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100세] 색 짙고 향 깊은 봄나물이 ‘최고보약’

한국에서 처음으로 취나물 재배를 시작했던 충남 보령 미산면 지역에서 20일 봄내음 물씬 풍기는?취나물이 본격적으로 출하되고 있다. <사진=보령시 제공>

매화 벚꽃 산수유?등 봄꽃?구경도 건강에 큰 보탬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하고 포근한 봄철에 푸릇푸릇 돋는 새싹들을 보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우리나라 봄은 남녁의 화신(花信)으로부터 시작되므로 꽃이 없으면 봄을 체감하기 어렵다. 3, 4월의 남녘 섬진강 주변은 봄꽃들의 경연장이 된다. 새하얀 매화가 만개하는 3월 중순쯤부터 노란 산수유꽃이 앞다투어 피고, 산수유꽃이 시들해지는 4월 초순에는 벚꽃이 뒤를 잇는다.

봄꽃들은 다른 계절에 피는 꽃들에 비해 색이 곱고 화려하다. 눈이 시리게 노란 유채꽃과 개나리, 새하얀 목련과 벚꽃, 미녀 입술처럼 붉은 진달래와 철쭉 등이 흐드러지게 피어서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또한 나뭇가지마다 돋아난 연둣빛 새잎은 봄꽃과 어우러져 멋진 봄 풍경을 그려낸다.

24절기(節氣) 중 입춘(立春), 우수(雨水), 경칩(驚蟄), 춘분(春分), 청명(淸明), 곡우(穀雨) 절기가 봄철에 있다. 즉 춘하추동(春夏秋冬) 사계절에 각각 여섯 절기가 분속(分屬)되어 24절기를 이룬다. 이에 금년은 입춘(2월4일)부터 여름이 시작되는 입하(5월5일)까지가 봄 계절인 셈이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오면 우리의 몸도 겨우내 움츠렸던 기지개를 활짝 켜고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우리 몸의 신진대사도 왕성해져 에너지와 영양소의 필요량이 더욱 증가한다. 한편 봄에는 생리적 기능이 활발해지는 시기인 만큼 긴장이 풀려서 자칫 건강관리에 소홀해지기 쉽다.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봄에는 급격한 일교차, 건조한 환경, 황사, 꽃가루 등으로 인한 질병이 생기므로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와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1년 중 3?4월이 일교차가 가장 심해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 환절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충분한 휴식과 적절한 영양섭취가 중요하다.

일교차 커 심부전증 조심해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팀이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 4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2003?2006년 4년 동안 일교차에 따라 심혈관질환과 호흡기질환 입원율 변화를 조사했다. 조사연구 결과 일교차가 평소보다 섭씨 1도씩 커질 때마다 심부전증(心不全症) 입원율은 3%씩, 천식(喘息)은 1.1%씩 증가했다. 평상시 일교차보다 10도 이상 커지면 심부전증 입원이 34% 증가했다.

한편 중국 상하이(上海) 지역에서 시행한 푸단대학 연구에서도 일교차가 평소보다 1도 커질 때 마다 사망률은 1?2% 증가했다. 일교차에 민감한 질환에는 천식, 고혈압, 뇌졸중, 심부전증, 호흡기 감염 등이 있다.

최근 서울의 경우 지난 3월9일 낮과 10일 아침 사이, 불과 15시간의 기온차가 25도 안팎이었다. 이처럼 목욕탕의 온탕과 냉탕을 오가듯 일교차가 크면 우리 몸도 타격을 받는다. 즉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를 우리 몸은 스트레스로 받아들어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병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

