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하나님의 계산법, 사람의 계산법
고린도전서 16장
“매주 첫날에 너희 각 사람이 수입에 따라 모아 두어서 내가 갈 때에 연보를 하지 않게 하라”(고전 16:2)
한 번에 100만 원을 만 들든, 조금씩 모아서 100만 원을 만들든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예루살렘 교회에 필요한 돈이 100만 원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100만 원을 보내면 될 일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굳이 매주 첫날에 조금씩 나누어서 모으라고 합니다.
돈을 쓰는 일이라면 금액만 맞추면 됩니다. 그러나 연보는 그저 돈을 쓰는 일이 아닙니다. 마음을 쓰는 일입니다. 돈을 쓰는 사람이 있고, 마음을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마음이 쓰여서 돈을 크게 쓸 수도 있고, 마음이 쓰여서 돈을 의도적으로 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지내다가 바울이 방문했을 때를 맞추어 부랴부랴 만들어낸 돈과, 매주일 예배에서 예루살렘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조금씩 모으는 돈은 결코 같을 수 없습니다. 금액은 같을지 모르겠지만, 가치는 다릅니다. 바울은 자본의 논리보다 영적인 원리를 따르자고 말하는 것입니다. 마음을 크게 쓰는 쪽을 택하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고린도 성도들이 낸 것은 돈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이를 때에 너희가 인정한 사람에게 편지를 주어 너희의 은혜를 예루살렘으로 가지고 가게 하리니”(고전 16:3) 그들이 모은 것은 돈이 아니라 은혜였습니다. 은혜가 흘러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받는 입장에서도 은혜입니다. 보살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고,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느끼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대접한 추어탕 한 그릇에, 안부 전화 한 통에, 문자 메시지 하나에 기도 응답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나타내는 일에 내가 사용된다는 것,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지 모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나는 ‘그’를 도왔는데, 하나님은 하나님 당신께 한 것이라고 쳐주신다는 것입니다.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음식을 대접하였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시게 하였나이까…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 25:37-40)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돈을 다 긁어모아서 하나님께 드린다 해도 하나님은 그 돈 필요 없다고 하실 분이십니다. 대신에 곁에 있는 누군가에게 한 것을 하나님께 한 것이라고 여겨주십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계산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