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에코줌] “마리 스텔라님, 참수리 어깨 타고 천상에 편히 이르소서!”
나는 새를 카메라에 담으며 한평생을 보냈다. 새들 가운데 특히 참수리를 좋아했다.
먹이 사냥을 하는 새 중 가장 대형 맹금류인 참수리는 극동지방에 서식하는 바다수리다. 머리에 별모양의 흰 깃털이 있어 영명은 ‘Steller’s Sea Eagle’이지만, ‘Stellar’로 불리기도 한다.
나는 세레명이 ‘마리 스텔라’인 한 여인을 최근에 알았다. 스텔라라는 새를 근 30년 동안 찾아다니고, 기록했는데, 정작 인간 스텔라는 겨우 10개월, 죽움을 앞두고 고백한 그의 진심에 보름간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대화를 나눴다.
얼마 전 그분과 마지막 작별을 나누고 왔다.
바다수리 참수리 스텔라는 마리 스텔라님을 양 어깨에 편안히 모시고 저 멀리 천상의 세계로 인도할 거라 믿는다.
그는 7월 어느 토요일 밤 아무 흔적도 없이 조용히 떠났다.
아듀, 마리 스텔라!