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찬 연재소설] 살아가는 방법-39회


“아무래도 그렇겠지?”
“ …… 그렇다면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라오스 사람들의 내면적인 마음씀씀이와 관련이 있을 것 같네요.” 무숙자가 자기의 생각을 말하고는 조심스럽게 기준의 반응을 기다렸다. 잠시 후 기준이 입을 열었다.
“언제까지 현재의 모습이 유지될지는 모르지만, 라오스 사람들에게는 ‘나 혼자 마음대로’ 하기 보다는 ‘너와 나 사이의 마음을 따르는’ 행동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더군.”
‘‘나 혼자 마음’과 ‘너와 나 사이의 마음’이라 ……’ 혼잣말을 반복하던 무숙자가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임의적 질서가 ‘내 마음대로’ 질서이고, 유연한 질서는 ‘사이의 마음을 따르는’ 질서라는 뜻인가요?”
“그런 셈이지.”
임의적 질서와 유연한 질서의 차이는 규칙을 대하는 마음에 있다. 임의적 단계에서는 규칙의 목적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저 내 마음대로 규칙을 이용할 뿐이다. 이기적인 자기중심을 벗어나지 못하는 임의성은 규칙을 깨뜨리고 질서를 흔든다. 반면에 유연한 단계에서는 규칙이 만들어진 목적을 먼저 생각한다. 그래서 규칙의 목적을 지키기 위해 규칙을 위반하기도 하지만, 유연함은 질서를 강화한다.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상대를 배려하고 전체를 통찰하기에 유연함은 임의성과 엄격함, 실용성을 넘어선다. 기준이 생각을 정리해 들려주었다.
“어때, 제법 그럴듯하지 않아?” 무숙자가 두어 번 고개를 끄덕이더니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라오스 사람들은 어느 단계의 질서인거죠? 유연한 질서인가요?”
“…… 나는 순수한 유연함의 단계라고 생각해. 아직은 임의적이면서도 유연한 질서라고 할까. 앞서 이야기한 네 단계로는 설명하기 어려운데. 아마도 임의적 단계 앞에 하나의 단계를 더 추가해야 할 것 같아.”
유연한 질서는 그냥 오지 않는다. 순수한 유연함은 무질서로 이어지기 쉬운데, 무질서의 혼돈은 엄격한 질서를 요구한다. 엄격한 질서는 실용적 질서로 효율성을 높인다. 유연한 질서는 질서에 대한 반성을 통해서 얻어진다. 질서를 지키는 근본에 대한 반성을 통해서만 유연한 질서는 이루어진다. 결국 질서를 지키기 위한 모든 행동은 이기심과 자기중심주의에서 오는 무질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그러니까 문제는 ‘혼자의 마음’과 ‘사이의 마음’의 차이인데, 그 차이라는 것이 결국은?”
“결국은요?” 무숙자가 재촉했다.
“결국은 사람들이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방식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이 된단 말이야.”
“형님, 이야기가 너무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요?” 무숙자가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라오스의 힘은 욕망의 절제에서 나온다고 생각해. 하지만 쾌락과 이기심의 문화가 쏟아져 들어올 때 그 힘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두 사람이 진지한 대화에 빠져 있는 사이 날씨가 서늘해졌다. 자신의 교통신호 철학에 대해 구구절절 장황하게 설명을 이어가던 기준은 자신이 무숙자를 괴롭히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두 사람은 자리를 털고 일어서며 연수단 일행도 챙길 겸 주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거리를 따라 죽 늘어서 있는 상점들, 게스트하우스와 레스토랑, 카페들은 저마다 여행자들로 북적였다. 그 속에서 낯익은 얼굴들이 손을 흔들며 잔을 내밀며 아는 체를 했다. 잠깐씩 자리에 동석하기를 수차례, 간신히 거리를 빠져나오자 저만치 병풍처럼 도시를 둘러싸고 있던 봉우리들이 갑자기 눈앞으로 다가왔다. 안개를 머금은 채 한 폭의 수채화처럼 노을에 잠겨있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이번 여행은 잊을 수 없을 겁니다.” 물감을 풀어 놓은 듯 넓게 번져가는 노을을 바라보며 무숙자가 감상에 젖어 중얼거렸다.
