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아시아 탐구] 부지런한 한국, ‘한강의 기적’ 다음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늘려야

얼마 전 경주에서 실크로드에 관한 큰 학회가 열렸다. 학회를 찾은 전 세계 훌륭한 교수님 중에 터키에서 연예인만큼이나 유명한 일베르 오르타일르 교수님도 있었다. 교수님이 학회를 마치고 서울에서 <문화일보>와 인터뷰를 한다며, 한터친선협회 관계자들이 필자에게 통역을 부탁했다. 통역이나 번역은 기자 직분에 맞지 않아 대부분 거절하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나는 오르타일르 교수님의 웬만한 책들은 다 읽었고,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100개 이상 봤다. 태평양만한 지식을 가진 그 분과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많은 것을 직접 배울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역사학 대가 터키 교수가 본 한국

그 분과 함께 서울을 돌아다니며 도시 건물들에 대해 설명해 드렸다. 항상 교수님에게 역사적인 것을 배우곤 했는데, 역사적인 것을 알려드린다는 것이 묘한 감정을 일으켰다. 그러나 오스만 제국과 러시아 역사 전문가인 교수님은 한국과 일본의 역사에 대해서도 놀랄 정도로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교수님은 내게 한국사회 현황과 남북통일 등에 대해 자꾸 질문을 했다. 보통 한국인들은 자식에게 악기와 스포츠, 영어 아닌 다른 외국어까지 학원에 보내 가르친다고 하자 교수님은 “이렇게 발전된 나란데 왜 아직도 북한과 통일을 안 해? 동서독이 통일할 때 서독은 이 정도로 잘 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르타일르 교수님이 한국인들의 교육수준에 놀란 것은 인터뷰를 마칠 때까지 계속됐다. 저녁 7시쯤 인터뷰를 마친 교수님은 그 기자에게 집이 어디냐고 물었다. 기자가 “여기서 집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자 교수님은 “퇴근하고 바로 집에 가냐”고 물었고, 그 기자는 “한국 기자들은 좀 더 정리할 게 있어서 8시가 넘어야 집에 간다”고 대답했다. 오르타일르 교수님이 슬픈 표정으로 “매일 그렇게 집에 늦게 가느냐”고 하자 아이 아빠인 기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교수님은 기자에게 이렇게 경고했다. “일이 중요해? 아이, 부인, 가족이 중요해? 그들은 너의 돈이 필요한 게 아니라 너의 사랑이 필요해. 집에 더 일찍 들어가!”

신문사를 나온 뒤 교수님은 필자에게 다시 “한국인은 다 이렇냐”고 물었다. 나는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으로서 자랑스럽게 답했다. “교수님, 한국인들은 부지런해요. 일을 열심히 하죠. 그래서 집에 늦게 갈 수도 있어요.” 1947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1949년 터키에 온 일베르 오르타일르 교수는 유럽의 역사와 현황도 잘 안다. 그는 한국인들이 부지런히 일하는 것은 좋다고 인정했지만,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없다면 경제성장이나 기술개발도 모두 망할 수 있다고 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부모에게 제대로 교육 받지 않아 부도덕한 아이들이 등장했는데 이들을 ‘퇴화한 세대’라고 부른다고 했다.

한국은 6·25전쟁 이후 다음 세대가 더 잘 살 수 있도록 부지런히 일했다. 노동자부터 자본가까지, 부장부터 일반 직원까지 다 같이 어깨동무 하며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야근과 밤샘 회의는 물론 주말에도 출장 다니며 오늘날의 한국을 만들었다. 2010년 이후 국제정치 무대에 G20 회원 강대국으로 등장한 대한민국은 이제 경제든 기술수준이든 교육수준이든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사회는 50년 전과 다르다. 예전에는 아버지만 돈을 벌었지만 지금은 어머니도 집을 떠나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 아이 3세대가 한 집에서 살았던 한국의 가정은 2세대로 변했다. 부모를 떠나 혼자 사는 젊은이들도 많다.