또한 기온의 변화는 습도의 변화를 일으켜 천식, 호흡기 감염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우리나라 감기 환자 진료 현황을 보면 지난 5년간 일교차가 가장 큰 3?4월 환절기에 환자가 가장 많았다.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체온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즉 얇은 옷을 여러 겹으로 입어 외부 온도에 따라 의복 착용을 조절하여 체온을 적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른 아침에 직장에 출근하거나 외출할 때는 집 안에서 몸을 충분히 워밍업한 후 나가는 것이 좋다. 체온 조절이 둔감한 노약자는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고,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온이 상승하는 봄철부터 식중독 위험성이 높아진다. 병원성 미생물이나 독성 화학물질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고 식중독이 발생하면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세를 보인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 식품의 선택, 유통기한, 조리, 보관 등을 철저히 관리를 해야 한다. 음식은 조리 후 4?5시간 방치하면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빨리 먹도록 한다.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면 일반적으로 ‘봄을 몹시 타서 피로감을 느낀다’고 표현하는 춘곤증(春困症)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일상생활이나 업무활동에서 의욕과 집중력을 잃고 피곤함과 졸음을 호소한다. 또한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도 춘곤증의 증상이며, 특히 식사 후에 심한 식곤증(食困症)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춘곤증은 추운 겨울철에 활동을 줄였던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들이 따뜻한 봄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생기는 일종의 피로 증세로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다. 춘곤증은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봄철에는 활동량이 증가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비타민 소모량이 3배 이상 늘어난다. 이에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 또한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 생선, 콩 등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와 각종 영양소를 세끼 식사에 고루 분배되도록 여러 가지 식품으로 균형 있는 식단으로 음식을 섭취하도록 한다.

나른하고 입맛이 없을 때는 향긋한 봄나물과 봄채소를 많이 먹도록 한다. 봄나물의 특징은 다른 채소류보다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섬유질(纖維質) 등의 함량이 많다. 봄나물은 입맛을 돋우고 소화액의 분비를 도와 소화흡수가 잘 된다.

알싸하고 달콤한 봄나물에 비타민 듬뿍

특유의 알싸한 맛과 단맛을 지닌 봄나물은 잃었던 입맛을 되찾게 하고 마음도 진정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봄나물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생활습관병(성인병) 예방, 혈액순환 촉진, 신진대사 촉진, 노화 방지 등에도 효능이 있다. 봄나물은 색이 진하고 신선한 것이 향(香)도 강하고 영양도 풍부하다.

달래, 냉이, 쑥, 씀바귀, 두릅, 봄동, 취나물 등 추운 겨울을 이겨낸 봄나물은 어느 계절 채소보다 여러 가지 영양소가 듬뿍 들어 있다. 냉이쑥국, 냉이조갯국, 냉이초회, 달래된장찌개, 달래초무침, 두릅초회, 두릅산적, 더덕생채, 취나물찜, 돌나물 김치, 봄나물 비빔밥, 탕평채 등 향긋한 봄나물 식단은 입맛을 돋아준다.

자기 체력에 알맞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춘곤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무리한 운동은 피하고 가벼운 맨손체조, 스트레칭, 산책 등도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데 효과가 있다. 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심폐(心肺)기능을 올려주는 유산소운동을 일주일에 3?5회씩, 매회 30?50분 정도 하도록 한다.

알레르기 환자에게는 봄철 꽃가루, 황사, 급격한 일교차, 건조한 환경 등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3월부터 날리기 시작하는 꽃가루가 코, 입, 눈 등에 들어가 비염(鼻炎), 결막염, 천식 등을 일으킨다. 황사는 카드뮴, 실리콘, 구리 성분 등을 포함하고 있어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꽃가루가 심한 날에는 외출과 야외 활동을 삼가고 불가피하게 외출을 할 때는 황사 방지용 마스크를 사용하도록 한다. 또한 꽃가루, 황사가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을 닫아두는 것이 좋다.

동양에서는 건강증진의 한 방법으로 예부터 보약(을 많이 복용하고 있다. 보약은 반드시 봄에 먹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독 봄을 주장하는 것은 자연의 생명촉진현상을 인체에 더 강하게 자극하고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보약은 개개인의 체질감별(선천적 요소)과 오장육부(五臟六腑)의 허와 실(후천적 요소)에 따라 처방이 구별된다. 또한 보약은 생리적 균형을 유지해야 되기 때문에 남용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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