오래도록 기억될 행사 일정이 이제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기준 역시 며칠 동안 무숙자가 보여준 활약을 잊지 못할 것이다. 무숙자는 100명이 넘는 단체객들을 거의 혼자 힘으로 능수능란하게 인솔해가며 봉사활동은 물론 소수민족 전통마을 방문 등의 야외 프로그램까지 무리 없이 진행했다. 물론 루앙이나 안젤라의 헌신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겠지만 어디까지나 연수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리더는 무숙자였다. 그랬기에 기준은 그에게 실질적인 업무를 맡기고 다른 행사나 리조트 업무와의 관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사실 이번 행사의 일등 공신은 날씨였죠. 우기가 늦어지는 바람에 덕을 많이 봤잖아요.”
“듣고 보니 그렇군. 몇 시간씩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고 길은 무너지고 계곡물은 불어나고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두 사람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너, 지금 다음 연수단 행사 생각하는 거지?” 본격적으로 우기가 시작되면 야외 활동은 상당히 제한될 것이다.
“맞아요. 하지만 우리가 할 일은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것 아니겠어요?”
“야, 어울리지 않게 웬 바른 생활 말씀이냐?”
“도덕군자 타령은 형님만 하란 법 있어요? ‘없어져도 울지 말고, 얻어도 웃지 말라.’ 여기 속담이라고 하더군요. 이번에 라오스 사람들에게 배운 것은 바로 한결 같은 겸허함입니다. 자만하지 않으니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뜻인 것 같아요. 그래서 걱정은 하지 않아요.”
“나 없는 동안에 많이 컸다.” 기준이 농을 던지며 다시 물었다. “그런데 왜 표정이 그래?”
“사실은 걱정거리가 하나 있어요.”
“낙천주의자인 너에게 걱정이라니 어울리지 않는데?”

다음 날 오전, 무숙자와 백여 명의 연수단은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몇몇은 아쉬움을 못? 이겨 포옹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시선에서 사라질 때까지 연신 손을 흔들며 리조트를 떠나갔다. 준비할 때의 우려와는 달리 연수단 행사는 상당히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강 전무도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우리 직원들은 한 단계 높은 곳으로 올라섰다’며 칭찬을 했다. 연수단에 이어 VIP 고객들도 객실을 비웠다. 그들은 강 전무에게 덕담을 건네고 기준과 변 차장 등 실무 책임을 맡았던 직원들을 찾아와 일일이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며칠 후 기준은 그 동안 리조트에서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고 문병도 할 겸 위앙짠 시내 병원에 입원해 있는 총지배인을 찾았다. 출발할 때 빗방울이 하나 둘 듣기 시작하더니 산길에 접어들자 제법 굵은 비가 내렸다. 한 시간 여 생각 없이 차를 몰고 가는데 마음 한 켠 묵직하게 자리를 잡고 있던, 무숙자가 남기고 간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서울 본사의 소식 잘 모르시죠? 그룹에서 투자한 신사업 문제 때문에 여러 가지 소문이 있어요. 당장은 아니겠지만 그룹 차원에서 변동이 있으면 여기 라오스 리조트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아요.” 무숙자는 그렇게 조심스럽게 생각을 꺼냈었다.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은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더구나 신사업은 규모도 크지 않고 회장 개인의 사업 성격이 크다고 하지 않았던가. 기준은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없어져도 울지 말고, 얻어도 웃지 말라’고 하던 무숙자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기준은 자신에게 주어진 현재에 집중하자고 다짐해보지만 뭔가 꺼림칙한 기분을 떨쳐버리기는 쉽지 않았다.
