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100세] 뇌졸중으로 별세한 ‘철의 여인’

뇌졸중과 재활운동

‘철의 여인(Iron Lady)’ 또는 ‘매기(Maggie)’란 애칭으로 불린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 전 영국 총리가 뇌졸중 투병 중 향년 87세를 일기로 지난 4월8일 별세했다. 1979년 영국 역사상 첫 여성 총리에 당선된 후 총리직 3번 연임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1990년 11월까지 11년 6개월에 걸쳐 영국을 이끌었다.

대처는 1925년 잉글랜드 중부 소도시 그랜섬에서 잡화상의 둘째 딸로 태어났으며, 옥스퍼드대학에서 화학과 법학을 전공했다. 영국에서 대처는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1874?1965) 이후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꼽힌다. 대처 전 총리는 2002년 3월 뇌졸중 진단을 받고 투병해 왔으며, 그동안 몇 차례 경미한 뇌졸중이 발생했으며 4월 8일 아침 발생한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대처 전 총리와 동갑인 김종필 전 국무총리도 뇌졸중으로 투병 중이다.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2008년 12월 뇌졸중 발병 후 거의 칩거하다시피 해온 김 전 국무총리가 4년3개월 만에 바깥나들이를 하면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KBS교향악단 주최 ‘사운드 오브 우드(Sound of Wood)’ 콘서트(4월 5일)를 관람했다고 한다. 이날 휠체어를 타고 온 김 전 총리는 공연장 맨 뒷자리에서 공연을 지켜봤다.

김종필 전 총리는 뇌졸중 치료를 받은 후 그동안 서울 청구동 자택으로 찾아오는 인사들과 만나거나, 가족들과 시내 호텔에서 식사를 한 적은 있지만, 일반 대중이 모인 공개 행사에 모습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김 전 총리는 요즘도 하루에 2?3시간 정도 재활운동을 한다고 한다.

한방에서 ‘중풍(中風)’이라 부르는 뇌졸중(stroke)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발병하며, 뇌혈관이 막히면 뇌경색, 혈관이 터지면 뇌출혈이라고 한다. 뇌졸중은 증상이 거의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면 신체 마비, 언어 장애가 생기고 심하면 사망한다. 우리나라 뇌졸중 환자는 2005년 44만 명에서 2012년 53만 명으로 18.5% 증가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신철 교수팀이 50?79세 남녀 7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65세 이상이면서 수면 중 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뇌졸중 위험도가 최대 4.7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유럽수면연구회 학회지(Journal of Sleep Research, 2013년 4월)에 실렸다.

수면무호흡증이란 수면 중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무호흡이 한 시간에 5회 이상 발생하는 질환이다. 수면무호흡이 일어나는 동안에는 대뇌 동맥의 혈류 및 산소 공급이 줄어든다. 수면무호흡이 일정시간 이상 지속되면 혈전이 생겨 뇌경색, 뇌출혈, 뇌동맥경화 등으로 이어진다. 이에 고령,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과음, 흡연 등 뇌졸중 위험요인과 함께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은 주의하여야 한다.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 뇌졸중의 발병 가능성을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자가진단표’를 일본공중보건센터(JPHC)가 일본 국립암센터, 후지타공중보건대학 등 연구팀과 함께 개발하였다. 이 진단표는 미국심장협회(AHA) 뇌졸중학회지(2013년 2월)에도 실렸다.

자가진단표는 1993년부터 2007년까지 40?69세 일본인 1만5672명을 추적조사하여 만든 것으로, 본인이 10년 안에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얼마나 높은지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자가진단표 항목은 나이, 성별, 흡연, 체질량지수(BMI), 혈압, 당뇨병 등 뇌졸중의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는 7가지에 관한 것이다. 자가진단은 각 항목별로 자신에 해당하는 점수를 계산해 발병 확률을 확인한다.

일본공중보건센터가 개발한 10년 내 뇌졸중 발병 확률 자가진단표 항목 내용과 점수 계산 및 발병 확률 확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점수 계산 및 발병 확률 확인 방법>
(1)각 항목별로 각자 해당되는 점수를 매긴다.
(2)점수를 모두 합한다.
(3)합계점수에 해당하는 발병위험도를 확인한다.

