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정부 선거 앞두고 여론통제, 비판언론에 재갈
해외 거주 터키인들이 30일로 예정된 터키 지방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터키행 비행기에 올라 귀국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의 터키정부가 ‘현 정부를 축출할 가능성이 있는’ 자유로운 여론 형성을 막기 위해 언론 통제를 강화하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주한 터키인 유학생은 27일 아시아엔과의 전화통화에서 “(에르도안에 반대하는 입장에 서 있는) 터키의 경찰 검찰 등 공무원 수백~수천명이 법적인 잘못이 없음에도 강제 해직당하는가 하면, 다수의 터키 사업가들은 사업에 주력하기보다는 언론 매체를 사들여 반대 목소리를 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터키 유학생은 본국 사람들과의 접촉을 통한 정보임을 전제로, “한 언론사 사장이 에르도안에 비판적 보도를 허용했다는 이유로 그에게 사과하면서 울었다거나 정부가 한 언론사의 사장을 감옥에 보내라고 법무부 장관을 통해 압력을 가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에르도안 정부측 인사가 신문사 및 방송사에 전화를 걸어 여당 주장만을 반영하고 야당 주장을 보도에서 삭제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한 터키인에 의하면, 에르도안 총리 정부는 정부에 비판적인 ‘히즈멧 운동’에 참여하는 언론매체들을 억압하고 있으며, 카날투르크(kanalturk) TV방송은 보도활동을 금지당했다. 게다가 영향력 있는 방송인 35번 채널 사마뇰루하베르(samanyoluhaber)에 대해서는 뉴스방송을 금지하고 그 대신 다큐를 방송하도록 강제했다. 또한 야당 성향의 언론을 지원하는 아시야 은행(bank asya)의 정상적 영업활동을 중지시켰고, 히즈멧 운동에 동조적인 인사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
에르도안 정부는 나아가 부패나 불법을 폭로하는 트위터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차단했다. 터키 사법부는 이에 대해 불법적 조치라면서 차단을 풀라는 판결을 내렸다.
현 정부의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터키인들은 정부가 시리아와의 소규모 전쟁이라도 일으켜 이를 명분으로 집권을 계속하려는게 아닌가 하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 주한 터키인들에 의하면, 최근 시리아 군용기가 터키의 영공을 넘어오자 ‘지방선거를 중단시키려는 목적’으로 터키군이 시리아 군용기를 격추하는 장면을 텔레비전으로 보도함으로써 전쟁 위기를 과장했다는 것이다.
한편 터키 지한통신사의 시나시 알파고 서울특파원은 27일 5년전 터키 야당인 대통합당(BBP)의 무흐신 야즈즈어울루 대표 등 6명의 헬기 추락사고의 배후에는 에르도안 총리가 있었음을 증명하는 음성파일이 존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