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100세] 암을 예방하려면…
3월 21일은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가 정한 ‘세계 암(癌) 예방의 날’이다. 우리나라도 이 날을 국가에서 ‘암 예방의 날’로 지정하였다.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인 암은 신체의 어느 조직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발생 및 사망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 국가암 등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평균수명 80세까지 생존할 경우 평생 한 번이라도 암에 걸릴 확률이 34%로 나타났다. 즉 남성은 3명 중 1명, 여성은 10명 중 3명이 암에 걸릴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연간 새로이 암으로 진단 받는 사람이 약 19만2000명 수준이다.
최근 20?30대 젊은 층의 암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므로 국민 모두가 암을 예방하는데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암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기 자신과 깊은 관련이 있는 질병인 것을 인식해야 한다.
암은 약 5000년 전의 이집트 미라와 콜럼버스 이전의 아메리카 대륙 미라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또한 약 3500년 전 고대 의학서에도 악성종양에 대한 언급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2010년에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이었으며,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의 순으로 많이 발생하였다. 남자의 경우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전립선암 순이었으며, 여자는 갑상선압, 유방암, 대장암, 위암, 폐암 순이었다. 2011년 1월 1일 기준하여 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암 치료 후 생존하고 있는 암 유병자(有病者)는 96만654명(남자 43만4365명, 여자 52만6289명)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2011년에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총 7만1579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사망자의 27.8%를 차지하여 사망원인 1위였다. 가장 많이 사망한 암은 폐암으로 전체 암사망자의 22.2%인 1만5867명이었으며, 간암(15.3%), 위암(13.6%), 대장암(10.8%), 췌장암(6.1%) 순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의학적인 관점에서 암 발생 인구의 1/3은 예방이 가능하고, 1/3은 조기 진단만 되면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1/3의 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화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의 연구보고에 따르면 암 사망 원인의 30%는 흡연, 30%는 식이, 18%는 만성감염에 기인한다. 그밖에 유전, 직업, 음주, 생식요인 및 호르몬, 방사선, 환경오염 등의 요인도 각각 1?5% 정도 기여하고 있다. 따라서 암은 생활습관 개선, 조기검진 등으로 상당 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시기는 30?40대이며, 50대부터는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인다. 2010년 신규 암 환자 중 20?30대는 1만8050명으로 10년 전 9998명에 비해 2배 가량 늘었다. 즉 전체 암 환자 10명 중 1명 정도가 20?30대 청년층인 셈이다.
젊은 층에서 암 발병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이유는 흡연, 과음, 비만, 가공식품 섭취 증가 등으로 인하여 발암물질에 대한 노출이 증가한 환경적 요인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젊은이들은 암 검진을 소홀히 생각하고, 몸이 아파도 병원을 잘 찾지 않는 경향이 있어 암 발견이 늦어지고 있다.
한편, 젊은 나이에 대장암, 유방암 등에 걸리는 경우는 유전자 돌연변이 영향을 받는 게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가족력이 있으면 위암 발생이 3배 정도 높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는 경우 건강검진 항목에 암 검사를 포함하여야 한다.
암은 무엇보다 정기적인 검진, 조기 진단 그리고 면역력을 높이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조기검진과 치료법의 발달로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크게 향상되었다. 건강검진 후 암 통보를 받을 경우 긍정적인 성격을 가지고 암 치료에 임해야 하며, 운동과 식이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
일반적으로 암은 진행 정도에 따라 1?4기로 나누며, 1?2기를 ‘조기(早期)암’으로 3?4기를 ‘진행(進行)암’이라 부른다. 치료 효과는 당연히 진행 암이 조기 암보다 나쁘다. 우리나라 암환자 중 절반 이상이 3?4기의 진행 암 상태에서 진단된다.
많은 암 환자와 가족들은 ‘4기 암’을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末期) 암’ 진단으로 오해하고 있다. 의학적 용어가 아닌 사회적 기준에 의한 ‘말기 암’이란 암의 병기(病期)와는 무관하며, 치료에도 불구하고 암이 진행되고 건강 상태가 극히 나빠져서 어떠한 치료를 받아도 1?2개월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를 말한다.
한편 병기가 4기인 암은 조기 암에 비해 완치 가능성은 현저히 낮은 게 사실이지만, 환자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일상생활을 스스로 할 수 있으면 항암 화학치료, 방사선치료, 수술 등을 받아 완치를 기대할 수도 있다. 이에 4기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절망에 빠지거나 비과학적인 민간요법 등에 매달리는 것은 삼가야 한다.
암은 엄격한 의미에서 완치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치료 후 5년 이후에는 암이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져 5년 후 생존율을 치료의 성공여부 평가 척도로 사용하기도 한다.
암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특이한 증상이 없을 수 있으며, 암이 진행되어 나타나는 증상들도 평소 경험한 증상들과 비슷하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할 때 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 검진을 통해서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한국인에게 흔한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은 비교적 쉽게 검진을 받을 수 있다. ‘국가 암검진 사업’은 국민들에게 암검진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수검률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실시하는 사업이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하위 50%에 대해서는 무료로 암 검진을 실시하며, 상위 50%를 대상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암 검진의 경우에도 암 검진 비용의 10%만 부담하면 받을 수 있다. 암 검진대상 여부는 거주지 보건소 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콜센터 1577-1000) 및 공단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국가암검진사업의 5대 암 검진 프로그램(암 종류/ 검진대상/ 검진방법/ 검진주기)은 다음과 같다. 암검진을 통해 암이 발견된 사람들은 정부의 암환자 의료비지원사업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치료비를 지원 받을 수 있다.
위암: 40세 이상 남녀/ 위장조영검사 또는 위내시경검사/ 2년
간암: 만 40세 이상 남녀로 간경변증(肝硬變症)이나 B형 간염(肝炎)항원 양성, C형 간염항체 양성,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질환 환자/ 복부초음파검사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 1년
대장암: 50세 이상 남녀/ 분변잠혈(潛血)반응검사(대변검사): 이상 소견시 대장 내시경검사 또는 대장이중조영검사/ 1년
유방암: 40세 이상 여성/ 유방촬영/ 2년 (30세 이상 여성은 매월 유방자가검진 실시)
자궁경부암: 만 30세 이상 여성/ 자궁경부세포검사/ 2년
하지만 개인의 암 발생 위험도에 따라서 검진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 ‘국민 암예방 수칙’은 다음과 같다.
1.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기
2. 채소와 과일을 충분하게 먹고,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하기
3. 음식은 짜지 않게 먹고, 탄 음식을 먹지 않기
4. 술은 하루 두 잔 이내로만 마시기
5.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
6.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 유지하기
7. 예방접종 지침에 따라 B형 간염 예방접종 받기
8. 성 매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안전한 성생활 하기
9.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작업장에서 안전 보건 수칙 지키기
10. 암 조기 검진 지침에 따라 검진을 빠짐없이 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