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아시아 탐구] 한국 수험생에게 “대학을 고르려면…”

2008년 충남대학교에서 열린 국제학생축제에서 학생들이 한복을 비롯한 고국의 전통복장을 입고 있다. <사진=알파고 시나씨>

터키나 한국이나 고등학생들에게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물론 대학입학시험이다. 학생의 미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이 시험은?기말고사와는 다르다. 대입시험을 통해 어디에서 무슨 전공을 선택할 지가 확정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시험을 준비할 때는?일단 목적을 정해야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즉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고교생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공부해야 할 지를 알아야 한다. 터키에는 이런 유명한 속담이 있다. “목적지가 없는 배에 바람은 도움을 주지 않는다.”

가을학기를 앞두고 많은 대학들이?홍보를 펼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이런 홍보만을 보고?어느 대학에 가야 할 지를 정하지 못 할 수도 있다. 어떤 학생에게는 어느 대학에 갈 지 정하는 것이 수능 준비보다 더?어려울 수 있다. 필자는 이번 글을 통해 고교생 독자들에게 외국인 선배이자 오빠나 형으로서, 한국 학부형에게는 외국인 유학생으로서?이 문제에 대해 전달하고 싶은 몇 가지 조언이 있다.

첫째, 여러분은 이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학 홍보책자를 보고 착각할 수도 있다. 책자에서 보이는 학교가?하버드대학처럼 보인다고?그 대학이 그만큼?훌륭하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그것은 그 대학의 홍보를 맡은 광고회사가 훌륭하다는 것을 뜻한다.

둘째, 홍보책자에 나와 있는?기숙사 사진은 게스트하우스 사진으로 학생 기숙사 사진이 아니다. 그 사진에서 보이는 별 다섯개짜리 호텔의 스위트룸 같은 방은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볼 수 없는 방이다. 그러한 사진들을 보면?나누기 6으로 계산해서?상상해야 한다.

셋째,?요즘 한국 학생들은 외국인 친구들에도 관심이 많다. 그래서 대학들이 ‘우리는 글로벌 칼리지’라거나 ‘대한민국의 국제적인 대학’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이 말을 듣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홍보 사진에 나온 외국 학생들을 보고 오해할 수 있다. 그러한 모토를 자주 쓰는 대학에 입학한다면 흑인 학생들과 럭비나 농구를 같이 할 수 있고, 중국 학생들과 같이 공자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며, 남미 학생들과 같이 삼바를 출 수 있고, 그리스 학생들과?철학을 이야기하고, 프랑스?학생들과?그림을 그리고, 인도 학생들과?요가나 명상을 하고, 이탈리아 학생들과?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터키 학생들과?축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터키에 이런 속담이 있다. “꽃 하나로 봄이 오지 않는다.” 다시 말해 ‘글로벌 칼리지’의 의미는 그 대학에 중국 학생이 많다는 말이다. 추가로 ‘대한민국의 국제적인 대학’이라는 모토도 적혀 있다면 아시아 학생이 몇명 더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넷째,?학사 시절에는 놀 것인지 아니면 공부할 것인지를 미리 정하고 갈 대학교를 알아 봐야 한다. 대학교 때는 공부할 생각이 있으면 조금 더 시외 쪽에 위치한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놀 계획이 있으면 시내에 가까운 대학에 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교통비는 놀 때 쓰는 돈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여기서 변수 하나 더 추가하면 캠퍼스에 가까운 오락실, 시네마, 레스토랑, PC방, 노래방의 숫자이다.

결론적으로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껍질을 까지 않고서 과일이 썩은 지 안 썩은지 모르듯 대학 캠퍼스도 안 가보고 그 대학에 대해 제대로 인식할 수는 없다. 필자는 어머니랑 시장에 멜론을 사러 가면서?멜론의 아랫부분 냄새를 맡으며 확인해서 산 기억이 있다. 그러한 방법으로 가려 했던 대학을 방문해 그 대학 학생들과 상담을 하는 것이 인생을 살릴 수도 있는 것이다.


*<잠깐~ 터키 유머> 어이없는 테멜 아저씨 이야기(9부)


테멜은 어느 날 하천(川) 옆에서 쉬고 있었다. 비싼 차를 타고 온 어떤 사람이 테멜에게 물이 깊냐고 물었다. 테멜은 물이 깊지 않다고 했고, 그 사람은 차를 타고 하천을 지나가려 했다. 그러나 하천이 생각보다 깊어 그 비싼 차는 물에 잠기고 말았다. 물에서 겨우 빠져 나온 그사람이 테멜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 “야, 이 놈아! 물이 깊지 않다면서?”

테멜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까 하천을 지나가는 오리들을 봤는데, 물의 깊이가 오리의 허리던데요!”


테멜은 관광지 주변 호텔에서 일하고 있었다. 어느 스페인 관광객 한 명이 와서 호텔에 방이 있냐고 물었다. 그래서 테멜이 누구냐고 물어 봤더니?그 스페인 사람은 이렇게 답했다.

“호세 데 산타나 데 몬테 크리스토 데 산타 크루즈(Jose de Santana de Monte Cristo de Santa Cruz)”

대답을 들은 테멜이 미안한 얼굴로 이렇게 이야기했다.

“몇 명은 여기서 숙박하고, 나머지 분들은 옆에 있는 다른 호텔로 가면 안 될까요? 미안한데 그렇게 많은 방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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