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아시아 탐구] 일본에서의 지진 체험

도쿄에서 한 달간?지냈다. 숙박은 터키 친구 집에서 했다. 그 친구는?박사 과정 학생 2명과 같이 생활하고 있었다. 밥을 먹기 전 누가 빵을 사러 갈 것인지를 가위 바위 보로 결정하려고 하던 순간이다. 밖에서 태풍이 심하게 불어 아무도 나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필자는 친절한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사나이답게 “됐어, 내가 빵 사러?갈게!” 했다. 그러나 집을 나서자마자 바로 후회했다. 일본의 태풍이 이렇게 심할 것일 줄은 몰랐다. 힘이 약하고 몸무게가 좀 더 가벼웠다면 태풍 때문에 날아갔을 것이다. 이 부분은 조금 오버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집에 도착했을 때 옷에 젖지 않은 부분은 하나도 없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베란다에 걸려 있던 옷들을 살피려고 나가 봤더니, 다 젖어 있었다. 게다가?옷 몇 벌은 사라졌다. 왠지 그 옷들은 태풍 때문에 다른 곳으로 피신한 것 같았다. 태풍을 느낀 게 이 정도였는데,?아침 뉴스를 들어 봤더니 (일본어로 아니고 한국어로. 아직 그 정도 일본어 듣기 능력은 없었다!) 태풍 때문에 1명이 하늘나라로 가셨고, 7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했다. 필자는 옷 몇 벌만 피해 본 것이니 하늘에 감사했다.

토라노몬역 2번 출구에 위치한 높은 건물의 알파 국제학원에서 일본어 강의를 듣고 있었다. 교실은 22층에 있었다. 갑자기 몸이 흔들리는가 싶더니 교실에 있는 모든 것이 잠시 흔들렸다. 5초 후에 더 심하게 흔들렸다.?지진은 처음이었다. 뉴스나 영화에서는 많이 봤었는데, 어떤 느낌인지 몰랐었다. 지진과 함께 죽음이?떠올랐다. 하필 일본에서 죽는다면 그것은 벌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차라리 한국이나 터키에서 죽는다면 더 좋을 거라고도 생각했다. 그 다음으로 든 생각은, 죽으면 어떻게 될 것인지가 궁금했다.?주위에 계신 분들이 필자에게 다 착하다고 칭찬하지만, 과연 천국에?가는 것이 그렇게 쉬울 것인가? 그리고 지옥도 별로 가고 싶지 않았다. 어머니께서 너무나 뜨겁다고 들으셨다는데, 천국보다 재미없을?게 확실하다. 그리고 엔고 문제 때문에 친구들한테 돈을 빌려서 일본에 왔는데, 죽으면 누가 갚을 것인지 너무나 걱정이 됐다.

하여튼 이렇게 내세에 대한 고민을 했는데 죽지 않으니 갑자기 그 두려움이 사라졌다. 혹은?잠시 에버랜드에 가서 롤러코스터에 탄 느낌이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특히 지진이 끝났을 때는 조금 아쉽기도 했다. 다행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무리 그 건물이 튼튼하다고 해도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지 몰랐다. 지진이 끝난 뒤 필자는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일본어 선생님을 포함해 교실에 있는 모든 학생들의 얼굴 표정이 이상해졌다. 아마도 필자보다는 그들이 죽음을 더 무서워할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딱 두 가지이다. 첫째는 한국인들과 함께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매일 매일 감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자연재해가 훨씬 많은 나라이다.

둘째 이유는 조금 특이할 수도 있겠다. 필자도 한국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서 보통 ‘일본인’이라고 하면 제국주의시대 일본의 팽창 정책, 혹은 일제강점기 그리고 요즘은 일본 보수파 생각이 먼저 난다. 그러나 일본에서 한 달간 머물면서 일본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많이 편해졌다. 이제 일본인을 생각할 때 위에서 언급한 심리 현상을 더 심하게 그리고 더 자주 보이는?사람의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상대방이 어느 나라 사람이든 간에 우리는 항상 자비로운 마음으로 바라보야 한다는 것이다.


*<잠깐~ 터키 유머> 어이없는 테멜 아저씨 이야기(6부)


영국에 갔다 온 테멜에 친구들이 물어 봤다.??
“야 영어를 못하니까 고생 많이 했겠다?”

테멜은 너무나 쿨하게 이렇게 답변했다.
“내가 왜 고생을 해야 되냐? 고생은 영국 애들이 했지!”


테멜과 두르순은 비행기 안에?있었다. 갑자기 비행기의 엔진 하나가 고장나면서 조종사가 “엔진 하나가 고장 났습니다. 손님 여러분 걱정하지 하시고 안심하십시오”라며 안내 방송을 했다. 그러다 조금 뒤?또 다른 비행기 엔진이 고장 나자 조종사가 “엔진 하나가 더 고장 났습니다. 손님 여러분 걱정하지 마시고 안심하십시오”라고 안내 방송을 했다.?

그 방송을 들은 테멜은 두르순에게 “야 봐봐! 이러면 우리가 비행기 안에서 밤을 세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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