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아시아 탐구] 세계 유학시장을 공략하라

한류와 과학기술, 그 이상이 필요해

교육은 종교만큼이나 성스러운 것이어서 함부로 얘기하면 안 된다. 하지만 기자라서 가끔씩은 이런 예의를 못 지킬 때가 있다. 얼마 전 터키교육청이 2015년까지 국제 유학시장의 5% 도달 목표를 세웠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을 들으니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 유학 현황이 궁금해졌다.

2012년 전 세계 유학생은 약 40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2.12%를 한국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8만7000명의 유학생이 한국에 공부하러 왔다. 최근 10년간 유학시장을 살펴보면 특이한 추세가 있다. 2000년 유학시장의 26.3%를 차지하던 미국은 지금 18% 아래로 떨어졌다. 이런 하락세는 영국, 독일, 프랑스도 비슷하다. 그 대신 러시아를 비롯한 비OECD 국가들의 유학생 비율은 2배 정도 늘었다. 특히 OECD 회원국인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 유학생 수는 2003년에 비해 7배나 늘었다. 서양 강대국의 유학생 수가 감소하는 반면 한국 유학생 수는 증가하고 있다. 이런 변화 원인의 두 가지 가장 큰 가능성은 아마도 기술발달과 한류의 영향일 것이다.

2004년 한국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대전에 온 필자는 우선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한국어 어학당에 들어갔다. 그 시절 설문조사가 많았는데, “왜 한국어를 배우나?”가 주요 질문이었다. 신기한 것은 선택지 문항들이었다. ①한류를 통해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돼서 ②회사 때문에 ③본국에서 한국어를 전공해서 ④한국주재원인데 한국에서 좀 더 편하게 살고 싶어서.

멀지도 않은 과거, 딱 2004년의 한국어 이미지는 이 정도였다. 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한국어 수강생들은 이 설문에서 ‘기타’를 선택했고, 빈칸에는 “학사 교육을 받기 위해 한국어를 배운다”라고 썼다. 2006년 충청남도의 대표 대학인 충남대학교 학사과정에는 외국인 신입생이 고작 36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변화는 너무나 빨랐고, 2010년 충남대에서 공부하는 외국인은 1000명을 넘었다.

“한국 배우가 하는 말 알고 싶어 한국 찾아”

한국이 유학시장에서 이렇게 급속하게 성장한 이유 중 하나는 앞서 언급한 대로 한류다. 어학당 시절에는 설문조사에 자꾸 등장하는 ‘한류’라는 단어의 의미를 몰랐다. 한영사전에는 ‘Korean Wave’였는데, 처음엔 무슨 지리현상인 줄 알았다. ‘한류’ 때문에 지리학을 공부하러 한국에 오나보다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아주머니가 “나도 한류 때문에 왔다”고 하기에 그제서야 의미를 알게 됐다.

한국 영화들은 해외에서 한국의 풍경, 한식, 한국어를 팔고 있는 것과 같다. 컴퓨터나 TV에서 한국을 보고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다. 많은 한류 팬들은 자신이 반한 그 나라에서 쓰는 말, 반했던 사람들의 언어를 배우고 싶어 한다. 어학당에서 본 일본 친구들 중 한국배우의 말을 알아듣고 싶어 한국어를 배우겠다고 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또 어떤 친구들은 한국이 좋아서, 한국 친구들과 캠퍼스 생활을 하고 싶어 한국에 유학 왔다고 했다. 한국 유학시장에서 한류의 영향력은 부정할 수 없는 힘이다.

세계 유학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는 원인 중 다른 하나는 물론 한국의 발달된 기술이다. 예전에는 기술을 배우러 서양으로 가던 유학생들이 한국을 찾아온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젊은 나이에 교수가 된 필자의 친구가 있는데 그는 한국과학기술대학교를 졸업하고 울산과학기술대학교에서 대학원을 마쳤다. 한국이 이 분야에서 성공한 3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한국의 기술력이 서양 나라들과 비슷해졌다. 둘째, 한국의 교육비가 그래도 미국이나 영국 등에 비해 덜 든다. 셋째, 가장 유력한 이유는 아무래도 한국인들의 태도이다. 중동이나 중국인이 서양 나라에 가서 받는 태도와 한국에서 받는 태도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한국에 와 있는 외국 유학생들은 한국어나 영어 발음이 이상하다고 해서 놀림 받지는 않는다.

여러 면에서 강대국 반열에 오르고 있고, 이제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과 같은 무대에 있는 한국의 과제 중 하나는 이 유학시장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교육을 하나의 무역이나 외교수단으로 삼으면 안 되겠지만, 현실적인 시장을 놓쳐서도 안 된다. 한국이 국력을 키우고 싶다면 세계 유학시장에서 더 큰 파이를 차지해야 한다.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얻은 지금까지의 성공이 앞으로는 계획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그래서 한국의 유학 환경이 더 많이 알려져야 하고, 특히 기술을 공부하러 온 학생들을 위해 더 국제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유학과 외교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두말할 것도 없다.

*어이없는 테멜 아저씨 이야기(21부)


테멜은 두르순에게 돈을 빌린 뒤 오래 동안 빚을 갚지 못했다. 이 문제로 테멜은 어느날 법원에 출석했다. 판사는 테멜에게 “경제적으로 별 어려움이 없는데 왜 지금까지 돈을 갚지 않았냐”고 물었다. 그러자 테멜은 자신에게 잘못이 없다는 말투로 이렇게 답했다. “판사님, 제게는 잘못이 없어요. 제가 돈을 갚으려고 두르순에게 매번 3달만 시간을 달라고 말했는데, 그때마다 두르순은 항상 ‘안 돼!’라고 답하는 거에요. 두르순이 계속 돈을 안 받겠다고 하니 지금 2년째가 돼 버렸어요.”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온 테멜은 63빌딩 청소 직원으로 취직했다. 어느 날 아침 테멜이 가장 높은 층에서 창문 유리를 청소하다가 발이 미끄러져 그만 떨어지고 말았다. 63층에서 떨어지면서 각 층을 하나하나 살펴보던 테멜은 1층 위치가 되자 안심하며 이렇게 말했다. “아이고 이제 살았네. 여기까지 무사히 왔어. 이제 1층에서 땅으로 떨어져도 크게 안 다치겠지.”


자기가 살던 고향에서 시장이 된 테멜이 도시에 있는 모든 기관을 방문하겠다고 했다. 어느 날 감옥을 방문한 테멜 시장은 그곳에서 범죄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모든 범죄자들이 말하길 자신은 잘못한 게 없는데 아무런 이유 없이 감옥에 갇혀 있다고 했다. 다만 한 명은 테멜 시장에게 자신이 범죄를 저질러서 감옥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범인의 고백을 들은 테멜 시장은 너무나 화가 난 나머지 감옥 관계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빨리 이 사람을 석방해라. 이 더러운 사람이 나머지 죄 없는 사람들을 더럽히면 안 돼!”


한 중학교에서 ‘종교와 도덕’ 시간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누가 천국에 가고 싶냐”고 물었다. 다들 손을 들었지만, 테멜 학생은 손을 들지 않아 선생님이 물었다. “테멜, 너는 천국 가고 싶지 않아?” “선생님, 물론 가고 싶죠. 근데 엄마가 학교 끝나면 놀지 말고 바로 집으로 돌아오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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