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100세] 물만 잘 마셔도 건강하게 장수한다
매년 3월22일은 국제연합(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이다. 특히 올해는 UN이 지정한 ‘세계 물의 해(International Year of Water Cooperation)’다. 세계 물의 날은 1992년 유엔총회가 선포한 뒤 1993년 제1회 ‘세계 물의 날’ 이후 현재까지 세계 각국에서 물 문제와 관련된 행사를 열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월 스위스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에서 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물 낭비의 심각성을 피력했다. 생명의 근원인 물을 낭비하는 것은 인류의 가장 큰 재앙 중 하나다. 우리나라도 ‘물 부족 국가’이므로 물 낭비를 근본적으로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요즘 심각한 물의 오염으로 인간과 생태계 전체가 위협을 받고 있다. 수질오염이나 수자원 관리 미흡으로 세계 인구 5명 중 1명이 비위생적인 물을 마시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오염된 식수로 매년 350만명이 사망하고 있다. 이에 세계 물의 날 행사를 통해 수자원 보존과 식수 공급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제 사회의 참여와 협력을 증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UN가입 국가들과 물 관련활동을 하는 NGO들은 이 날 세계적인 물 문제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거행한다. 또한 1997년부터 3년마다 세계 물 위원회(World Water Council)는 세계 물의 날 주간(週間)에 수천 명이 참가하는 세계 물 포럼을 개최한다.
지구상의 물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현재 두 가지 학설이 제기되고 있다. 첫 번째 학설은 40억년 전 화산 폭발이 끊임없이 일어나 마그마 분출이 계속되었다. 마그마가 식으면서 수증기가 나와 구름이 되었고 엄청난 비를 쏟아 부었다. 땅 위로 내린 어마어마한 양의 빗물이 모여 강, 호수, 바다를 이루었다는 설이다.
한편, 1986년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루이스 프랭크 박사는 물이 우주에서 지구로 흘어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즉, 유성(流星, 별똥별)들은 대부분 얼음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1년에 약 1000만개의 별똥별이 지구로 떨어진다. 지구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떨어진 유성의 얼음덩어리들이 녹아서 강과 호수, 바다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프랭크 박사의 가설이 신빙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우리나라의 연간 강수량은 약 1270mm로 세계 평균치인 973mm보다 1.3배 가량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인구밀도가 높은 편이라 ‘1인당 연간 강수량’은 세계 평균 2만6871톤의 10분의 1 수준인 2705톤 정도다. ‘물 부족(Water Poverty) 국가’인 우리나라의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335리터, 영국의 2배가 넘고 일본 보다도 많이 사용한다. OECD는 한국이 심각한 ‘물 스트레스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BC 6세기에 활동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Thales)는 “물이 만물(萬物)의 근원”이라고 주장했다. 즉 만물에 있어서 물이 가장 근본이 되는 물질이라고 생각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을 저술한 허준(許浚, 1546?1615)은 “사람에 따라서 체력과 건강 또는 수명이 다른 가장 중요한 원인은 마시는 물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물은 생명을 잉태하는 어머니인 동시에 생명의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몸의 60~70%가 물로 구성되어 사람을 ‘물기둥’이라 할 수 있으며, 생명의 탄생, 유지, 사멸(死滅)에 이르기까지 물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이에 물은 건강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따라서 인간은 체내 수분의 15%만 잃어도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성인의 경우, 하루에 소변으로 1.5리터, 대변으로 0.1리터, 땀으로 0.6리터, 호흡으로 0.3리터 등 약 2.5리터 이상의 수분이 체외로 배설된다. 한편 수분 섭취량은 음식섭취를 통하여 1리터, 마시는 물로 1.2리터, 체내에서 대사활동이 행해질 때 생기는 수분이 0.3리터 정도이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은 신체를 순환하면서 세포의 형태를 유지하고, 대사작용(代謝作用)을 높이며 혈액과 조직액의 순환을 원활케 한다. 또한 영양소를 용해, 흡수, 운반해서 필요한 세포에 공급해 준다. 체내의 열을 발산시켜 체온조절을 함으로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물을 충분히 마셔서 세포 내 수분량이 알맞게 유지되면 세포 저항력이 높아져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 등의 침입이 억제된다. 또 몸 안 유해물질의 배출이 원활해져 체내에서 불필요한 노폐물을 체외로 배설한다. 이에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은 각종 성인병(생활습관병)과 세포의 노화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물을 일정한 시간에 마시면 몸에 미치는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아침에 기상하여 물 한 컵(200cc)을 마시면 인체 내부 기관을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되며, 취침 전에 물 한 컵을 마시면 뇌졸중이나 심장마비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물을 식사 30분 전에 1컵, 식사 후에 1컵을 마시면 음식물 소화 흡수에 도움이 된다.
