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참 쉽지요] 쫀득하고 고소한 감자부침개

볼라벤의 위력을 보여주는 듯 창문 울리는 소리가 지나치게 크다. TV 속 여기자는 바람에 휩쓸려갈 듯 휘청거리며 속보를 보내고 있다. 저러다가 정말로 날아 가거나 날아 온 무언가에 다치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된다. 위험을 무릅쓰고도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어딘가에 있을 그런 많은 이들에게 존경과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나저나 태풍으로 인해 집에만 틀어 박혀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냉장고의 채소 칸을 열어본다. 감자 몇 개, 양파 하나가 불안에 떠는 듯 내 눈을 보고 있다.

‘태풍에 떠는 것보다 이 언니랑 함께 하는 게 나아.’

하, 참 그럴듯한 나의 변명이다. 오늘은 감자로 부침개나 부쳐 먹어야지.

감자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생산량이 많을 정도로 어느 나라를 가든 쉽게 볼 수 있어 참 고마운 작물이다. 적응력이 뛰어난 식물이라 그런지 맛도 좋다.

감자와 고구마

우리나라에 감자와 고구마 중 먼저 도입이 된 것은 고구마이다. 때문에 감자는 북방에서 온 고구마와 닮았다 하여 북방감저(北方甘藷)라 불리다가 감자가 되었다.

‘Potato(감자)’의 어원은 감자 원산지로 잘 알려져 있는 페루에서 시작된다. 페루에서 감자는 ‘papa’라 불렀는데, 이것이 유럽으로 전파되면서 파타타(patata)가 된다. 이유는 감자와 생김새가 비슷했던 고구마를 바타타(batata)로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파타타는 지금의 포테이토가 되었다.

줄기식물 vs 뿌리식물

감자는 뿌리식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줄기식물이다. 땅 속에 있는 줄기마디로부터 또 다른 눈줄기가 생성되고, 그 끝이 광합성 동화 산물이 축적되면서 비대해져 우리가 먹는 감자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감자에서는 씨가 난다.

반면 고구마는 자체가 영양분을 축적해야 하는 뿌리식물이므로 줄기를 잘라 심으면 뿌리가 나와 고구마가 된다. 감자는 매끈하지만 고구마에는 잔뿌리가 많이 붙어있는 이유가 뿌리식물이기 때문이다.

감자 부침개

어릴 적 농사를 주업으로 삼는 시골마을에 가면 창고에 감자 한 자루 없는 집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감자가 적응력이 뛰어난 식물이라 사랑받는 것이기도 했지만 다른 작물과 비교할 때 많은 수확이 가능하고 저장도 용이한 편이기 때문이었다. 시골에 계시는 외할머니는 주말마다 붐비는 관광객들을 위해 감자전을 준비하셨다. 워낙에 대량이라 감자를 잔뜩 대야에 갖고 와서는 손수 깎고 믹서에 가셨다. 맛있는 감자전을 먹는 일이 기대되어 그 일을 돕는 일이 몹시 즐거웠다. 그 많은 감자를 거의 다 갈 때쯤엔 할머니께선 꼭 무언가 한 개를 섞어 넣으셨다. 그 비법을 공개해 보겠다.

재료(2인분): 감자 4개, 식용유, 양파 1/8개

만드는 방법

1. 분량의 감자와 양파는 껍질을 벗기고 강판에 간다.
2. 간 감자는 그릇을 받친 째 물기를 꼭 짜고 앙금이 가라앉도록 둔다.
3. 물기를 뺀 감자와 앙금을 합쳐 기름 두른 후라이팬에 지진다.

TIP
1.부침개를 부칠 때 꾹꾹 눌러서 지지면 재료 안에 있는 공기가 빠져나가 맛이 없어진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면이 잘 구워지면 뒤집어 다른 한 면을 굽도록 한다.
2.소량의 양파를 첨가하면 감자 맛을 더욱 살려주고 감칠맛이 돈다.

양념장과 함께 먹어요!
양념: 고춧가루1t, 간장1T, 그 외 다진파, 다진마늘, 깨소금, 참기름은 약간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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