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의 웰빙 100세] 금연보조치료제 보험 적용해야

건강수명을 축내는 최대 주범은 나쁜 식습관, 그리고 술과 담배다. 즉 음주로 인하여 약 11.1개월, 흡연 때문에 약 9.4개월의 건강수명이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금연(禁煙)과 절주(節酒)를 실천하면 약 20.5개월의 건강수명이 연장된다.

술은 인류와 더불어 발생했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박카스신이 포도주를 만들었다고 하며, 구약성서에는 노아가 스스로 만든 포도주를 마시고 만취되어 잠들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약 3000년전부터 술이 있었다고 하며, 막걸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술이다.

모든 술은 제각기 그 나라의 풍토와 민속을 담고 있으므로 민족성과 기후풍토 등 자연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양상으로 발달했다. 술의 기원이 오랜 것과 같이 금주운동 역사도 오래되었다. 약 4200년전 세계 최고의 함무라비법전에 금주가 들어있다.

술은 적당히 마시면 우리 몸에 약이 되지만, 지나치게 마시면 몸에 독이 된다. 술로 인하여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인체 기관은 체내에 들어온 알코올을 분해하여 처리하는 간이다.

술을 마시면 술에 들어 있는 알코올이 ADH 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되며, 아세트알데히드는 미토콘드리아 안에 있는 ALDH 효소에 의해 초산으로 분해되고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어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일반적으로 알코올의 분해속도는 체중 1kg당 1시간에 0.1g 정도의 알코올이 분해된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마신 알코올 양과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와 대사되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술에는 열량(에너지) 이외의 영양소는 거의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빈껍데기 칼로리(empty calory)’라고 부른다. 알코올은 소화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위와 소장(小腸)에 빠르게 흡수된다. 술을 마실 때 음식을 함께 먹으면 알코올 흡수 속도는 떨어지며, 당분이 많이 함유된 탄산음료와 함께 마시면 흡수 속도가 더 빨라진다.

음주 후 나타나는 증상에는 갈증, 두통, 위장 장애, 설사 등이 있다. 과음을 하면 알코올의 독성이 간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간세포를 파괴하고,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이 되기도 한다.

숙취로 업무에 지장을 받지 않으려면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50g을 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알코올 50g은 맥주(500cc) 2잔, 막걸리(760ml) 1병, 소주(360ml) 2/3병, 위스키 3잔에 각각 해당한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는 3잔만 마셔도 1일 알코올 적정 섭취량을 넘어설 수 있다. 적당한 음주량은 술을 마시는 사람의 성별, 체질, 나이, 술의 종류 등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하루 2잔, 여성은 1잔이 적당하다고 본다.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 방미(訪美) 시 일어난 ‘윤창중 대변인 사건’을 계기로 한국인의 잘못된 음주 습성과 빗나간 성 의식에 대한 성찰과 커다란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즉 술에 관대한 한국 문화를 시정하여야 한다. 우리 사회의 과음에 대한 개념은 단지 순간적 술 취함으로 이성을 잃었다고 판단하며, 다음날이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정도로 넘기고 있다.

청와대는 ‘윤창중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6월27~30일)을 앞두고 기강 확립에 나선 바 있다. 방중 수행단에 배포된 지침서엔 수행원의 단독 행동과 각종 풍속 업소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음주와 관련하여 “업무가 없을 때 ‘맥주 한 잔’을 하더라도 미리 본부에 일행과 행선지, 복귀 시각을 알려야 한다”는 지침이 전달됐다. 사실상 금주령인 셈이다.

