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아시아 탐구] 터키기자 눈에 비친 광우병시위

미국산 쇠고기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는 기사에 대해 한국인들은 어떤 생각을 먼저 떠올렸을까? 서울에 상주하는 외신기자인 필자는 그동안 직업적으로 접근해 취재할 수 있던 수많은 ‘미국산 쇠고기 반대 시위’가 떠올랐다. 이러한 이슈가 사실?기자들에게 흥밋거리일지 몰라도 한편으로는 그다지 재미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한국인들의 시위 잠재력이 요즘은 별로인 것 같기 때문이다.

필자는?‘미국산 쇠고기에 반대하는 시위’들을 머릿 속으로 뚜렷이 상상해볼 수 있다. 소 모양의 마스크-어떤 면에서는 귀여운-를 쓴 시위꾼들이 조금씩 싸우며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반대할 것이다.

이번에 보수세력 정치인들은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분노가 쌓여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잘 위로해준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을 중단해야 한다’는 발언은 아마도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던 보수 정치인 일부는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미국산 쇠고기를 검토하면서 고기의 냄새를 맡아 보는 사진은 참 재미있었다.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에는 어떠한 냄새가 납니까?

어디서나 비슷비슷한 시위···’색다른’ 반대 목소리에 눈길 갈 수밖에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한국은 요즘 시위 모습들이 다 비슷비슷하다. 한미FTA 반대 시위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된다. 2008년대 시위와도 비슷하다. 지금까지 얘기에 일부 진보성향 독자들이 동의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이같은 현상은 보수쪽도 마찬가지다. 북한 정권을 반대하는 시위들도 그렇다. 똑같은 사진에서-안그래도 이 사진들은 업데이트가 되었으면 좋겠다- 똑같은 인물들이 등장해 똑같은 연설을 펼친다.

결론적으로 말해 요즘 한국은 우파든 좌파든 시위가 비슷해졌다. 시위꾼들은 같은 노래를 부르고, 같은 플래카드를 걸고, 같은 슬로건을 외친다. 혹시 여전히 에너지가 남아 있고 피곤하지 않다면 조금 더 땀을 흘리기 위해 경찰들과 충돌하는 모습을 보인 뒤 시위를 마무리한다.

이런 것을 보며 필자는 한국에서 불고 있는 ‘나는 꼼수다’ 바람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나꼼수 회원들은 반대하고 싶은 이야기를 ‘색다르게’ 반대하기 때문에 이에 반대하는 세력들마저도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2 comments

  1. 보도사진을 찍는 입장에서 보면 진보든 보수든 1인시위를 하든 집회를 하든 비슷한 사진으로 찍힐 것 같네요. 매번 같은 형식의 똑같은 발언자들이라도
    앞에서 보는 것과 뒤에서 보는 모습이 다르잖아요. 앞에는 그 집단을 대표하는 사람이거나 권력이 있거나 직책이 높은 사람들이 분포하지만 그 뒤에는 수천 수만가지 생각을 갖은 수백명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을 취재하는 것은 매번 색다를 것같은데요.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