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아시아 탐구] ‘철도파업’ 현장에서 본 민주주의
한민족의 탄생지가 백두산이라면 현대적 민주주의의 탄생지는 그리스 아테네 프닉스(Pnyx) 언덕이다. 둘 사이에는 다른 점이 있다. 단군 할아버지는 신의 아들이었고, 웬만한 완벽한 사람, 즉 홍익인간이었다. 현대 인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프닉스에서 탄생된 민주주의는, 현대 민주주의를 최신 스마트폰이라고 한다면 그레이엄 벨이 발명한 전화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는 아직도 진화 중이고, 계속 진화될 것이다. 현대적인 민주주의 국가를 처음으로 건설한 미국을 비롯해 어디에서나 민주주의는 진화 중이다.
얼마 전 한국에서 역대 장기간 이어졌던 철도 파업이 끝났다. 철도 노조 관계자들에게 체포 결정이 내려지자 고위급 인사들은 민주노총 사무실로 피신했다. 터키 특파원인 필자는 체포 현장으로 갔다. 그곳에서는 그다지 민주주의스러운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심지어 필자는 양 측 모두에게 폭행을 당했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한 관계자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실수로 경찰에게 맞았다. 그 다음엔 필자가 다니는 터키 지한통신사 이름이 적혀 있는 비디오 카메라의 빨간색 스펀지 때문에 일이 벌어졌다. 지한(Cihan)이라고 적힌 빨간색 로고를 본 시위자 한 명이?”찍지 마, 이 TV조선(Chosun) 놈아!” 하며 내 뒤통수를 때린 것이다. 양 측에게 모두 맞아가면서도 이 현장은 너무나 당연해 보였다.
민주주이라는 것은 하늘에서 하루만에 떨어진 것이 아니다. 매일 조금씩 발전하는 것이다. “우리가 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했다!”만 외치면 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여러 경험을 통해 민주주의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취미에도 시간을 들여야 하듯 민주주의 의식을 갖기 위해서도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좀 고민하고, 생각해야 하는 개념이다. 그런 과정은 지역마다, 민족마다 다르다. 그러면 현재 한국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을 철도파업을 통해 거시적으로 분석해 보고 싶다. 한국은 다른 지역이나 민족과 비교해 평화로운 민주주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은 아마도 모범적인 모습일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최근에 일어난 가장 심한 파업이었고, 시위도 많았으며, 체포 명령이 떨어졌고, 관계자들이 여기저기 피신했지만, 결국은? 다자간 합의가 이뤄지고 문제는 해결됐다. 문제 해결 보다 더 중요한 것은 22일간 경찰의 과잉 진압이나 노조원들의 공격으로 죽거나 중상을 입은 사람은 없다는 점이다.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 일단 수 많은 사람들이 다칠 뿐 아니라 경찰이든 시위자든 몇몇은 목숨을 잃곤 한다.
한국은 이번 철도 파업을 통해 많은 것을 싼 값으로 경험했다. 물론 22일간 국민이 철도 이용에 많은 불편을 겪었지만 다른 나라나 민족들이 많은 희생을 하며 얻은 민주주의 시련을 한국은 모범적인 태도로 마무리한 것이다. 현장에 가서 양 측 모두에게 맞아 본 외신 특파원으로서 철도파업은 그렇게 보였다. 경찰에게도 철도 노조원들에게도 수고 많이 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이뤄 온 대한민국이 보다 더 평화로운 과정들을 통해 민주주의가 강화되어 갈 것으로 전망한다.
*어이없는 테멜 아저씨 이야기(24부)
①차를 운전하며 가고 있는 테멜을 교통경찰이 불러 세웠다. 테멜이 창문을 열어 무슨 일이냐고 묻자 경찰은 테멜이 속도위반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테멜은 “대체 누가 그러냐”고 항의했고, 경찰은 “5분 전에 이 차를 본 다른 경찰이 나에게 보고했다”고 답했다. 테멜은 짜증 섞인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아 진짜, 그 경찰 친구 입이 가볍네!”
②친구들과 함께 바다로 수영하러 간 테멜은 누가 더 깊은 곳에서 수영할 수 있는지 내기를 하자고 했다. 테멜이 먼저 나섰는데, 바다에 들어가자마자 다시 나왔다. 그러자 친구들이 왜 그냥 나오냐고 물었다. 이에 테멜은 “얘들아! 숨 쉬는 것을 까먹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