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아시아 탐구] ‘싸이 현상’…문화가 정치·경제 이끈다

“강남스타일! 강남? 형이란 뜻이야?”

더위가 일찍 시작됐다. 곧 8월 한여름이다. 8월의 한국을 생각하니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떠오른다. 작년 7월 말 유튜브에 오른 ‘강남스타일’ 뮤직 비디오는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작년 9월 초 고향인 터키로 휴가를 갔었는데, 예전과 다른 질문을 많이 받았다. 전에는 만나는 사람마다 “알파고, 갤럭시는 거기가 더 싸지? 다음에 터키 올 때 하나 사갖고 와. 내가 돈은 다 줄게!”라고 했는데. 작년엔 “강남이 정확히 무슨 뜻이야? 형이라는 뜻인가?”로 진화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올 들어 국제사회는 ‘코리아’라는 단어를 듣으면 ‘로켓’을 떠올리게 됐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핵실험으로 한반도에 긴장상황이 이어졌고, 특히 휴전조약을 백지화한다는 발언 이후 긴장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올 3월 다시 터키에 갔을 때는 만나는 사람마다 이런 질문을 받았다. “설마 전쟁 난 건 아니죠?”

다시 한국으로 귀국한 뒤 남북간 긴장은 더 심해졌고, 북한은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고국으로 돌아가라는 경고까지 했다. 상주 외신기자로 3년을 보내는 동안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북한의 호전적 발언은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듣기에 더욱 위협적이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일부 외국 투자자는 한국시장에서 철수했고, 원화는 하락했다. 필자처럼 월급을 달러로 받는 외국인들은 유리했지만 분명 한국경제에는 좋은 것이 아니다.

한국은 보유한 경제력과 기술로 국제무대에서 미국, 영국, 러시아, 일본 같은 나라들과 대등하게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경제는 두 가지 약점이 있다. 하나는 부족한 자원, 그리고 또 하나는 분단상황이다. 부족한 자원 문제는 한국 관료들이 실용 외교를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해 보려고 하고 있지만, 분단 상황은 아직도 대가를 치르고 있다. 남북간 긴장은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통령 취임식에 등장한 싸이, 국제뉴스 휩쓸어

이런 상황에서 눈여겨 본 것이 바로 ‘싸이 현상’이다. 북한이 남북관계에 긴장을 가져오는 발언을 계속하는 사이 해외 언론들은 싸이의 새 노래에 관심을 가졌다. 국제 뉴스에서 한국과 함께 검색되는 ‘로켓’ ‘북한’과 같은 키워드가 밀려나고, ‘젠틀맨’, ‘싸이’ 같은 키워드가 따라붙었다. 페이스북 친구들도 “한국 떠날 거지? 북한이 협박하는데”라는 질문에서 “싸이의 새로 나온 노래 들어봤어? 좀 자극적인 거 아니야?”라는 질문으로 변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가수 싸이가 등장했다. 대통령 취임식은 좀 딱딱하게 진행되는 행사지만 싸이처럼 자극적인 뮤직 비디오를 찍는 가수가 나오는 것을 보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가수 싸이의 취임식 공연으로 한국의 대통령 취임식은 다른 나라에서도 크게 보도됐기 때문이다.

한국이 영화, 음악, 스포츠 등 문화 분야에서 더 많은 노력을 하면 좋겠다. 한국은 젊은 한류 팬들 말고도 국제적으로 더 많은 관심을 모으는 가수, 배우, 선수들을 키울 필요가 있다. 싸이 같은 인물이 많아질수록 남북간 긴장상황이 발생할 때 한국경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덜 받게 될 것이다.

*<잠깐~ 터키 유머> 어이없는 테멜 아저씨 이야기(17부)


테멜이 시계를 샀다. 맘에 드는 시계를 오랫동안 사용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멈췄다. 시계에 무슨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테멜이 시계 안을 열어보았다. 그랬더니 그 안에서 죽은 개미가 나온 것이 아닌가. 이를 본 테멜이 말하길.

“이렇게 될 줄 알았어. 공기가 없으니 기관사가 죽었구만!”


테멜과 부인 파티메가 말싸움을 벌였다.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게 된 부부는 필요한 말을 쪽지에 적어서 주고받는 식으로 소통했다. 그러던 어느날 테멜은 자기 전 파티메에게 “파티메, 내일 아침 6시에 날 깨워 줘”라고 적힌 쪽지를 파티메가 볼 수 있는 자리에 놓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테멜이 눈을 떠보니 오전 10시가 된 것이 아닌가. 중요한 회의에 지각하게 된 테멜은 너무나 화가 나서 파티메에게 따지려고 하는데 쪽지 하나가 눈에 띄었다. 쪽지에는 “테멜, 일어나. 6시야!”라고 적혀 있었다.


테멜이 취직을 하려고 원서를 냈는데, 한 회사가 테멜에게 면접을 보러 오라고 불렀다. 면접을 잘 마친 테멜이 회사 담당자에게 월급이 얼마인지를 문의했다. 그 회사 담당자는 “처음 한 달은 2000리라(Lira. 터키 화폐단위)인데, 서너 달 지나면 3000리라가 넘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 답을 들은 테멜은 이렇게 말했다. “그럼 전 넉 달 후에 다시 올게요.”


터키 흑해 출신인 테멜은 비엔나로 유학해 음악을 공부했다. 비엔나에서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된 테멜은 어느 날 큰 무대에서 공연을 하게 됐다. 공연을 마친 테멜이 옷을 갈아입으려고 분장실로 가는데 또 다른 흑해 출신 터키 사람이 말을 걸어 왔다. “아이고, 우리 고향 사람이 이렇게 멋진 피아노 공연을 펼치리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진짜 부럽네요!”라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테멜은 자신이 어떻게 흑해 출신인지를 알았는지 깜짝 놀라서 물어봤다. “죄송한데요, 제가 흑해 출신인지 어떻게 아셨나요?”

그러자 그 사람은 이렇게 답했다. “너무 쉬웠어요. 다른 피아니스트들은 피아노 앞에서 의자를 들고 당기는데, 당신은 의자에 앉아서 피아노를 들고 당겼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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