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100세] 비타민 C 적정 섭취량은?

비타민 C는 6개의 탄소로 이루어진 락톤이며 인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포유류에서는 포도당으로부터 체내 생성이 가능하다. 의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물은 70kg 기준으로 비타민 C를 5000~6000mg, 많게는 1만~1만5000mg까지 체내에서 만든다.

사람은 비타민 C를 체내 합성으로 만들지 못하므로 식품으로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 C는 간세포에서 포도당이 몇 단계 변화해 생성되는데 그 마지막 단계를 주도하는 효소 하나가 돌연변이로 기능을 잃어 비타민 C의 합성이 불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비타민 C 결핍증에 대해 처음으로 기술된 것은 18세기 무렵이지만 그 이전부터 있었다. 비타민 C가 결핍되면 괴혈병에 걸려 신체가 허약해지고 피부에 점상출혈이나 반상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잇몸출혈과 골막하출혈 등이 나타나고, 어린이의 경우 뼈의 발육에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심지어 비타민 C 결핍을 방치하면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18세기 영국 해군 역사책에 따르면 영국 해군이 아프리카를 항해하던 중 젊은 병사들이 매일 식사를 제대로 하는데도 불구하고 항해를 시작한 지 수 개월 만에 사망하는 병사들이 생겼다. 제임스 린드 군의관이 아프리카 인근의 섬에서 원주민들이 죽어 가는 병사들에게 레몬즙을 먹게 하는 것을 봤다. 그랬더니 1주일 만에 틀림없이 죽어야 할 병사들이 살아난 것을 보고 병사들이 죽어 간 이유가 ‘싱싱한 과일이나 채소를 먹지 못해서’라는 것을 알았다. 그 후 ‘국제해운법’에 ‘출항하는 배 안에 레몬 상자를 반드시 실어야 한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비타민 C는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 항산화제 기능 외에도 비타민 C는 인체 내에서 여덟 가지 효소반응의 조효소 역할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콜라겐을 합성하는 데 조효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체내에서 아드레날린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합성하는 데, 만성피로의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카르니틴 대사에서도 비타민 C가 조효소로 작용한다. 또 신경전달물질의 합성, 철의 흡수, 면역기능, 상처회복, 콜레스테롤을 담즙산으로 전환시키는데도 관여한다.

비타민 C의 효과에 관한 연구에는 노인성 백내장 발생 30~40% 감소, 흡연에 따른 비타민 E 손실을 막아 폐암 예방, 간접흡연의 패해 차단, 심장병 발생 위험 감소, 말기 암환자의 삶의 질 향상, 임신한 여성의 조산 예방, 철분 흡수를 도와 빈혈 예방, 지방을 분해할 때 나오는 독소 물질 중화 등 다양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과학자 라이너스 폴링(Linus C. Pauling) 박사는 하루에 비타민 C를 1000mg 이상 먹은 사람의 45%가 감기에 덜 걸린다는 내용을 담은 책을 1970년에 발간하였다. 또한 폴링 박사는 하루 1만mg의 비타민 C를 복용한 말기암 환자 100명의 수명이 비교 그룹에 비해 3~4배 연장됐다고 1976년에 발표했다.

폴링 박사는 그의 저서에서 비타민 C를 하루에 1만2000mg을 먹는데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4만mg까지도 먹는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도 1정에 1000mg인 고용량 비타민 C를 식사 때마다 2정씩, 하루 6정(6000mg)을 먹는 ‘비타민 C 마니아’들도 있다.

그의 책은 세계적으로 큰 반응을 일으켜 그가 주장한 이론을 확인하는 임상실험이 여러 의료기관에서 진행됐다. 그 결과 비타민 C를 다량 복용하면 감기에 덜 걸린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일부 실험에서 감기 증상이 조금 가볍게 지나가는 경향이 있는 것처럼 나타났다. 한편 암 환자관련 연구에 대하여 미국 국립암센터(NCI)는 이 연구에서 환자를 선정하는 방법 자체가 틀렸으므로 의미가 없다고 확인했다.

