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참 쉽지요] 호텔 실습과 오믈렛

명동 한복판이다. 여기저기서 일본인 상대로 화장품을 파는 소리가 들려오고 길거리에는 외국인 여행객들로 빼곡히 차있다.?설레는 마음 가득하고, 큰 길로 나와 지하철 10번 출구를 찾는다. 바로 앞이 세종호텔이다.

내가 실습을 시작할 세종호텔에서 유니폼과 모자, 오렌지색 스카프를 제공받고 선택 받은 부서 주방에 들어선다.

“이곳은 이제부터 여러분이 실습을 시작하게 될 주방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그릇들이 서로 얘기하는 듯 탁탁 소리가 나고 맛있는 냄새가 자랑하듯 코에 들어오고, 싱크대의 수전에서 나오는 물길이 우렁차다.

“호텔의 대한 여러 가지 설레는 마음이 있겠지만, 여기는 현장입니다. 다치지 않도록 하며, 선배들의 궂은 소리가 있을지라도 배우는 마음으로 성실히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다. 주방장님의 ‘현장’이란 말씀이 여러 의미로 다가온다. 병아리가 된 느낌도 든다.

나는 조찬 부서로 발령 받았다. 늘 새벽 6시까지는 이곳에 도착해야 한다. 아침잠이 살짝 걱정은 되지만 하루가 더욱 길어질 터이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하고서, 다음날 출근은 시작됐다.

조리복을 입고.
앞치마를 두르고.
머리를 단정히 하고.
모자를 쓰고.
스카프를 매고 거울을 본다.

이 오렌지색 스카프가 참 마음에 든다.

실습생만이 맬 수 있는 이 스카프가 마치, 처음과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의 마음을 영원히 변치 말라고 하는 것 같아 나의 넋을 아주 쏙 빠지게 했다.

조식 뷔페의 라이브 오믈렛

조식 뷔페의 음식 준비를 마치고 고객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고객들이 원하는 달걀 요리를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데, 주로 오믈렛과 달걀 프라이다.

고객의 대부분은 외국인으로서 개인 취향 때문에, 각 나라 또는 종교 때문에 원하는 재료들과 조리방법이 조금씩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같은 오믈렛을 놓고서 계란 하나로 이렇게 다른 모습으로 음식이 탄생하다니!

세계 각 나라 사람들이 아침을 먹는 이곳에서는 보편성과 특수성을 인정하는 세계평화만이 존재했다.

각 나라의 고객 스타일

일본인. 감사하다는 표현을 꼭 쓰고 케첩을 좋아하는 편.
홍콩, 중국인. 거의 다 익힌 조리방법을 선호하는 편.
중동, 아랍인. 달걀흰자만 먹거나 흰자에 채소만 넣어서 먹는 편이 많아.
한국인. 빨리 왜 안주냐고 닦달해.

인도인 고객이 알려준 인디안 스타일 오믈렛

조금은 예민해 보이지만 친절한 웃음과 몸짓으로 인도인이, 정신없이 오믈렛을 만들고 있는 내게로 다가왔다.

인도 스타일이라면서 자기가 가르쳐 준대로 해달라는 요청에 다른 고객의 오믈렛을 재빨리 만들어 놓고서 각각의 채소나 햄, 베이컨, 치즈 같은 재료를 떠내는 스푼을 들었는데, 갑자기 그 고객이 “노~!!노~!!” 하며 소리를 질러 깜짝 놀랐다. 햄이나 베이컨을 담았던 수저로는 용서할 수 없다는 듯 “체인지~!!” 그러는 것이었다.

나는 기다리라고 말하며, 팬과 스푼을 모두 새 것으로 가져왔다. 아까의 그 화가 난 인도인은 어디가고 없고, 미소가 가득한 얼굴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특별한 그 분에게서 배운 그만의 인디안 스타일을 기억하며, 길이 기억될 호텔실습을 모두 끝낸 오늘, 독자들께 간편하면서도 맛있는 방법으로 알려드리고자 한다.

인디안?스타일 오믈렛

재료: 달걀 3개의 흰자, 양파 1/4, 오일, 소금 약간, 후추 약간.

만드는 법
1. 달걀은 흰자만 풀어 놓고 양파는 잘게 썬다.(잘게 썬 피망이나 당근을 같이 넣기도)
2. 팬에 오일을 두르고 양파를 넣어 갈색이 나도록 많이 볶아준다.
3. 볶고 있던 양파에 흰자를 넣어, 흰자가 익기 전에 재빨리 볶은 후 소금과 후추를 넣는다.
4. 부침개처럼 모양이 생기고, 한 면이 익으면 뒤집어 다른 한 면을 익혀준다.

*달걀의 효능
저 열량 고단백 식품인 달걀에는 두뇌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을 생산하는 작용이 있어 학습능력개선에 도움을 준다. 또한 탄수화물 대사를 돕는 비타민 B가 함유되어 있어 춘곤증에 좋고 뇌졸중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칼슘과 철분, 미네랄, 비타민D가 풍부하여 뼈 건강에도 좋은 식품이다. 그러나 계란 노른자에 콜레스테롤이 들어있어 과식은 삼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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