위앙짠 인근에 들어서자 마치 딴 세상처럼 화창한 날씨가 펼쳐졌다. 시내 중심가에는 관광객들이 몰려 지나가고 시원하게 물줄기를 내뿜는 분수대에서는 라오스 전통 복장의 처녀들이 재잘거리고 있었다. 익숙한 장면이다. 그런데 오늘따라 기준에게는 눈앞의 장면이 낯설게만 보였다. 잠시 잘못 든 길을 빠져 나가자 멀리 병원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갑자기 머릿속이 온통 하얘졌다. ‘총지배인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나. 혹시 본사의 소문을 알고 있을까.’ 기준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리조트의 모든 직원들이 온힘을 다해 행사를 치르고 있던 그 시간에 총지배인도 자신의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었다. 강 전무 방에서 쓰러진 후 상태를 주시하던 총지배인은 그 동안 타이 방콕의 종합병원으로 옮겨가 심혈관을 넓히는 수술을 받았는데 다행히 시술 경과는 좋았고 꼭 필요한 처치였다. 총지배인의 반대를 무릅쓰고 수술을 권했던 인젤라의 판단이 옳았던 것이다. 그러나 의료진이 그곳에 좀 더 머무르기를 권했고, 간호 간병 서비스의 수준이 라오스와 견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지만 한시라도 빨리 라오스로 돌아가겠다는 그의 고집만은 꺾을 수 없었다.
“그럴 줄 알았네, 자네들이 잘 해낼 줄 알았어.” 총지배인은 기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마치 승전보라도 들은 양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회복 속도가 빠르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라오스에 돌아오니 기운이 펄펄 난다네. 나도 어서 복귀해야지. 자네들에게만 큰일을 맡겨놓아서는 안되지.” 총지배인의 의욕은 넘쳤다. 하지만 얼굴에 혈색은 돌아왔다고 해도 아직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형편은 아니었다.
“총지배인님이 계시지 않으니 리조트가 텅 빈 것 같습니다. 어서 저희 곁으로 돌아오세요.” 기준은 총지배인이 어서 회복하여 리조트로 복귀하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그 어느 때보다도 총지배인의 존재감이 크게 느껴졌다.
“무숙자 팀장님은 잘 돌아갔어요? 제대로 인사도 못했는데.”
기준을 따라 병실을 나오며 안젤라가 물었다.
“안젤라, 이제 당신도 좀 쉬어요.”
그녀는 병간호뿐만 아니라 틈틈이 연수단 활동에도 신경을 쓰느라 십여 일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잔 상태였다.
“나 튼튼한 거 잘 알면서.”
안젤라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웃었다. “나 보다 기준 씨가 더 피곤해 보이네. 무슨 일 있어요?”
“아니, 총지배인님, 건강이 걱정 되어서. 그런데 언제쯤 복귀하실 수 있을까?”
“삼촌을 걱정한다면서 지금 복귀를 재촉하는 거예요?”
“아, 그렇게 됐나?” 기준은 말을 얼버무렸다.

병원에서 돌아오자 쏭이 반가운 얼굴이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주었다. 기준은 코끼리 사육장으로 달려갔다. 오랜만에 루앙과 단둘만의 자리가 만들어졌다.
“연수단 행사를 통해 링크빌리지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이번 행사에 참여 하면서 빌리지 외부의 사람들에 대해서 마음을 열게 되었지요.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예전에는 피해의식이 상당했거든요. 특히 리조트와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서는요. 행사 전에는 걱정이 없지 않았는데 무사히 마치고 나서 사람들이 변화된 모습을 보고 놀랐습니다.”
“저 역시도 놀랐습니다.” 기준이 마주 웃으며 말을 받았다. “리조트의 우리 직원들이 보여준 행동들,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어요. 제 후배는 그게 라오스의 힘이라고 하더군요.”
“라오스의 힘이라, 아마도 사람들이 닫았던 문을 열었기 때문에 그 힘을 발견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어떻게요?”
“전에 그런 말 하지 않았던가요? 직원들이 보이지 않는 틀에 갇혀 있는 것 같다고. 관리자와 직원들 사이의 벽, 부서와 부서 사이의 울타리, 나아가서는 기능이라는 틀에 갇힌 것 같다고.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굳게 닫혔던 그 모든 문들이 열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 문들 어떻게 열렸다고 생각하세요?”
