호하고 당뇨, 혈압을 다스려준다. 또 몸의 독소를 빼준다고 한다. 저칼로리, 고칼슘, 고단백인 양고기는 다이어트는 물론 수술 후 원기회복과 상처치유에도 탁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