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의 화폐 탐구] 인도, 모든 지폐에 국부 ‘간디’ 초상

[아시아 화폐탐구-인도 루피(rupee)]?코뿔소부터 인공위성까지…국가발전 과정 담아

2009년 미국 아카데미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많은 상을 탄 영화에서 수사 받는 주인공에게 경찰이 가장 큰돈인 1000루피에 누구 얼굴이 있냐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대답하지 못했다. 1000루피 뿐 아니라 인도의 모든 돈에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가 있다. 잘 알다시피 간디는 비폭력 운동으로 인도를 영국에서 독립하게 만든 정치인이자 운동가다. 인도공화국의 아버지이자 전 세계 평화의 상징인 간디는 아이러니컬하게도 힌두 민족주의자에게 암살당했다.

많은 나라가 화폐에 국부 초상화를 그려 넣듯 인도 화폐도 5루피부터 1000루피까지 앞면이 모두 간디 초상이다. 각 지폐마다 뒷면에는 다른 그림들이 있는데 이를 통해 인도의 독립 과정과 간디의 유명한 ‘사티아그라하(satyagraha) 사상’을 이해할 수 있다.

10루피의 앞면과 뒷면


10루피, 멸종위기 벵골호랑이 ‘쉬어 칸’

인도에서 가장 작은 돈은 5루피다. 크기도 작은 이 지폐는 2009년 이후 잘 안 쓰이는데 뒷면에는 트랙터를 몰고 가는 농민이 보인다. 인도 경제에 아직도 농사가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간디 초상화가 그려진 화폐는 1996년 10루피와 100루피로 시작됐다. 10루피 뒷면에는 동물 3마리가 그려져 있는데, 먼저 인도코뿔소는 갑옷코뿔소로도 불린다. 탱크 같아 보이는 이 동물은 아삼(Assam) 주에 주로 서식하며, 인근 네팔과 부탄에서도 볼 수 있다. 코뿔소 옆에 형제처럼 서 있는 동물은 벵골호랑이다. 인도에서 호랑이라면 ‘쉬어 칸(Shere Khan)’이 떠오른다. 등 여러 영화에서 등장한 이 절름발이 호랑이는 인도의 이색적인 문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설화에 따르면 쉬어 칸에게 물린 사람은 3일 만에 절름발이가 된다고 하는데 물론 헛소문이다. 포악하게 보이는 호랑이 옆 동물은 인도코끼리다. 인도와 코끼리의 조합은 ‘가네샤’라는 인도 신을 떠오르게 한다. 이 세 동물의 공통점은 모두 멸종 위기에 처해 보존 상태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50루피, 화려한 현대건축물 ‘의사당’

인도 중앙은행은 2001년부터 간디 초상화가 있는 20루피를 발행했다. 10루피 뒷면에서 아삼 주를 보았다면 20루피 뒷면에선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Andaman and Nicobar Islands)가 보인다. 그림에 나타난 유명한 하리엣 산 국립공원은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의 주도인 포트 블레어(Port Blair)에 있다.

50루피 뒷면의 원형 건물은 인도의 가장 화려한 현대 건축물인 국회의사당이다. 인도어로 ‘산삿(Sansad)’이라 불리는데, 영국 식민지 시기부터 있었다. 1927년 로드 아르윈(Lord Irwin) 총독의 명령으로 공사가 시작돼 완공까지 6년이 걸렸다. 이 건물에는 12개 문이 있다.

100루피, 사원 늘어선 ‘히말라야’

인도에서 은행 현금인출기를 이용한다면 100루피부터 인출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100루피를 뒤집어 보면 백두산 천지처럼 생긴 산이 있는데, 바로 히말라야 산맥이다. 인도에서 종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곳이다. 불교와 힌두교 사원들이 늘어선 이 산맥은 인도 북부 국경이기도 하다.

500루피, 간디가 이끄는 ‘소금행진’

인도에서 두 번째로 큰돈인 500루피 뒷면에는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다. 가장 앞선 사람은 물론 간디다. 인도 정치사에서 독립을 대표하는 사건 중 하나인 ‘소금행진’을 나타내는데, 영국 식민지 하에서 소금세 폐지를 주장했다. 인도 국부가 이끈 행진대는 사바르마티 아쉬람(Sabarmati Ashram)에서 단디(Dandi)까지, 1930년 3월12일부터 4월6일까지 이어졌다. 이로써 인도는 한국 해방 2년 뒤인 1947년 8월15일 독립했다. ‘소금 사티아그라하’로도 불리는 이 행진에서 중요한 것은 간디의 사티아그라하 사상이다. 비폭력 저항운동을 이르는 이 사상은 인도 독립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힌두교의 ‘아힘사’ 즉 타인에 대한 비폭력을 바탕으로 정직, 평등, 자발적인 자기희생을 중시한다.

1000루피, ‘경제대국’ 향한 개발 현장

1000루피는 인도의 가장 큰돈이지만 한국돈으로는 1만8000원에 불과하다. 1000루피는 강대국이 되려는 인도의 노력을 보여준다. 뒷면에는 인도양에서 기름을 끌어올리는 배, 구식 모델이지만 컴퓨터를 사용하는 학생, 중공업 공장 노동자, 우주로 쏘아올린 위성 등이 나와 있다. 인도 하면 왠지 가난한 나라가 떠오르는 것은 단지 착각일 뿐이다.
1980년대 위성을 발사한 인도는 세계 우주발사체 경쟁에서 7위를 차지한다. 경제력도 구매력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 4조억 달러를 넘었다. 미국, 중국, 일본 다음으로 4위다. 또한 세계 500대 기업에 인도 기업 8개가 포함돼 있다.

*어이없는 테멜 아저씨 이야기(26부)


공원묘원에 취직한 테멜이 며칠 만에 관두겠다고 했다. 다들 왜 일을 그만 두는 것이냐고 묻자 테멜은 짜증난다는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아, 기분 나빠! 나는 거기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다들 자고 있더라고!”


미국으로 이민 간 테멜은 버스 기사로 취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버스에서 흑인과 백인 사이에 싸움이 났다. 싸움을 말리려 테멜은 모든 승객들을 내리게 하고, 그들에게 인류애적 연설을 했다. “이 사람들아! 피부색으로 싸우는 것은 올바르지 않아. 인간적이지 않아. 이제 흑과 백이라는 구분은 없어. 이제부터 너희는 모두 초록인이다. 그러니 이제 버스를 타도 돼. 다만 연한 초록인은 뒤에, 짙은 초록인은 앞에 타도록 해.”


어느 날 두르순이 테멜에게 “어떤 사람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고 싶다면 뭐라고 말할 거야?”라고 물었다. 그러자 테멜은 태연하게 “54라고 할 거야”라고 했다. 두르순은 “그런데 왜 54인 거야?”하고 묻자 테멜이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봐, 벌써 네 머리가 복잡해지고 있잖아!”


테멜이 타고 가던 비행기에 안내방송이 흘러 나왔다. “승객 여러분! 지금 우리 조종사분들이 갑자기 기절했습니다. 혹시 비행기를 조종할 줄 아는 승객분이 계시면, 조종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을 들은 테멜은 “내가 할 줄 알아요” 하며 조종실로 들어갔다. 그러나 조종법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테멜은 그만 비행기 엔진 두 개를 고장 내고 말았다. 그러자 테멜은 바로 안내방송을 했다. “승객 여러분, 엔진 두 개가 고장났습니다. 혹시 엔진을 고칠 줄 아는 기술자분 계시면, 바로 엔진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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