비타민 C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섭취량을 매일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를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하루 비타민 C 권장량은 70~100mg이며, 우리나라에서도 하루 100mg(성인 기준)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미국 국립보건원(NIH)을 중심으로 비타민 C 적정 복용량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며 새로운 적정량을 100~200mg으로 정하고 최대 2000mg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미국 보스톤대학교 의대 최현규 교수(류머티즘 전공) 연구팀이 20년간 남성 4만7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타민 C를 하루 1.5g만 먹으면 통풍 발병률을 45%까지 줄일 수 있다고 내과의학기록(Archives of Internal Medicine, 2009)에 발표했다. 통풍이란 혈액 속에 요산 수치가 높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어 형성된 요산 결정체가 우리 몸의 여러 조직에 침착하여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대사성 질환이다.

연구기간 동안 통풍에 걸린 남성은 1300여명으로 음식이나 비타민 보충제 복용을 통한 비타민 C 섭취량이 1일 평균 250mg 이하인 사람에 비해 500~999mg인 사람의 통풍 발병률은 17% 더 낮았다. 1000~1499mg인 사람은 34%, 1500mg(1.5g) 이상인 사람은 45%나 낮았다. 이는 하루 비타민 C 섭취량이 500mg 증가할 때마다 통풍 발병률은 17%씩 떨어진 셈이다.

연구팀은 비타민 C가 통풍의 원인이 되는 요산의 수치를 낮춰주며, 또한 신장에서 요산 재흡수에도 영향을 주어 신장 기능을 활성화시켜 염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미국 터프대학 영양연구소 터커(Katherine L. Tucker) 박사팀은 평균 연령 75세 남성 213명과 여성 393명을 대상으로 4년간 비타민 C 섭취량과 골밀도를 조사한 결과 건강보조식품이나 음식을 통해 비타민 C를 하루 314mg씩 섭취한 남성 노인은 뼈 손실이 없었지만, 하루 106mg씩 섭취한 노인들은 5.6% 뼈 손실을 보였다고 보고하였다. 여성은 비타민 C 섭취량과 뼈 손실의 관계가 잘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비타민 C가 남성 노인의 뼈 손실을 줄이는 이유는 뼈에 있는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기 때문이며, 여성에게 효과가 적은 이유는?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골밀도 손실을 줄이기 위해 칼슘과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타민 C도 중요하므로 과일과 채소, 건강보조식품 등을 통하여 충분히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남성 노인이 비타민 C를 하루에 300mg이상 충분히 섭취하면 뼈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비타민 C는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 즉 비타민 C는 핵산에 직접 작용해 바이러스 활동을 약화시키고, 증식을 억제한다. 따라서 콧물이 비치고, 목이 칼칼하거나 미열이 있을 때 비타민 C를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비타민 C와 해열 및 진통, 또는 항히스타민을 합방한 감기약이 판매되고 있다.

비타민 C 복용의 3대 원칙은 공복에는 먹지 않으며, 식사 중 혹은 식사 직후에 먹으며, 하루 여러 번에 걸쳐 나눠 먹도록 한다. 즉, 비타민 C의 활성을 지닌 물질인 아스코르브산이 있으므로 공복에 먹으면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위장 출혈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식사 중 혹은 식사 직후에 먹는 것이 좋다. 또한 비타민 C는 물에 잘 녹는 수용성 비타민이므로 6시간이 지나면 몸에서 모두 빠져나가기 때문에 한번에 많이 먹기보다는 하루 3회 이상 나눠 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은 비타민 C 권장 섭취량인 하루 100mg(성인 기준)보다 좀 더 먹는 것은 도움이 되겠지만, 1일 상한 섭취량인 2000mg(성인)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서서히 복용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한편 한국인의 하루 평균 비타민 C 섭취량이 175mg 정도이므로 굳이 약으로 비타민 C를 섭취하기보다는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타민 C가 풍부한 채소에는 고춧잎(100g 당 81mg 함유), 풋고추(72mg), 열무(44mg), 부추(37mg), 양배추(36mg), 감자(36mg), 고구마(25mg), 양파(8mg) 등이 있으며, 과일은 딸기(100g 당 82mg 함유), 레몬(70mg), 오렌지(43mg), 귤(39mg), 키위(27mg), 사과(4mg)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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