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아시아 탐구] ‘외국남성주의보’와 외국인들의 분노, 사실은···

한 주한외국인이 MBC 시시각각 프로그램에서 '충격실태보고, 외국인과 이성교제'라는 내용의 취재를 영어로 번역해 유튜브에 올린?영상 중 한 장면.?<유튜브 영상 캡처 화면>

평상시처럼 북한 관련 기사를 더 확실하게 쓰기 위해 인터넷 여기저기를 검색하고 있었다. 갑자기 카카오톡에서 한 외국인 친구가 어떤 링크 주소를 보내주며 이에 대해 기사를 써 달라고 했다. 원래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 친구여서 무슨 내용인가 하고 그 링크를 확인했다.

링크를 통해 열린 동영상은 유튜브에 올라온 MBC <세상보기 시시각각>의 취재였다. 외국인들이 볼 수 있도록 내용과 자막을 영어로 번역해 놓은 이 동영상의 제목은 “MBC’s The Shocking Reality About Relationships With Foreigners”였다. 홍대 앞이나 이태원에서 한국 여성과 만난 외국인 남성들이 그 한국 여자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이야기였다.

그 다음 필자가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서울대학교에 다니는 외국인 친구들이랑 이 프로그램에 대한 대화를 열어 봤더니, 다들 그 취재 때문에 분노가 많이 쌓인 것 같았다. 외국인들은 그 내용이 너무나 인종차별적이라며 맹비난을 했다. 더군다나 일부 외국인 친구들은 법원에 소송을 내겠다고까지 말했다. 필자는 갑자기 대학시절의 한 기억이 떠올랐다. 서예 동아리 선배가 “야, 알파고, 나랑 나이트 가자! 넌 외국인이니까 여자들을 많이 끌 수 있어!”라고 한 적이 있었다.

시시각각 취재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남성들이 한국 사회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요즘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질이 나쁘다는 것이다. 외국인에게 호기심을 가진 한국 여성들이 무분별하게 그들과 사귀고, 그 다음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에 따르면 피해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는 쉽게 외국인 남성에게 넘어가는 한국 여성은 임신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동영상에 보이는 외국인들은 한국 여성과 잠시 사귀고, 바로 여성들을 차버리는 날라리 남자로 보인다. 둘째는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한국 여성은 에이즈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마지막 문제점으로는 한국 여성들이 그 남성들에게 폭행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 “이러한 취재는 인종차별적인가요? 그리고 필자는 이러한 취재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요?”

예상과는 다른 의외의 반응이겠지만, 또 필자도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같은 외국인 총각이지만, 이 유튜브 동영상 아래 댓글 한 줄을 이렇게 올렸다. “MBC 고생하셨습니다. 이러한 취재 많이 하세요!”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조금 두렵기는 하지만, 기자로서 본 현실은 감정을 빼놓고 전달해야 하므로 어쩔 수 없다. 필자는 시시각각의 그 취재 내용에 동의한다. 왜냐하면 요즘 한국 여성들은 TV에서 본 서양인을 일반화시켜서 막연하게 서양인은 모두 낭만적이며 예의바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막상 이태원에서 만난 그 서양 남자는 결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까지 많은 피해를 입게 된다.

필자 역시 그러한 외국인 피해 사건들 때문에 불편하다. 언제나 외국 남성이 무슨 짓을 일으키면, 필자 같은 그렇지 않은 외국 남성들도 심리적인 피해를 본다. 필자는 조금 수다스러워서 그런지 언제나 새로운 친구를 만나면 그들에게서 술 잘 마시고, 매일 나이트 다니고, 여자들이랑 잘 노는 날라리 취급을 받는다. 그러나 필자는 한국에서 단 한 번도 나이트에 간 적이 없고, 한국 여성과 사귄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한 외국인들 때문에 이미지 관리하느라 애 많이 썼다.

한글을 읽을 줄 아는 많은 외국인 친구들이 이 글을 본다면 필자는 그들에게 혼날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그들의 시각에서 ‘시시각각’의 취재내용은 너무나 인종차별적인 것이다. 영상에 나오듯 그 날라리 외국인 남성들은 한국 여성을 성폭행한 것이 아니고, 양자간 합의가 있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들은 한국 여성과 외국 남성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 모두 외국 남성의 탓으로 지적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취재팀이 이러한 취재를 인종차별적인 심리로 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동영상에서 보여준 문제는 이 사회에 존재하고 있다. 그 취재를 다른 면으로 살펴본다면 외국인 남성을 비판했다기보다는 그들에게 쉽게 넘어간 한국 여성들을 경고해 준 것이다. 그곳에 나타난 외국인 남성들은 한국에 와서 갑자기 날라리가 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원래 그런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태원이나 홍대 앞에서 그러한 남자들을 보고 갑자기 반하는 여성들이 있다. 즉 그 취재의 메시지는 “야, 이 외국 놈들아, 당장 우리나라에서 나가라!”가 아니고, “한국 여성들! 나이트에 가서 외국 남자 만나면 조심해라!”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이트에서 만난 남자나 여자는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다 조심해야 한다. 다들 ‘사랑’보다 ‘즐거움’을 목적으로 그곳에 오기 때문에 여자든 남자든 별 기대를 안 해야 한다.

필자가 외국인 친구들 때문에 무서워서 그러는데 이런 말도 하고 싶다. 외국인 한 명만 보고 전체 외국인의 특성으로 일반화하면 안 된다. 외국인 중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다는 것을 한국인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잠깐~ 터키 유머> 어이없는 테멜 아저씨 이야기(4부)


테멜은 친구들과 같이 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었다. 길에서 바나나 껍질을 보게 된 테멜은 친구들에게 경고했다.

“애들아! 다들 조심해. 이따가 우리 넘어질 거야!”


영국에 간 테멜은 자동차를 구입해 이곳저곳 여행을 다녔다. 어느날 라디오에서 이런 방송을 들었다. “여러분 조심하세요. 지금 미친 사람 한 명이 고속도로에서 반대 방향으로 운전하고 있습니다.”

그 방송을 듣던 테멜은 이렇게 혼잣말을 했다. “미친 사람 한 명? 영국 애들은 다 미쳤어! 아까부터 다들 반대 방향으로 운전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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