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의 웰빙 100세] 5過(食, 飮, 勞, 慾, 色) 삼가면 건강만점
미국 워싱턴대 건강측정평가연구소(IHME) 크리스토퍼 머레이(Murray) 교수팀이 전 세계 연구진 500여명과 공동으로 국가별 장애보정수명(DALY: Disability-adjusted life year)을 조사한 결과를 최근 연구소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장애보정수명은 70.3세로 나타났다.
즉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79.7세(2010년)이지만 실제로 질병을 앓지 않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기간은 70.3년에 불과하다. 따라서 한국인은 9.4년 동안 각종 질병 등으로 고통을 받으며 시달리다가 사망하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국가 간 건강 수준을 비교하는 지표로 통상 ‘건강수명’이라 부르는 장애보정수명(障碍補正壽命)을 사용한다. ‘장애보정수명’이란 질병에 시달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 즉, 얼마나 오래 무병장수하는지를 따진다. 계산법은 건강에 위해를 끼치는 질병과 생활행태별로 가중치를 부여하여 일정 기간으로 환산한 뒤 전체 기대수명에서 깎아나가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워싱턴대 건강측정평가연구소(IHME)가 발표한 2010년 기준 일본, 중국, 미국 사람들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을 비교하면 일본인 82.6세/73.1세, 중국인 75.7세/67.8세, 미국인 78.2세/67.9세로 나타났다. 이에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는 일본 9.5년, 중국 7.9년, 미국 10.3년으로 나타났으며, 우리나라는 9.4년이다.
질병으로 고통을 받는 삶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본인이나 가족들에게 고역이다. 따라서 건강한 삶을 오랫동안 유지해야 장수의 의미가 있다. 건강한 삶의 질은 무병기간과 사망 나이의 격차를 최대한 줄이는 데서 나온다. 즉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미국 건강측정평가연구원에 지적한 한국인의 건강수명(장애보정수명)을 줄이는 위험 요소들과 건강수명을 깎아 먹는 기간은 다음과 같다.
건전하기 못한 식습관(소금 과다 섭취, 과식, 폭식, 불규칙한 식사 습관 등) 13.4개월/ 음주 11.1개월/ 흡연 9.4개월/ 고혈압 7.1개월/ 고혈당 6.5개월/ 비만 5.5개월/ 운동 부족 5.3개월/ 대기오염 4.4개월/ 직업 스트레스 2.6개월 등이다.
건강수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를 보면 장수 국가인 일본은 고혈압, 중국은 굴뚝산업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 미국은 비만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은 잦은 음주 등으로 인하여 건강수명을 단축시키고 있다. 즉 우리나라에서 술 때문에 줄어드는 기간(11.1개월)은 일본(4개월), 중국(4.3개월), 미국(5.7개월)과 비교하면 2~3배 길다.
세계보건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생애 전반에 걸쳐 건강한 삶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5대 질환에는 우울증ㆍ불안증 등 정신질환, 척추디스크ㆍ관절염 등 근골격계(筋骨格系)질환, 당뇨병, 심혈관 질환, 폐렴ㆍ감기 등 전염성질환 등이다.
지난 20년간(1990~2010년) 한국인 건강수명을 단축시킨 요인들을 비교하면 한국 사회의 급속한 변화를 알 수 있다. 즉 한국인의 건강한 삶에 악영향을 주는 위험 요인으로 새롭게 떠오른 항목에는 자살, 폐암, 당뇨병, 대장암, 치매 등이다.
자살은 20년 전 위험 요인 7위에서 이제는 2위가 됐으며, 폐암은 10위에서 6위로, 당뇨병은 12위에서 9위로, 대장암은 20위에서 10위로, 치매는 39위에서 15위로 뛰어 올랐다. 우리나라 흡연율이 1980년대에 세계 1위였으며, 그 결과 폐암 환자가 급격히 늘었다. 만성적인 ‘보릿고개’가 해결되자 과식, 과도한 육식 등으로 인하여 당뇨병(12위에서 9위), 대장암(20위에서 10위) 등이 늘었다.
