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참 쉽지요] 강된장과 곰취 쌈밥


늦봄의 곰취

야생 곰취의 채취 시기는 보통 5월 중순이 넘어간다. 요즘이 한창 시기라 곰취를 따러 산행 길에 나섰다. 매년 같은 시기에 산행 길에 오르지만 매번 다른 느낌이 참 신기할 따름이다.

산나물은 매년 채취 시기가 다르다. 직접 재배를 한다면 적절히 조정이 가능하겠지만 자연이란 것이 신이 관장하는 영역이라 그 흐름에 따르고 보면, 감탄과 함께 늘 설레게 만든다. ‘이쯤 되었겠지’ 하고 산행 길을 나서다가 빈손으로 그냥 돌아올 때가 있는가 하면, 생각보다 일찍 피고 져버려서 아쉬움이 가득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산나물을 발견하여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기분이 되기도 한다.

해발 높은 곳까지 올라가 얻은 산나물은 맛이나 향이 아주 좋다. 재배해서 얻은 나물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향이 강하다. 곰취의 경우 재배한 것은 잎이 너무 크면 억세져서 먹기에 부담스러워지는 반면, 자연산은 잎이 커도 연하고 감칠맛이 나면서도 더 쓰다.
산나물의 진정한 맛을 알게 되면 중독이 되어버린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떠오른다.

자연의 맛에 대한 중독이라

문득, 빠르고 치열한 경쟁사회에 살고 있는 나날들에서 그 중독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지금 태어나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이런 귀함을 느끼게 해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엄마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연에 적응해 나가야 할 나이에 수학공식을 외우고 있는 3살짜리 아이는 지금의 나보다 더 할 일이 많아 보인다.

오늘은 곰취 채취를 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반성도 해보는 하루이다. 산의 고요함, 나무와 잎의 냄새, 흙의 차분함을 한껏 느끼며 자연에 감사하고, 나아가 자연이 존재하므로 내가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가며 치열한 경쟁사회에 있을 수 있음을 많은 이들도 함께 느꼈으면 한다.


강된장과 곰취 쌈밥

재료
곰취 10장, 강된장 재료(조선된장 3T, 들기름 2T, 들깨가루 2T, 멸치 20g, 표고와 새송이 반개씩, 쪽파 2쪽, 다진 마늘 1T, 쌀뜨물 한컵), 밥 한 공기

만드는 법
1. 곰취는 깨끗이 씻어 찜기에 숨이 죽을 정도만 살짝 쪄준다.
2. 팬에 들기름을 넣고 된장을 살짝 볶은 후 내장과 가시를 제거한 멸치를 넣고 쌀뜨물을 넣어 끓인다.
3. 나머지 재료를 넣고 졸이면서 타지 않게 계속 저어준다.
4. 곰취 쌈에 적당한 양의 밥과 만들어진 강된장을 조금만 넣고 돌돌 말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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