한국인의 알코올 중독률, 즉 18세 이상 성인 중 알코올 의존ㆍ남용자 비율은 6.76%(WHO 2010년 자료)로 세계 평균 3.6%의 1.8배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저렴하게 소주와 같은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구입하여 마실 수 있기 때문에 알코올 중독자가 많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알코올중독자 등을 제외하고 음주 관련 정책이 거의 전무하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술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술 판매, 주류 마켓팅에 대한 규제 등 구체적인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 주폭(酒暴)에 대한 상담과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해야 하며, 관련 프로그램을 집행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이 시급한 과제이다. 알코올 예방 및 치료 상담제도 확립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료에 의하면, 현재 흡연으로 매년 600만명이 생명을 잃고 있으며 사망자는 계속 증가하여 2030년엔 8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OECD 흡연율 통계(15세 이상 성인 남성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 흡연율(2010년)은 40.8%로 OECD 34개국 중 최고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흡연율은 최고, 금연정책은 최하위’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담배를 피울 때 생기는 연기 속에는 4700여 종의 유해물질이 들어 있으며, 이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타르,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이다. 우리가 흔히 ‘담뱃진’이라고 부르는 타르 속에는 2000여종의 독성 화학 물질이 들어 있고, 그중에는 20여 종류의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니코틴은 마약과 같이 강력한 습관성 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에 흡연자는 30~40분에 담배를 한 대씩 피우게 된다. 니코틴은 말초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을 한다. 흡연할 때 나오는 일산화탄소로 인하여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져 만성 저산소증 현상이 일어난다.

현재 발생하는 암 중 30~40%는 흡연으로 인하여 생긴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폐암은 80~90%가 흡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배를 하루 1갑씩 피우면 폐암 발병률이 약 20배, 2갑 이상을 피우면 최고 64배까지 증가한다. 흡연은 폐암 이외에도 구강암, 후두암, 식도암, 췌장암, 신장암, 방광암, 자궁암 등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60~70% 더 크다. 지속적인 흡연은 호흡기능을 약화시키며, 폐포벽의 신축성을 떨어뜨려 만성폐쇄성 폐질환을 유발한다. 흡연자는 대부분 치주조직이 약화되어 치주염을 앓으며, 소화기계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쳐 궤양을 일으킨다.

담배를 끊기 위해 어떤 특별한 날을 잡아 금연 시작일로 정하고 단숨에 끊도록 한다. 담배를 반드시 끊겠다는 각오와 의지도 중요하지만 금연하는 목표를 분명히 해야 담배 유혹에 흔들림이 적다.

흡연 욕구가 생길 때 잘 참는 것이 비결 아닌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즉 흡연 욕구는 3분만 참으면 많이 사라진다. 흡연 욕구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술자리에서 담배를 찾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능하면 술자리를 피해야 한다. 알코올은 자제력을 없애고 결심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흡연 욕구가 생길 때 대처법으로 ㅿ천천히 크게 심호흡을 한다, ㅿ물을 1~2컵 마신다, ㅿ밖으로 나가서 활기차게 걷는다, ㅿ근육이완 체조를 한다, ㅿ당근, 오이, 미역, 다시마 줄기, 무가당 껌 등을 씹는다, ㅿ샤워나 목욕을 한다, ㅿ좋아하는 취미에 몰두한다, ㅿ금연하는 이유와 목적을 기록한 노트를 꺼내 읽는다, ㅿ“나는 금연할 수 있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혹은 스스로에게 말한다 등이 있다.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선택하여 실시하도록 한다.

우리나라는 흡연에 대한 진료 행위를 보험 급여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금연 치료’에 대한 지원이 전무에 가깝다. 이에 금연 진료와 처방을 하는 의사도 진료 행위에 대한 보험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 금연 치료 지원은 장기적으로 담배 때문에 생기는 질병에 들어가는 보험 재정을 줄일 수 있다.

흡연자들이 금연 결심을 하고 금연 치료 보조제를 찾는 이유는 비교적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즉 제약업체들에 따르면, 금연 치료 보조제를 복용할 경우 금연 성공률은 30~60% 정도이지만, 의지만으로 금연 시도를 했을 때 성공률(3~5%)이나 니코틴 패치, 껌 등을 통한 금연 성공률(15~20%)보다는 효과가 좋은 셈이다.

금연 보조 치료제 한 알에 1800원 정도이며 매일 1~2알씩 먹어야 한다. 금연 보조제 3개월분 약값이 30만원 정도이므로 서민에겐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이에 비급여인 금연 치료를 급여 항목으로 바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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