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참 쉽지요] 한겨울 아삭아삭 ‘총각김치’

그새 입동을 알렸다. 가을 가을 입에 달고 산 것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비가 조금씩 내리고 나면서 외투는 조금 더 두꺼워졌다.

추운 한겨울 김장철이 오기 전에 빼놓지 않고 담그는 김치가 있다. 총각무로 담근 총각김치다. 남쪽 지방에서 만들어 먹기 시작한 총각김치는 중국소무의 대표적 품종으로 재배 기간이 세달 정도로 짧다.

총각김치의 ‘총각’이란 말이 참 재미있다. 오늘날 결혼하지 않은 남자를 일컫는 ‘총각’이란 말을 왜 김치 앞에 붙여놨을까?

총각무의 총각(總角)에서 總(총)은 ‘묶다, 거느리다’라는 뜻이고, 角(각)은 ‘뿔, 두발’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무청(무의 잎과 잎줄기)의 생김새가 총각의 땋은 머리와 비슷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총각’이란 단어는 오랜 기간 ‘머리를 땋아서 묶는 일’이라는 의미로만 쓰였다. 그러다 ‘머리를 땋아서 묶고 있는 남자’가 되고, ‘상투를 틀지 않고 머리를 땋아서 묶은 결혼하지 않은 성년 남자’가 된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의미가 변화되면서 ‘머리를 땋고 있는 남자’가 ‘혼인 전의 성인남자’가 되어버렸다. 관례를 치르지 않은 머리 땋은 남자가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의미 변화가 된 것이다.

알타리무나 달랑무 등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총각무’가 표준어이다.

총각무는 그 효능도 뛰어나다. 무는 특유의 전분 분해 효소가 있어 소화를 잘 되게 하고, 열을 내려준다. 또한 식물성 섬유소가 장내의 노폐물을 배출시켜 변비 예방에도 좋을 뿐더러 혈압을 낮춰주는 작용을 하여 고혈압 환자에게도 좋다.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의 효능 면에서도 제격이다.

무청을 말려두면 한겨울에도 맛있는 시래기나물로 해먹을 수 있어 좋고 비타민C가 풍부하여 예로부터 겨울철 비타민 공급원으로 으뜸인 식품이었다.

오늘은 총각김치를 소개하며 입동을 맞이하고자 한다.

재료: 총각무 한 단, 쪽파 한 줌, 굵은 소금 한 컵
양념: 고춧가루 3컵, 찹쌀풀 2컵, 진하게 우려낸 멸치육수 약간, 새우젓 반 컵, 마늘 반 컵, 생강 약간, 까나리액젓 반 컵, 배 반 개, 설탕 3T

만드는 법
1. 총각무를 깨끗이 씻어 지저분한 부분은 떼거나 제거하여 소금을 무 위주로 많이 뿌려주고 무청부분은 살짝만 뿌린다.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재우기)
2. 찹쌀가루에 물을 조금 섞어 되직하게 찹쌀풀을 만들어 식힌다.
3. 멸치육수를 만들어 식혀 놓는다. (북어대가리나 양파를 같이 넣어 육수를 내어도 좋음)
4. 양념을 만들어 자른 쪽파, 총각무와 골고루 섞는다.

식혀야 할 것은 먼저 해 두는 것이 좋아요. 멸치육수와 찹쌀풀을 만들어 놓아 식혀 놓습니다.
싱싱한 총각무를 깨끗이 씻어 주세요. 무의 앞부분(둥근부분)이 울퉁불퉁 못생긴 것이 좋답니다.
큰 것은 4등분 또는 2등분하고 지저분한 것은 칼로 도려냅니다. (특히 무청과 무 사이사이에 있는 때!!^^)
소금에 절여진 모습이네요. 바로 똑 하고 부러지지 않을 정도로만 절이면 돼요. 절이고 찬물로 씻어주세요.
쪽파는 대~충 새끼손가락 길이 정도로 썰어요. 없으면 넣지 마세요.
양념을 만들어 놓고. (김장철도 아니니 새우젓이나 까나리액젓 없는 집이 많은 데 둘 중 하나는 꼭 사서 넣으세요. 젓갈은 필수!)
양념과 총각무, 쪽파를 골고루 섞어 줍니다.

*참고하세요

많은 김치 장인들이?각자의 노하우로 깊은 맛을 내는 여러 재료들을 사용하여 아주 맛깔 난 김치를 만들어 내시는데요, 저는 [요리 참 쉽지요]의 집필자로서 김치를 밑반찬처럼 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저 깨끗이만 씻어준 총각무에 소금 팍팍 넣어 절였다 싶으면 씻어 내어 고춧가루 뿌려주고 젓갈 하나, 다진 마늘이면 일단 김치는 만들어진거라 생각해요. 그 이상의 양념들은 더욱 맛있고 깊은 맛을 내도록 하며 오랜 저장이 가능하고 맛있게 익히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요. 따라서, 김치 만드는 것을 ‘일’이라 생각하시는 많은 분들~ 쉽고도 맛도 곧잘 나는 방법으로 다가가 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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