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아시아 탐구]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 ‘민간외교’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린 뒤 대한민국은 국제정치 무대에서 확실히 눈에 띄기 시작했다.그 무대에 한국과 함께 서 있는 국가들은 다 나름대로 영향력 있는 나라들이다.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을 통해 짧은 기간에 상당한 경제력을 가지게 되어 영국, 프랑스, 독일을 비롯해 중국, 일본, 미국 등 강대국들과 나란히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절을 맞게 됐다. 태평양 전쟁 말기 여러 차례에 걸친 국제회의에서 한반도를 어떻게 통치할 수 있는지를 서로 정해준 강대국들이 이제는 대한민국과 국제적인 이슈들을 같이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아랍 문화권에서는 욕심을 제일 큰 죄의 씨앗으로 여기고 있지만, “헬민 메짓(더 없냐)”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남과 경쟁하지 않고 자기 자신과 경쟁하면서 늘 발전을 요구한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이 이제까지 달려온 길은 상당히 어려우면서도 먼 길이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더 없냐’는 질문을 던지면서 더 발전해야 한다. 예전에 한국이 포함된 사진 속에는 동남아 국가들이 곁에 있었지만, 이제는 대한민국 좌우에 영국, 러시아 등?경제적인 배경은 물론 역사적인 배경이 강한 나라들이 있다. 한국은 경제성장을 통해 한 단계 올라가 G20 정상회의와 핵안보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나라가 되었지만, 기술면이나 경제면이나 더 많이 발전하더라도 다시 한 단계 더 올라가기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조선은 폐쇄정책을 실시하면서 이어지는 나라 중 하나인 대한민국에게 외교적인 면에서 많은 유산을 남겨 주지는 못했다. 한국은 영국, 프랑스, 러시아에 비교하면 제국주의 배경이 없는 국가이다. 한국이 이런 배경을 갖고 있다는 점이 단점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한 면으로는 ‘평화적인 이미지’를 가진다는 점에서 장점이 되기도 한다. 한국이 이러한 평화적인 이미지를 밑바탕에 깔고 민간 외교를 잘 이끌어낸다면 한 단계 더 올라가는 것이?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물론 한국사회가 다문화 현상과 한류로 전 세계에 많은 관심을 이끌며 소프트파워를 키워내고 있지만, 이 글을 통해서 ‘민간외교’의 확실한 힘을 강조하고 싶다.

필자는 한국에서 홍의락, 이언주, 최재천, 부좌현 국회의원, 대학 교수 4명, 기자 2명, 그리고 민변 장주영 회장 등과 함께 ‘제3 한-터 민주화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터키에 왔다. 워크숍의 프로그램은 민영기관인 이스탄불문화원과 한국인들이 같이 만들었다. 필자는 한국 일행단과 터키를 다니면서 터키에 있는 수많은 시민단체(NGO), 국가기관과 가정을 방문했다. 공식 방문은 아니었지만, 우리가 방문한 곳마다 터키인들은 “우리 한국인 형제들이 오셨네!”라면서 크게 환영했다. 일반 한국 관광객처럼 터키에 입국한 일행은 외교단 대접을 받았다.

터키인들의 대접의 정도를 설명하기 위해 예를 하나 들겠다. 한국 국회의원들이 지난 워크숍 때 알게 된 터키 국회의원들을 만나기 위해서 터키 국회에 갔다. 한국 국회의원들이 온다는 것을 알게 된 터키 국회 의장은 한국 일행단을 위해 오찬을 특별한 장소에서 준비하도록 했다. 우리는 ‘맛있는’ 오스만 제국을 기억하게 해 준 정통 터키 음식을, 국회를 방문했던 다른 국가 원수들을 위한 정돈된 룸에서 먹었다. 필자는 이 훌륭한 룸을 보고 취하게 된 것인지 역사책에서만 보던 정통 터키 음식을 보고 취해야 된 것인지 헷갈렸는데, 통역하느라 바쁘게 오가다 보니 결국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러나 정말 놀란 것은 그 다음 순간이었다. 밥을 먹고 난 뒤 디저트 접시에 나온 터키 국기와 태극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옆에 있던 터키 국회의원이 필자에게 “진짜 우리가 시킨 게 아닙니다. 요리사가 좋아해서 한 겁니다”라고 말했다. 국회 의장에게서 지시를 받았던, 않았던 간에 터키 요리사가 26개의 접시에 태극기와 터키 국기를 일일이 그려 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일행 중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이근 교수는 “저는 정치인들과 외국을 다닌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민간외교 방문은 처음인데, 제가 보기에 이번이 가장 성공한 방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한국이 민간외교를 활발히 해야 할 시기가 이제 다가왔다. 한국은 한국이 포함된 사진 속 주위 나라들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제 국제적인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공식 외교면보다는 민간 외교면에서 말이다.

*<잠깐~ 터키 유머> 어이없는 테멜 아저씨 이야기(14부)


악명 높은 깡패 우두머리 한명이 재판을 받고 있었다. 이 깡패 우두머리는 재판이 끝난 뒤 사형을 당할까봐 걱정이 되어 깡패 부하들에게 이 상황을 처리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판사들 중 한 명은 테멜이었다. 깡패들이 테멜 판사를 찾아갔다. 그들은 테멜 판사에게 나머지 판사들을 설득하고 종신형으로 바꾸라고 협박했다.

재판일이 다가왔다. 법원에서 자꾸 눈치를 주며 테멜 판사를 협박한 깡패들은 이와 동시에?자신들의 우두머리가 사형을 당하면 어쩌나도 걱정하고 있었다. 재판은 빠르게 끝났고, 깡패 우두머리에게는 종신형이 선고됐다. 너무나 기쁜 나머지 깡패들이 테멜 판사를 찾아가 어떻게 설득했냐고 물었다. 테멜은 이렇게 답했다.

“너무 힘들었죠! 다들 10년 징역형으로 하자고 했었는데, 저는 그들을 설득하느라 거의 하루 종일 애를 써야 했어요!”


테멜은 앰뷸런스 운전 기사로 취직했다. 어느 날 국장이 테멜에게 어떤 주소를 알려 준 뒤, 그곳에 있는 환자를 데려 오라고 했다. 주소를 받자마자 출발한 테멜은 4시간이 지나서야 병원으로 돌아왔다. 앰뷸런스 문을 연 의사가 4명의 환자를 보고 깜짝 놀라자 테멜이 부끄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 가운데 계신 사람은 의사 선생님이 데려 오라고 하셨던 환자고, 나머지 분들은 제가 고속도로를 운전하는 바람에 길거리에서 다친 분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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