장시간 비행기를 탄 여행객 가운데 혈전증으로 돌연사를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혈전증은 다리 정맥에서 생긴 혈전(피딱지)이 정맥을 타고 심장으로 올라와 폐로 이동하면서 폐동맥을 막아 생기는 응급질환이다. 혈전증을 예방하려면 물을 충분히 마셔 혈액을 묽게 하여야 하며, 최소한 1시간 간격으로 비행기 좌석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영국의 프리스틀리는 1771년 물의 화학적 조성을 처음 알아내어 수소와 산소가 혼합된 통 속에서 전기 스파크를 일으키면 물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후 영국의 카벤디시가 정교한 실험을 통해서 산소와 수소가 1:2의 부피 비(比)로 혼합되어서 물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2개의 수소(H)와 1개의 산소(O) 원자(原子)가 결합되어 있는 물 분자는 체내에서 물 분자끼리 연계된 모양에 따라 6각수(角水), 5각수 등으로 나뉜다. 이중 정상세포에게 이로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6각수이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5개로 구성된 사슬모양이나 5각형 고리모양을 이루고 있으며, 온도가 내려갈수록 6각형 고리모양이 많아진다.
6각수는 열용량이 크고 DNA, RNA 등이 생체분자들과 잘 어울려 생명기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같은 구조화된 물은 과일 속에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물을 차게 냉각시켜도 많이 생겨난다. 물은 자기구조를 상당기간 기억하는 응력이 있기 때문에 차게 해서 마신 6각수는 몸속으로 들어간다 해서 즉시 5각수나 사슬수로 변하지는 않는다. 물이 냉각될수록 6각형 분자결합이 많이 생기므로 가능한 한 냉장고에 보관하여 차게 마시는 것이 좋다.
물은 단물(경도 0~75), 약간 센물, 센물, 아주 센물(경도 300 이상) 등으로 구분한다. 우리나라의 생수는 단물이나 약간 센물이 대부분이다. 이에 비해 유럽 지역의 생수는 센물이나 아주 센물이다. 맛으로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생수가 유럽 생수보다 훨씬 좋다.
의학적으로 ‘좋은 물’이란 인체에 해로운 병원균이 없고 깨끗한 물을 말한다. 즉, 몸 안에서 수분으로서 기능을 다하면 되므로 수돗물과 생수 간에는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또한 의학계에서는 물에 든 무기질은 극소량이기 때문에 미네랄의 기능도 크지 않다고 본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권장하는 ‘물 건강 7계명’은 다음과 같다. (1)하루에 물 7~8컵 이상을 마신다 (2)가능한 한 냉장고에 넣어 섭씨 10도 이하로 차게 마신다 (3)마시는 물은 알칼리수, 씻는 물은 약산성수가 좋다 (4)받아놓은 물은 밀폐해서 24시간 안에 마신다 (5)미네랄이 함유된 물은 가능한 끓이지 말고 생수로 마신다 (6)음주 후엔 반드시 2컵 이상의 물을 마신다 (7)물은 천천히 마신다.
고대 중국의 사상가로 도교(道敎)의 시조로 일컬어지고 있는 노자(老子)는 “강한 인간이 되고 싶다면 물과 같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물은 장애물이 없으면 흐른다. 또 물은 네모꼴 그릇에 담으면 네모꼴이 되고, 둥근 그릇에 담으면 둥글게 된다. 이와 같이 물은 겸양을 지녔으므로 무엇보다도 가장 필요하고, 또한 힘이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