한편 위험 요인이 줄어든 부분으로 안전에 대한 의식이 향상되어 교통사고가 2위에서 8위로, 간염 예방 접종으로 간경화가 4위에서 7위로, 선천성 기형이 8위에서 22위로, 결핵은 9위에서 18위로, 익사 사고는 13위에서 24위로 각각 감소했다. 뇌졸중은 위험 요인 1위이지만 절대 숫자는 줄고 있다.
무병장수의 삶을 누리기 위해 어릴 때부터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특히 100세 시대를 맞아 노년기 활동력은 평소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얼마나 하느냐에 달려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증가하고 있는 치매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해야 한다. 우울증과 조울증이 있으면 병원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동맥경화로 인한 심혈관 질환을 줄이기 위해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고염분 식사 등을 피해야 한다. 또한 금연과 절주를 실천해야 한다.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술을 더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동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서상연 교수팀의 조사연구에 따르면 흡연 남성의 14.9%가 일주일에 4회 이상 술을 마신 반면, 비흡연자는 그 비율이 9.1%에 그쳤다.
당뇨병은 복부 비만이 있고 팔과 다리가 가는 ‘거미형 체형’에서 잘 생기므로 비만을 예방하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낙상(落傷)으로 인한 골절은 장기간 병상 생활을 해야 하므로 자세 균형 훈련과 하체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을 통하여 낙상을 예방해야 한다. 폐렴과 독감 예방을 위해 백신을 맞아야 하며,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현대인의 건강관리 수칙인 5過(過食, 過飮, 過勞, 過慾, 過色)를 삼가고, 5正(正食, 正動, 正眠, 正息, 正心)의 생활을 실천하면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
과식은 비만을 초래하고 비만증은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인간은 건강하게 살기 위해 먹는 것이지 먹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다. 적당한 음주(하루 1~2잔)는 건강에 좋다고 해서 ‘약주’라고도 한다. 그러나 과음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손상을 입힌다. 우리 몸은 과로하면 반드시 병이 생긴다. 과로를 계속하면 죽음을 초래하므로 지나치게 몸에 무리를 가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분수를 모르는 과욕은 패망을 부른다. 참된 삶은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므로 욕심을 버리면 모든 갈등과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남자건 여자건 과색하는 사람은 인생을 망치기 쉬우며, 문란한 성행위는 에이즈, 성병 감염의 원인이 된다. 건전한 성생활은 진실한 사랑이 동반되어야 한다.
정식(正食)이란 하루 3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알맞게 먹는 것이다. 짜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며 즐거운 식생활을 해야 한다. 사람이 평생 동안 먹는 음식의 양은 약 25톤에 달한다. 인체는 바로 이 음식물이 지나가는 통로이므로 균형 잡힌 식생활이 건강한 삶의 근원이 된다. 땀이 나고 숨이 찰 정도로 하루에 30~60분간, 일주일에 5일 정도의 운동이 알맞는 정동(正動)이다. 운동은 유산소ㆍ근력ㆍ유연성 운동을 적절히 배합하며 ‘준비운동→본 운동→정리운동’의 과정을 지켜야 한다.
정면(正眠)을 지키기 위해 하루 7~8시간의 쾌적하고 깊은 양질의 수면을 취하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 현대인의 호흡은 얕고 짧은데, 이것을 깊고 길게 해야 한다. 흉식호흡을 복식호흡이 되도록 연습하여 제대로 숨을 쉬는 정식(正息)이 되도록 한다. 항상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정심(正心)이다. 마음속에 분노, 불안, 질투, 강박관념 등 부정적인 감정이 도사리고 있으면 결코 건강할 수 없으므로 용서하고, 감사하고, 낙천적인 태도를 갖도록 한다.
인간이 종교를 갖고 신앙생활을 하면 보다 건전한 일상생활을 하게 되고 사회봉사활동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므로 스트레스를 완화해 주는 힘을 얻게 된다. 또한 희망과 낙관주의가 우리 인간의 면역 체계를 강화시켜 준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건강관리 수칙을 충실히 실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