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100세] 웃음의 건강학
이봉직(1965~) 시인은 국립경주박물관에 전시되어있는 신라시대의 웃는 얼굴 무늬 수막새(막새로 된 수키와)를 보고 동시(童詩) ‘웃는 기와’를 지었다고 한다.
“옛 신라 사람들은 웃는 기와로 집을 짓고 웃는 집에서 살았나 봅니다/ 기와 하나가 처마 밑으로 떨어져 얼굴 한쪽이 금가고 깨졌지만 웃음은 깨지지 않고 나뭇잎 뒤에 숨은 초승달처럼 웃고 있습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한 번 웃어주면 천 년을 가는 그런 웃음을 남기고 싶어 웃는 기와 흉내를 내 봅니다.”
항상 웃는 얼굴, 미소가 예쁜 얼굴은 누구에게나 호감을 준다.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초상화는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1452~1519)의 모나리자(Mona Lisa)이다. 초상화를 관람할 때 모나리자의 눈이나 얼굴 다른 부분을 쳐다보면 ‘모나리자의 미소’가 더욱 뚜렷해진다고 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10승을 기록한 신지애(24) 선수에겐 ‘미소 천사’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멋진 플레이를 하고 나서는 물론이고 엉뚱한 실수를 해도 함박웃음을 머금는다. 그는 “억지로 웃는 건 아니고 잘될 땐 좋아서, 안될 땐 어이없어서 웃는다”고 했다. 신지애의 ‘스마일 페이스’엔 세계 골프팬과 언론도 반했다. 그는 해마다 1억원 넘는 돈을 불우이웃을 위해 내놓아 ‘기부 천사’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웃는 사람은 행복하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즉 웃는 집안에 복이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선물같은 ‘웃음’을 퇴화시키고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웃는 얼굴이 예쁘지 않아 자신있게 환하게 웃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린 아이들은 하루에 평균 400번 정도를 웃는데, 어른이 되면서 하루 6번 정도로 줄어든다. 나이가 들면서 웃음을 잃고 더불어 건강도 잃게 되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웃음은 질병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웃음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웃음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초승달 같은 웃음일 것이다. 이에 예쁘게 올라간 입꼬리를 만들 수 있는 운동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얼굴 근육을 풀어주어야 한다. 근육을 풀어주면 얼굴 표정을 짓는 것이 한결 자유로울 뿐 아니라 잘못 잡힌 근육을 없애는 데도 도움이 된다. 치아를 자연스럽게 문 상태에서 최대한 입꼬리를 들어 올려 웃어본다.
이때? 두 손으로 양 얼굴을 눌러 보면 입 꼬리 높이의 얼굴 양쪽 근육이 단단하게 잡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얼굴 표정은 그대로 유지한 채로 10초간 그 부위를 손으로 문질러 준다. 얼굴 표정을 잠시 풀어준 후 다시 반대 방향으로 문질러 주면 된다.
이 ‘웃는 얼굴 만들기’ 운동법은 얼굴 근육을 계속해서 움직여 ‘미소 근육’을 만들어주는 원리다. 만약 이 운동법이 귀찮다면 ‘아ㆍ에ㆍ이ㆍ오ㆍ우’를 한껏 크게 반복하면, 평소 쓰지 않던 근육까지 당겨주기 때문에 얼굴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평소 웃는 얼굴 근육을 만들어 두면 어느 상황에서도 환하게 웃을 수 있다.
사람이 크게 한번 웃으면 우리 몸의 근육 650여개 중 230여개 근육이 움직인다. 영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홀덴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1분 동안 호탕하게 웃으면 10분 동안 에어로빅이나 혹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미국 밴더빌트대학 연구팀의 발표(유럽 비만국제회의)에 따르면 10~15분 가량 웃을 경우 중간 크기의 초콜릿 한 개에 해당하는 열량을 소모한다. 또한 웃음은 뇌세포를 자극한다.
우리 몸에는 자율신경인 교감신경(交感神經)과 부교감신경(副交感神經)이 있다. 불안, 초조 등은 교감신경을 예민하게 하여 심장에 영향을 주지만 웃음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몸 상태를 편안하게 만들어 심장병을 예방해 준다. 또한 웃음은 스트레스 해소, 혈액순환 개선, 면역력 향상 등에 효과가 있으므로 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마린다 의과대학의 리 버크(Lee Berk) 교수팀은 성인 60명에게 금식을 시키고 배꼽잡고 웃을 수밖에 없는 비디오를 60분간 보여 주었다. 그 후 그들의 혈액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인터페론(interferon)의 양이 증가한 것을 관찰하였다. 인터페론은 척추동물의 면역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자연 단백질로서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 등 외부의 침입자들에 대응한다.
또한 웃음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소시키며, 종양이나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백혈구(NK세포)의 양과 활동을 증가시킨다는 것도 알아냈다. 나아가 면역체의 반응을 촉진하는 T세포를 활성화시키고 임파절 주변에 모여 해로운 미생물체에 대한 항체를 생성하는 B세포를 증가시킨다. 이외에도 인체의 저항력과 치료를 유발하는 다양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의 패트릭 플래너건 박사는 “거짓 웃음도 진짜 웃음처럼 체내에서 유사한 화학 반응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즉 억지로라도 웃다 보면 그것이 체내에서 여러 반응을 일으켜 진짜 웃음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스탠포드대학 의대 윌리엄 프라이(William Fry) 교수는 “개인과 가장마다 웃음이 회복되고 더욱 풍성해진다면 건강과 행복은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웃음의 3원칙은 (1)크게 웃어라, (2)내쉬는 호흡(날숨)으로 10초 이상 웃어라, (3)크게 그리고 숨이 끊어질 정도로 박장대소하라 등이다. 웃음은 혼자보다는 여럿이 모여 함께 웃을 때 더 잘 웃게 되며, 박수를 치면서 웃으면 훨씬 효과가 크다.
웃음은 건강, 사업, 인간관계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므로 매일 웃음거리를 찾도록 한다. 하루 종일 일어나는 일 중 재미있는 일들을 찾아내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어떤 것이 웃긴다는 생각이 들면 크게 소리 내어 웃는다. 웃긴 이야기를 생각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그 이야기를 나눈다면 더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웃음 명상(smile meditation)이란 부부가 취침 전 침대에 누워 서로 손을 잡고 눈을 감고 약 10분 정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며 웃다가 각자 침묵 속에서 재미있는 생각을 하며 미소로 마무리한다. 세상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가정이 있어 살맛이 난다는 생각에 흐뭇한 미소가 얼굴에 번질 것이다. 웃음은 유쾌함과 즐거움을 주므로 웃음이야말로 몸에 좋은 최고의 보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