“우연히 열리지는 않았겠지요.” 루앙은 쏭강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서로 경중이 다른 두 건의 행사를 준비하면서 갈등을 경험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직원들은 행사가 지닌 의미, 행사가 리조트에 끼칠 영향을 나름대로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전체적인 시각에서 나름대로 재규정했을 수도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혼자’를 넘어서 ‘함께’라는 차원으로 확장되면 새로운 시야가 열리고 새로운 힘도 생기게 되죠.”
루앙의 지적은 일리가 있었다. 사실 직원들은 제 마음대로 임의적으로 행동하지도, 그렇다고 위에서? 명령한 대로만 행동하지도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하나 둘 자율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실수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스스로 더 나은 길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여기며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다. ‘나 홀로’에서 ‘너와 나 사이’로의 발전, 생각의 관점이 바뀌고 행동의 기준이 달라진 그 경험은 모두에게 가장 큰 소득이었던 것이다.
“개개인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 집중하면, 사람들의 관계가 투명해지고, 투명하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게 됩니다. 그럼 마음을 열게 되지요. 그때 믿음이 싹트게 되는 건 당연합니다.” 루앙은 기준을 바라보며 설명을 이어갔다. “조직의 경우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믿음만큼 막강한 힘은 없습니다. 내가 하는 행동과 내면이 투명하게 소통될 때 그런 믿음이 생기지요.”
기준은 루앙이 어떤 일이든지 마다하지 않고, 어떤 사람이든지 가리지 않고 부단히 감당하고 소통해온 사실을 떠올렸다. 되돌아보니 그것은 산간 오지마을을 링크빌리지로 만들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었다. 뜬구름 잡기처럼 보이는 일이었지만 그는 목표에 조급하지 않았다. 일을 진행함에서 여유를 잃지 않았었다. 그 바탕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과의 투명한 소통에 있었다.
“다음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기준이 생각에 잠겨있는데 루앙이 미소를 띠며 물었다.
“이제 두 번째 연수단을 유치해야죠. 힘을 받으면 서번트투어를 다시 가동할 날도 오리라 믿습니다.” 기준이 일부러 큰 소리로 힘을 주어 대답했다.
“당신은 좋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을 실현하는 방법도 잘 찾아가고 있지요. 하지만 새로운 문제는 항상 나타나지요.”
“혹시 뭐 짐작이 가는 것이라도?” 자기도 모르게 기준의 미간이 모아졌다.
“그거야 알 수 없지요. 하지만 분명한 건, 모든 진화와 발전은 항상 예상치 못한 어려운 문제 상황을 극복한 뒤에 이루어진다는 겁니다. ……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가요?”
“당연함을 당연함으로 만드는 것 만큼 어려운 일도 없지요. 앞으로 어떤 난관이 닥치더라도 그것이 퇴보가 아니라 바로 진화의 싹이라고 생각합시다.”
“그럽시다. 당신도 나도.”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스레 손을 맞잡았다.
루앙과 헤어져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이번에는 무숙자의 웃는 얼굴이 나타났다. 곧 이어 서번트 투어라는 과제를 기준에게 남겨주고 먼저 하늘로 떠나간 원칙맨 제리의 얼굴도 떠올랐다. 기준은 베트남 산골 오지에서 무숙자와 함께 제리의 삶을 추억하던 그날 밤처럼 고개를 들어 북쪽 하늘을 바라보았다. 길을 찾는 사람은 북극성이나 남십자성을 기준으로 방향을 가늠하곤 한다지. 그런데 오늘 밤 하늘에는 구름 탓인지 별들이 보이지 않는다. ‘걸어가야 할 길의 지도의 역할을 해주는 별. 그 별이 보이는 시대는 행복하다. 별빛이 길을 밝혀주는 시대는 행복하다.’ 하지만 비록 구름 뒤에 가려 내 눈에는 보이지 않을지라도 제리의 별은 언제나 고집스럽게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어느 새 기준의 마음이 편해졌다. 쏭강의 흐르는 물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 3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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