<항목/상태/점수>
나이: 40?44세(0점), 45?49세(5), 50?54(6), 55?59(12), 60?64(16), 65?69(19).
성별: 남성(6점), 여성(0).
현재 흡연 여부: 금연자(0점), 남성흡연자(4), 여성흡연자(8).
체질량지수(BMI): 25 미만(0점), 25?29(2), 30이상(3).
혈압(혈압약을 먹을 때): 수축기/이완기 혈압 120/80 미만(10점), 120?129/80?84(10), 130?139/85?89(10), 140?159/90?99(11), 160?179/100?109(11), 180 이상/110 이상(15).
혈압(혈압약을 먹지 않을 때): 120/80 미만(0점), 120?129/80?84(3), 130?139/85?89(6), 140?159/90?99(8), 160?179/100?109(11), 180 이상/110 이상(13).
당뇨병: 당뇨병이 없다(0점), 당뇨병이 있다(7).

<합계점수/뇌졸중 발병 위험>
10점 이하(1% 미만), 11?17점(1?2% 미만), 18?22점(2?3% 미만), 23?25점(3?4% 미만), 26?27점(4?5% 미만), 28?29점(5?6% 미만), 30점(6?7% 미만), 31?32점(7?8% 미만), 33점(8?9% 미만), 34점(9?10% 미만), 35?36점(10?12% 미만), 37?39점(12?15% 미만), 40?42점(15?20% 미만), 43점 이상(20% 이상).

당신의 합계 점수는 몇 점이며, 발병 위험은 몇 %인가? 자가진단 결과 10년 내 뇌졸중 발병 위험이 10% 이상이면 병원에서 진찰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병 위험이 9%이하에 해당하면 생활습관을 개선하여야 한다. 즉 금연, 절주, 일주일에 3?5일 매회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하는 규칙적인 운동, 과식과 편식을 피하고 균형 잡힌 식생활 등을 실천하여야 한다.

담배를 피우면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에 비해 2?3배 높으므로 금연하여야 한다. 체질량지수가 높은 뚱뚱한 사람은 혈중 콜레스테롤이 많아져 혈관이 막힐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요법으로 체중을 줄여 적정체중을 유지하여야 한다. 장기간 술을 마시면 동맥경화가 생기기 쉬우므로 금주 또는 하루 한두잔 정도로 절주를 하여야 한다. 고혈압 환자와 당뇨병 환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영국 워릭 의과대학, 임피어리얼 대학의 공동연구진이 총12만8000명이 대상이 된 33건의 관련 연구보고서를 종합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칼륨(potassium, K)을 많이 섭취하면 뇌졸중 위험이 낮아진다고 영국 BBC 뉴스 인터넷판이 4월 5일 보도했다.

성인이 칼륨 섭취량을 하루 3?4g 늘이면 혈압이 떨어지면서 뇌졸중 위험이 24% 낮아진다고 연구진이 밝혔다. 칼륨은 거의 모든 식품에 들어 있으며, 채소류와 과일류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바나나, 고추잎, 상추, 콩, 아몬드, 오렌지, 토마토 등이 칼륨의 주요 급원이다.

한편 영국 울프슨 예방의학연구소는 총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34건의 임상실험 보고서를 종합 분석한 결과 소금(나트륨, Na) 섭취량을 4주 이상 조금 줄이기만 해도 혈압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심혈관전문의 그레이엄 맥그리거 박사가 밝혔다.

영국 보건당국은 영국인의 하루 소금 섭취량을 평균 9.5g에서 6g까지 줄이도록 당부하고 있다. 맥그리거 박사는 소금 섭취를 3g까지 줄이면 혈압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은 미국에서 과체중이나 비만인 직원들로 인한 회사의 경제적 손실이 연 1530억달러(약 17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 19개 시군에서 살 빼고 금연하면 포상금을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하남보건소의 경우, 고혈압 환자 가운데 건강개선 프로그램을 신청한 사람은 살빼기와 음식 조절 등을 주제로 2시간씩 2번에 걸쳐 이론교육을 받는다. 뚱뚱한 사람이 살을 빼면 3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고,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는 6개월간 금연하면 3만원짜리 상품권을 받는다.

건강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는 건강증진과 성인병 예방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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