부모는 아이에게 첫 번째 스승이자, 첫 목사, 첫 스님, 첫 사도이다. 첫 스승에게 첫 강의를 제대로 못 받으면, 다음 스승에게 받는 강의 역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야근에 주말까지 열심히 일하느라 집에 없는 부모의 자식들은 어떻게 교육 받을 것인가? 이제 집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없는데 그 집 아이는 한국의 미덕과 예의를 누구에게 배울 것인가?

이탈리아 ‘퇴화한 세대’ 교훈

아이에게 첫 번째로 가장 중요한 영양은 모유다. 아이가 느끼는 첫 감정은 부모에게 받는 사랑이다. 영양에 문제가 있으면 체력이 약해지고 환자가 되듯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한국 부모들은 이러한 상황을 살펴 인생에서 직장과 가족의 자리를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비유하자면 가족은 사회에서 분자가 아닌 원자다. 일반적인 폭탄은 분자를 분열시켜 나온 에너지로 만든다. 그러나 원자를 분열시키며 나온 에너지는 핵폭탄이 된다. 한국 사회는 몇 개의 일반 폭탄 정도는 극복할 수 있지만, 핵폭탄 하나면 사회가 망가질 수 있다. 그래서 가족 혹은 가정이라는 이 사회의 원자를 잘 지켜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정홍준 총리가 빨간색 공휴일 숫자를 늘린 것은 현명한 정책이다. 가족 구성원들이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야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강해진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한 장관은 여성가족부 장관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이 해왔던 경제와 기술발전을 유지하면서 지금 흔들리고 있는 가정을 든든하게 지켜야 한다.

*어이없는 테멜 아저씨 이야기(22부)


경제적으로 어려운 날을 겪은 테멜이 너무나 슬퍼하자 부인 파티메가 말했다. “여보! 왜 그렇게 슬퍼해? 돈은 돈일 뿐 스트레스 받지 마!” 이 말을 들은 테멜은 “나 파산한 다음에 친구들 절반을 잃었어!”라고 했다. 파티메는 다시 위로하기 위해 “봐 봐! 친구들의 반을 잃었지만 아직 반은 남아 있잖아”라고 했다. 그러자 테멜은 이렇게 말했다. “근데, 나머지 친구들은 아직 내가 파산한 걸 몰라!”


비행기에서 통로 쪽에 앉아 있던 테멜은 옆자리 승객이 화장실에 가려고 자리를 비우자 창문 쪽 옆 좌석에 앉아 버렸다. 잠시 후 화장실에서 돌아온 승객이 테멜에게 “어, 아저씨. 제 자리에 앉으셨네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테멜이 갑자기 부끄럽다는 듯이 미안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아이고 미안해요! 저는 선생님이 내린 줄 알았어요! 죄송해요.”


테멜이 어느 날 파디메에게 사랑에 빠졌다.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 테멜은 파티메에게 낭만적인 시를 썼다. “아침에 못 먹어, 당신의 눈을 상상하느라/ 점심에 못 먹어, 당신의 얼굴을 생각하느라/ 저녁에 못 먹어, 당신의 미소를 떠올리느라/ 밤에 못 자, 배가 고파서”


테멜은 영국인, 프랑스인이 함께 타고 있던 배가 표류해 무인도에 가게 됐다. 이 3명은 무인도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견뎌 냈는데, 어느 날 천사가 나타나 각자 소원이 뭔지 물었다. 프랑스인이 “난 여기서 너무 심심해요. 나를 파리로 보내주세요!”라고 했고, 천사는 프랑스인을 파리로 보내줬다. 영국인이 “나도 여기가 너무 심심해요. 런던으로 보내 주세요!”라고 하니 천사는 그를 런던으로 보내줬다. 마지막으로 테멜이 자신의 소원을 말했다. “난 여기서 너무 심심해요. 내 그 두 명 친구를 다시 여기로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